• 김형오 대표 "의원들 대선주자 줄서기 하지 마라"
        2006년 11월 03일 04: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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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의원들의 대선 주자 ‘줄서기’ 현상에 대해 한마디 하고 나섰다. 최근 당내 의원들이 대권주자의 특강에 대거 참석하거나 공개적으로 특정 주자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경고’로 보인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령 선거가 이제 1년 1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며 “우리 당은 능력 있고 검증된 대선주자를 3명이나 확보하고 있고, 대선 주자들이나 모든 국민들은 정기국회가 성과 있게 끝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선주자를 기웃거리거나 눈치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선주자들도 정기국회에서 열심히 일하는 의원들의 모습을 원하지 그렇지 않은 의원들은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해 최근 당 안팎의 대선 주자 줄서기 행태에 우려를 표했다.

    또한 김 원내대표는 “줄서기가 안된다는 것은 제 신념이기도 하다”며 “국회 안에서만은 어떤 계보나 계파, 세력이 나타나지 않고 그것 때문에 일이 어디로 기운다는 것은 결코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인 2일 한나라당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의 ‘서초포럼’ 조찬특강에 당내 의원 26명이 대거 참석한 것이나 당내 비주류의원모임인 ‘국가발전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이재오 최고위원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이명박 시장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인 것 등 당내 의원들이 대선 주자별로 조직세를 갖추려는 움직임에 대한 당 지도부의 경고 신호인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행사장 참석은 국회 밖의 일이라 관여할 사항은 아니지만 국회 안으로 들어와 의정 활동에 영향을 주거나, 국회 내부 세력화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한 “필요하다면 당내 여러 자발적인 연구모임들을 찾아서 제 이런 뜻을 나누어가질 생각”이라고 말해 당내 정파나 의원모임이 드러내놓고 특정 주자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물론 김 원내대표는 “경고성 메시지가 아니라 국민의 시각에서 수권 정당으로 대권 창출을 하기 위한 한나라당의 각오”라고 말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집권을 위한 의제 만들기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워낙 예기치 않았던 사건들이 많이 터졌기 때문에 뒤늦게 출발하는 것이지만 국정감사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중심으로 집권 아젠다를 설정할 것”이라며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거울삼아 희망 줄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들을 담는 작업을 국감 백서 발간과 더불어 시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향후 정기국회와 관련한 한나라당의 주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가장 먼저 “전효숙 파동이 정기국회 앞날을 흐리게 할 우려가 있다”며 “전효숙 재판관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다 한들 법적 효력이 없는 사실행위에 지나지 않을 것이고 임명 강행으로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사학법 재개정과 전효숙 헌재소장 임명을 맞바꿀 수도 있냐”는 질문에도 “전효숙 문제는 절대 원칙의 문제이고 헌법 정신을 위반했기 때문에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원내대표는 “외교안보라인 인사도 재고돼야 한다”며 “한나라당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만큼 자질, 적합성은 물론 도덕성, 애국심까지 철저히 검증해 국민적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해 인사청문회가 조용히 넘어가질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미 한나라당은 교체되는 외교안보 장관들에 대한 대정부질문은 의미가 없다며 일정 연기를 여당에 요청해놓은 상황이다.

    비정규법안과 노사관계로드맵의 정기국회 처리 입장도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비정규법은 열린우리당과 합의해 어렵게 상임위를 통과시켰다”며 “이 법이 빨리 성안이 돼야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가뜩이나 침체된 경제 회복에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로드맵에 대해서도 “노사정이 어렵게 협의한 것은 우선 존중돼야 한다”며 배일도 의원 등 당내 일부 이견의 경우 “최대한 존중하고 참작해서 토론과 설득으로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김 원내대표는 “정부의 대북 지원 예산과 관련 전 부처의 중장기 지원, 경협, 인도적 지원, 현물 지원 등 모든 지원을 분류 중이라며 종합적으로 판단해 지원 계속, 반드시 삭감, 전면 중단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모든 현금 지원은 전면 삭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전효숙 헌재소장 임명, 외교안보라인 인사청문회, 사학법 재개정 등에 대한 강경 드라이브를 고집하고 있는 만큼 한달 남짓 남은 17대 마지막 정기국회 역시 파행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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