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매도 둘러싸고 논란
    여권 다수, 재개 ‘부정적’
    김기식 "3월 부적절, 조정 후 허용"
        2021년 01월 14일 05:22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금융위원회가 당초 예정대로 오는 3월 15일 공매도 금지를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공매도 재개 여부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 여권에선 이른바 ‘동학개미’들의 손실 등을 우려하며 공매도 금지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반면, 다른 쪽에선 증시 과열을 이유로 현행 공매도 제도의 일부를 보완해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용진 “공매도, 불법행위 구멍 많은 기울어진 운동장”
    양향자 “동학개미는 애국투자자…공매도 재개 신중해야”

    여권은 공매도 재개를 미뤄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를 종료하기로 하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책임하다”며 “제도적 손질을 했다고 하지만 현재의 공매도 제도는 불법행위에 구멍이 많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개인보단 기관이나 증권사에 공매도의 불공정함을 바로잡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이전에도 불법 공매도를 차단하기 위한 많은 제도적 장치가 발표됐지만 결국 불법 공매도를 근절하지 못했다. 이런 구멍 난 불공정한 제도, 부실한 금융당국의 대처로 피눈물 흘리는 것은 다름 아닌 개미투자자들”이라며 “불공정과 제도적 부실함을 바로잡지 못한 채로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정부를 믿을 수 있는 충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공매도 재개에 대한 금융위원회에 신중한 태도와 결정을 재차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공매도 금지 조치를 일단은 연장하고 불법행위 차단과 공매도 공정성 확보 등 제도를 보완한 후에 재개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도니다.

    양향자 민주당 의원도 공매도 재개에 반대 입장이다.

    양 의원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코스피가 오늘 개장과 함께 장중 3,200을 돌파했다. 동학개미들께서 주식시장을 선도하신 결과”라며 “동학개미의 투자가 집중된 종목들은 K뉴딜과 맞닿아 있다. 동학개미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K뉴딜에 투자하고 있는 미래투자자, 애국투자자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3월 공매도 금지 해제로 개인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다.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이로 인한 손해는 개인 몫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정책이 이와 같은 불안감을 해소할 수 없다면 공매도 금지 연장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며 공매도 재개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어 “지난 1년 정부 여당은 공매도의 역기능을 최소화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 왔지만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면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시간을 갖고 금융 당국과 시장 참여자들이 충분히 소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불법 공매도가 시장 교란, 불공정 설계…폐지해야”

    공매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식시장이 과열됐을 때 순기능은 있지만 횡행하는 불법 공매도가 시장을 교란하고, 개인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설계된 불합리한 제도라는 주장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공매도는 궁극적으로는 폐지해야 하고, 최소한 3월에 재개하려면 안전장치는 갖춰야 한다. 그런데 아직 (안전장치가) 미흡하기 때문에 연장한 후 공매도 단점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공매도 폐지 이유에 대해 “공매도가 워낙 불공정하게 (설계)돼 있다. 공매도가 주식의 하락 시기에 들어오면 기관도 프로그램 매도를 해서 하락폭이 커지다 보니 주식 담합 의심도 있다”며 “그 하락장이 끝날 때쯤 되면 본인들은 사서 갚고, 심지어는 하루에도 매도했다가 다시 떨어진 가격으로 다시 사서 갚는 단타 공매도도 있기 때문에 (공매도 자체가) 시장을 교란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매도가 하락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더 하락시켜버린다. 거기에 프로그램 매도까지 들어와 버리면 더 하락한다. 작년 3월에 코로나19로 인해서 우리나라 증시가 폭락해 1400까지 빠졌다. 공매도 영향이 아주 컸다”며 “우리나라 시장은 외국의 영향보다 단순하게 변동성이 크다고 보는데, 공매도가 들어오고 프로그램 매도가 다시 연동돼서 들어왔을 때 폭락폭은 가히 급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불법 공매도 등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 제도적 보완이 이뤄졌다는 지적에 대해선 “공매도 상황에서 주가 조작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처벌이 잘 안됐다”고 지적했다. 처벌 수위를 강화해도 불법행위에 대한 증거를 찾기 힘들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기식 “공매도 재개 필요, 시기 못 박는 건 문제”

    금융감독원장을 역임한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은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재개 시한을 못 박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공매도 재개 자체엔 찬성하지만 주식시장 상황을 보고 재개 시점을 유연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기식 소장은 14일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주장에 대해 “2008년 금융위기 때 공매도를 일시 금지시킨 적이 있는데, 그 뒤에 해지했을 때 일시적으로 개별 종목에 따라서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공매도를 재개 여부 문제는 지금 당장은 논란이 될 수 있겠지만, (공매도) 그 자체로는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3월에 공매도를 금지해놓은 기간이 종료되면 바로 재개하겠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올해 주식시장이 조정장이 온 다음에 공매도를 재개해주는 게 맞다. 공매도 허용은 다시 해주되 그 시기를 못 박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법 공매도 문제와 관련해선 제도적 보완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에 국회가 법을 통과시켜서 불법 공매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 과거 과태료가 아니고 아예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만들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공매도 불법 행위에 대한 제재 등을 상당히 보완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에겐 공매도를 사실상 허용하지 않는 불공정 문제에 대해선 “주식을 빌려주는 거니까 일종의 신용도가 있어야 하고, 개인들에게 주식을 빌려줄 리가 없다. 그런 점에서는 실제로 개인에게 전면적으로 허용한다는 것은 제도적인 문제를 떠나서 시장에서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개미들의 투자의 양태가 초단기 매매다. 헤지펀드의 평균 주식 보유기간이 3년인데 우리나라 개미들의 평균 주식 보유기간이 한 달이 안 된다”며 “초단기 단타 매매를 하는 데에 있어서 개인들에게 허용하게 되면 오히려 공매도를 활용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개인에게 공매도를 허용하는 것이 꼭 바람직한지에 대해선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증권시장 과열…증권당국 심각하게 판단해야”

    국민의힘은 금융위가 예정대로 3월에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인 13일 공매도 재개와 관련된 질문에 “증권시장이 지나치게 과열양상이기 때문에 증권당국이 증권시장에 안정을 주기 위해 공매도 재개를 할지 말지 판단해야 한다”며 “증권시장 과열을 연장해야 할 것인지는 증권당국이 심각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는 뜻이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