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1년에 114개씩 사라져"
    2006년 10월 30일 03: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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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신규출점으로 재래시장이 해마다 114개씩 사라져 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조정식 의원은 30일 중소기업청 국정감사에서 ‘대형마트 진출이 지역중소유통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인용, "대형마트의 영업면적은 해마다 12.4%씩 증가하고 이로 인한 연간 중소유통업 매출 감소액은 2조2천억원"이라며 "이는 재래시장 약 114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중기청이 발주해 올 9월에 완료된 것으로, 대형마트와 중소유통업간 상관관계에 대한 최초의 보고서다. 보고서는 대형마트가 3개 늘어날 때, 중소유통업 매출액 감소는 1,853억원으로 재래시장 9.4개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전국의 재래시장 개수는 모두 1,660여개다. 보고서에 적시된 대형마트의 시장점유율 확대추세를 적용하면 15년 뒤에는 재래시장이 하나도 남지 않는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조 의원은 "6개의 재래시장이 있는 지역에 1개의 대형마트가 들어올 경우 시장 개수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점포 수 감소와 매출액 감소로 인해 실제로는 3개의 시장이 없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대형마트로 인한 실업유발 효과도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대형마트 신규 출점으로 인한 신규고용은 약 18,800명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대형마트 신규 출점으로 인해 줄어든 재래시장(매출액 기준)은 130개로, 고용인원으로는 26,000명 규모다. 결국 지난해 대형마트 신규 출점으로 7,200명의 순실업자가 발생한 셈이다.

지금까지 대형마트업계(체인스토어협회)는 신규 출점시 500-700명의 신규 고용 효과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는 대형마트로 인한 실업유발효과를 계산하지 않은 것으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대형마트에서 채용하는 현지 인원은 대부분 파트타임 등 임시직이기 때문에 고용의 질적 수준도 떨어진다.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싼 제품 가격 때문에 물가가 내려간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대형마트 입점 후 마트 인근지역은 물가가 다소 내려가지만 지역 전체 상권이 몰락함에 따라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물가가 상승하는 것으로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물류효율화와 구매력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물가하락에 공헌하리라는 예측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소비자들도 대형마트의 문제점을 인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 출점에 따른 재래시장의 영향에 대해 ‘사회적 약자 배려차원의 정부지원 필요(36.9%)’라는 응답이 ‘시장에 맡겨야(9.1%)’, ‘대형마트 성장 촉진(6.7%), ‘재래시장 자구 노력 필요(0.3%)’ 등의 응답보다 월등히 높았다.

대형마트의 증가 속도도 숨가쁘다. 대형마트는 올 7월 말 현재 전국에 329개로, 인구 14.7만명당 1개 꼴이다. 지난 10년간 19개에서 300개로 무려 15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중소유통업 몰락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 2002년부터 정부가 ‘재래시장현대화사업’에 쏟아 부은 예산만 4,950억원에 달했다.

조 의원은 "대형마트의 허가제로의 전환은 신규 출점에 대한 제한이기 때문에 WTO 양허안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지만, 영업시간과 품목제한은 이미 설립된 업체에 대해 국내외 업계 구분없이 적용되기 때문에 국제법상 무리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하루빨리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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