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창당' 막연한 구상으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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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01월 23일 10:4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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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나라를 토건개발주의의 먼지로 덮을 기고만장한 신보수 정권의 등장 앞에서, 강력한 진보야당은 시대의 요청이다. 그러나 낡은 민주노동당은 이미 정치적 수명을 다했다. 구 진보는 그 시대적 과제를 받아 앉을 수 없다.

    총선에 대응하는 수습 먼저, 제2 창당을 향한 혁신 나중이 아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진영의 첫 번째 총선 전략은 진보의 일대 혁신에 대한 전망과 약속, 그것을 신뢰할 수 있도록 결의와 진정성을 국민대중 앞에서 명확히 보이는 것이다.

    비대위가 공언한 당 혁신과 제2창당은 민주노동당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이자, 시대를 책임질 새로운 진보정치를 일구기 위해 완수해야 할 역사적 임무이다. 비대위가 가진 시간은 제한적이지만, 적어도 진보 혁신과 제2창당에 대한 기본 구상과 밑그림을 제시하고, 진보정치의 재구성을 위한 물꼬를 터야 한다.

    혁신의 약속이 대중의 신뢰를 얻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다수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알려진 당의 대표적인 실천적, 정치적 오류들에 대해 분명하고 엄정한 평가와 반성이다. 역사는 실패한 자는 용납해도, 반성이 없는 자는 용서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당 대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는 다음의 문제들에 대해, 분명한 원칙과 확고한 반성과 혁신의 결의를 당원과 국민대중 앞에 밝힐 것을 요청한다.

       
      ▲지난 해 3월에 열렸던 민주노동당 당 대회(사진=프로메테우스)
     

    1. 당 원칙을 훼손한 편향된 친북적 오류에 대한 평가와 반성

    민주노동당은 그 동안 편향된 친북정당의 오명을 져왔다. 이는 단지 특정한 경향과 노선에 대한 비판의 문제를 넘는다. 당내 특정 그룹들의 사상과 노선은 그들 자신이 판단할 문제이다.

    그러나 과도한 주관적 판단을 당의 정책과 실천에 강요하여, 당의 원칙을 침해하고 당에 정치적 손실을 초래한 실천적 오류는 분명하게 평가되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질서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다. 때문에 북조선을 대결과 축출, 혹은 한국 자본주의로 흡수 통합의 대상으로 보는 모든 견해를 반대한다. 그러나 이것이 북조선의 체제와 정권, 그 행동에 대한 일방적 옹호를 절대로 정당해 주지는 않는다. 우리가 후세인 독재정권의 폭정을 옹호하기 위해 이라크 침략전쟁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나아가, 민주노동당은 대한민국의 정당일 수밖에 없으며, 바로 여기 대한민국에서 노동자, 서민들, 사회적 약자들의 권익을 옹호하고 신장하는 것을 기본 사명으로 지닌 정당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서민대중이 민주노동당은 북조선이든, 미국이든, 한국이든, 그 누구에 대해서도 공정하고 분명하게 할 말은 하는 정당임을 믿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봉쇄와 압박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만이 바로 대한민국 서민대중이 원하는 한반도의 평화공존 질서의 정착을 앞당기는 방안이라는 우리의 주장 또한 진정성과 설득력을 얻는다.

    대중은 객관적 사실을 자의적으로 재단하고, 편향되고 공정하지 못한 태도의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비대위는 그 동안 대북문제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편향되고 부적절한 태도를 지녔다는 비판을 초래한 핵심적인 두 사건에 대해 엄정한 평가와 반성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비대위는 당대회에 ‘대북문제에 대한 편향과 오류를 반성하고, 새로운 평화정당으로의 혁신 ’을 천명하는 결의를 공식적으로 제출할 것을 제안한다. ‘민주노동당은 친북도 반북도 하지 않으며 오직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일 뿐’임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 속에는 다음 사항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이른바 ‘일심회’사건 관련 당직자의 출당 및 대국민 사과. 
    -북한 핵실험 시기, 이용대 전 정책의장의 ‘북핵 자위권’ 발언을 포함 당시의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분명한 평가와 반성 및 반핵평화정당의 원칙을 재확인. 

    -대한민국 서민대중을 대변하는 진보정당임을 다시 한 번 자각하고, 편향된 친북적 오류를 극복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지닌 평화정당의 원칙을 재확인. 이러한 반성과 혁신의 결의를 당원과 국민대중 앞에 당의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천명하는 것. 

    -비대위가 이미 언명 한 바 있는, ‘당내외를 망라하는 전체 진보진영의 한반도 평화문제 토론’의 구체적 제안 및 계획 제시. 북한문제, 통일지상주의를 비롯 모든 의제에 대한 성역 없는 공개적 논의원칙 천명.

       
      ▲일심회 사건 관련 검찰 앞에서 항의 및 기자회견을 하는 민주노동당 간부들(사진=진보정치)
     

    2. 당 재정운영의 난맥상에 대한 객관적 평가

    민주노동당은 지금 사상 유래 없는 재정 위기에 직면해 있다. 창당 이래 민주노동당은 꾸준한 양적 성장을 지속해왔다. 이 과정에서 당의 재정수입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그러나 원내진출 4년을 맞는 지금, 민주노동당은 수십억의 부채를 진 ‘신용불량 정당’의 상태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회계부정 수준의 사태까지 불거지고 있다.

    국가와 기업에게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해야할 당에서, 투명회계 운동을 펼쳐야 할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원리는 ‘당비를 내는 당원’에서 출발한다. 진보정당을 향한 지난한 노력 속에서 획득된, 대중의 참여와 건전한 재정원칙 위에 세워진 진보정당만이 자생력 있는 진보정당이 될 수 있다는 값진 교훈이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당의 재정 운영의 불투명성과 부실은 단지 액수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가장 근본적인 정치적 신뢰의 문제이다.

    그동안 지속된 재정운영의 난맥상은 방대하고 복잡한 문제이며, 비대위의 제한된 시간 동안 모두 다루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재정운영의 혁신은 반드시 행해져야 할 과제이며, 비대위는 그 물꼬를 터야 한다.
    따라서, 적어도 현재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두 사건인 대선시기 재정운영과 경남도당 회계사태는 총선 이전에 실사 및 진상규명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때문에 비대위는 이번 당 대회에 위 두 사건의 실사 계획 및 재정혁신의 결의를 공표할 것을 제안한다. 그 내용은 최소한 다음과 같은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

    -총선 이전, 지난 대선시기 재정운영에 대한 실사.
    -총선 이전 경남도당 회계사태에 대한 실사.
    -위 두 사건의 실사 작업은 엄정성과 객관성을 기하기 위해 외부의 회계전문가의 참여 하에 규명함
    -향후 지속적, 전면적인 재정혁신의 결의 및 정기적인 외부감사를 포함하는 재정투명성, 재정합리성 제고 원칙 천명.

    3. 정파 패권주의에 의한 당내 민주주의 침해에 대한 평가 및 혁신원칙 제시

    민주노동당에는 분명 사상과 노선을 달리하는 정파들이 있다. 그리고 역사상 내부 분파가 없는 정당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정파는 분명한 원칙과 노선에 기반해 정치적 내용을 둘러싼 논쟁을 전개한다면, 당의 전망과 인식을 심화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존재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정파구조는 근본적으로 ‘80년대 운동세력으로부터 연원한 내용구도에 고착된 채, 당권투쟁을 위한 당권투쟁에 매몰된 ‘족보정파’로 퇴행하고 있다. 퇴행적 정파구도는 현실에 적합한 정책, 노선 수립과 대중과의 소통에 최대의 장애물이다.

    또한 다양한 노선과 세력이 공존하는 정당 속에서 특정 세력이 다수적 위치을 근거로 합의된 당 원칙마저 무시하는 일방주의적 실천을 지속한다면 이는 당을 끊임없는 불화와 갈등으로 몰아갈 뿐이다. 패권주의와 독단은 통합과 공동실천의 가장 큰 적이다.

    특히 기간 다수파를 점해온 자주파의 상식적 합리성과 당원칙 모두를 위배하는 패권주의적, 주관주의적 실천 행태는 당내외에서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나아가 패권주의와 독선이 가져온 정파간 과잉 권력경쟁은 당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당내 선거조차 조직 동원 선거양상을 보여왔으며, 당규는 물론 공선법, 정당법 수준의 공정성조차 문제시되는 파행과 의혹을 겪어왔다.

    공정한 민주적 절차 위에서 내용으로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하는 당내 정치의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당의 규율과 진보적, 민주적 정당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상식을 침해하며 당내의 분란과 불신을 심화시켜온 사례들에 대해 비대위는 공개적인 평가 작업 및 당내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혁신원칙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비대위는 당대회에 다음의 내용을 담은 ‘퇴행적 정파구도와 패권주의 청산을 위한 혁신’의 결의를 제시할 것을 제안한다.

    -정파적 패권주의와 당내 민주주의 침해 사례에 대한 당, 내외에 공개적 평가.
    -당내선거의 선관위 위탁관리, 1인 1표 투표제도 원칙화, 의견그룹/정파 추천 후보의 의견그룹 추천 공시 등 당내 선거를 비롯한 제반 제도혁신 기본구상 제시.
    -의견그룹 공시제, 인원 및 활동 공개의 원칙 등 ‘족보정파’를 내용 중심의 긍정적 의견그룹으로 재정립하기 위한 제도혁신 원칙 제시.

    4. 노동정치 사업 전면 재평가, ‘비정규노동자당’으로의 제2창당 원칙 천명 및 기본구상 제시

    친북당과 더불어 민주노동당의 대중적 설득력과 신뢰도를 갉아 먹어온 대표적인 오명은 바로 ‘민주노총당’이다. 이는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지지협력관계 자체가 아니라, 민주노총이 사회적으로 상징하는 ‘대기업-정규직 중심 노동조합운동’의 한계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무반성적 태도에 대한 비난이었다.

    비정규직과 불안정고용은 신자유주의화된 한국사회의 중심적인 계급현실이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일 주체로서 민주노동당은 이에 대한 분명한 상과 자기 계획을 지녔어야 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노동정치 자체를 민주노총에 위탁한 채 독자적 노동정치에 대한 상과 계획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제2창당으로 재구성될 당은 비정규노동자의 당이어야 한다. 비대위는 이제까지 당의 노동정치와 비정규 노동 관련 대응을 엄정하게 평가, 향후 제 2창당이 비정규노동당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되게 하는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비대위는 당 대회에 다음의 사항을 포함하는 ‘노동정치 혁신과 비정규정당 건설’의 결의를 제시할 것을 요청한다.

    -당과  노총 관계에 대한 자기반성적 평가.
    -현 시기 한국사회에서 ‘대기업-정규직 중심주의’의 위험성에 대한 분명한 평가와 비정규 정당의 원칙 천명.

    -민주노총에 대한 ‘위탁’을 벗어나, 독자적 노동정치 수행의 원칙과 기본구상 제시.
    -기간 비정규노동에 대한 당의 대응 전반에 대한 반성적 평가.
    -비정규 할당 실현을 포함, 계급 현실에 역진적인 당내 대의체계에 대한 혁신구상 제시.

    5. ‘제2 창당’의 원칙과 기본과정 제시

    비상대책위는 출범과 더불어 당 혁신과 ‘제2창당’을 선언했다. 그러나 대선 패배로 당의 고질적 모순이 드러나고 있으며, 그 평가와 대책을 둘러싼 당내의 갈등과 내홍 역시 지속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당내에서 혁신의 전망을 비관하는 당원들 뿐 아니라, 진보에 대한 소박한 염원으로 묵묵히 당에 참여해온 일반 당원들조차 하나 둘씩 당을 떠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위기상황은 여전히 지속 중이며, 따라서 더 이상 ‘제2창당’은 막연한 원칙이나 지향, 차후의 구상으로 남아있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당 대회를 기점으로 ‘제2창당’의 기본구상과 원칙을 제시할 것을 요청한다. 나아가, 제2창당에는 기간 민주노동당의 내용에 대한 제로베이스에서의 재검토와 더불어, ‘외연적 재구성’까지 포함됨을 확인 할 것을 제안한다.

    이미 지난 대선에 앞서 당은 ‘재창당’을 구상한 바 있다. 당의 위기와 한계가 현실로 다가온 지금, 재창당의 정신을 되살려, 광범한 진보진영을 아우르는 새로운 진보정당의 원칙과 기본과정을 제시할 것을 제안한다.

    -광범한 진보진영을 아우르는 새로운 진보정당의 원칙과 기본과정을 제시할 것을 제안한다.
    -특히, 기존 민주노동당의 지지단체를 중심의 ‘한국진보연대’에 참여하지 않은 진보진영의 제 단체와 세력들을 망라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또한, 민주노동당 외의 진보정당인 한국사회당 및 초록당, 노동자의 힘 등 진보정당 지향의 정치조직들과 제2 창당 과정에서의 당 대 당 협력 및 교섭을 제안해야 한다.

    -당의 혁신에 대한 논의 속에서 제기되어 논점들을 제2창당의 내용적 기본 원칙으로 통합한다. 비록 내용적 재구성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진행되지는 못했지만, 현재 상태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내용적 원칙은 일정하게 도출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신자유주의와 개발주의에 맞서는 평등, 연대, 녹색 정당 △서민대중의 생활적 요청에 책임 있게 답하는 생활 진보, 대안정당 △여성과 비정규노동자의 정당 △편향된 친북적 오류와 나아가 일면적 통일지상주의를 넘는 새로운 평화정당 △패권주의와 정파과두제를 배격하는 민주적 정당 △관성적, 자족적 실천과 노선을 넘어 대중과 소통하는 진보정당 …)

    -나아가 ‘제2 창당’의 구상을 이번 총선대응 방침부터 연계해 실현할 조직적 구상을 제시할 것을 요청한다.

    일체의 성역과 관성을 혁파하는 전면적 혁신만이 진보정치와 서민대중의 삶을 구할 길이다. 당 대회가 낡은 민주노동당의 잿더미에서 새로운 진보정치, 새로운 진보정당으로의 부활을 선언하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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