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수처장 추천위 종료
    “회의 진행 무의미·무익”
    민주 '법 개정' vs 국힘 '공수처 독재로 가는 길' vs 정의 '진흙탕 싸움'
        2020년 11월 19일 03: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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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압축하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한 가운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무의미한 회의가 계속 진행되는 것은 무익할 뿐만 아니라 유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박혔다.

    이찬희 변협 회장은 19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후보추천 위원 중에서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라고 인정받은 법원행정처장인 조재연 위원장, 대한변협회장인 내가 하나씩 정리하자는 의견들을 냈는데, 이 의견을 신속논의라고 포장하며 여당과 입장을 같이한다는 것으로 프레임을 설정했다”며 “그런 평가를 보고 후보추천위는 정치판의 연속이지 결코 특정한 후보를 추천하기 위한 위원회의 기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이같이 말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전날 3차 회의를 개최했지만 10명의 후보 중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천할 2명의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최종적으로 압축된 후보자 4명도 7명 추천위원 중 6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공수처법이 규정한 조건을 충족하진 못했다.

    후보 추천위 활동은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 2명이 회의 재개를 요청하긴 했지만 다른 추천위원들이 동의하지 않았다. 추천위원 3분의1이나 국회의장이 회의 소집을 요구하면 가능하지만 회의가 다시 열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 회장은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의 계속되는 비토권 행사가 추천위 활동 종료의 핵심적 원인이라고 봤다.

    이 회장은 “(심지어 국민의힘 위원이 추천했던 후보자조차) 재산이 많다거나, 재벌의 사건을 했다는 이유로 표를 주지 않았다”며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모든 후보자에 대해) 다 반대표를 던졌다. 회의를 10번 하고, 계속 투표를 해도 똑같은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추천위원회 구성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며 “정치적으로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돼야 할 공수처장을 뽑는 위원회에 각 정당의 대표자들이 참여해서 추천하는 것은 삼권분립에 반한다. 추천된 후보 중 대통령이 임명한 후보를 국회에서 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검증하는 것은 국회의 견제 기능에 해당하지만 그 인선부터 관여하는 이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도 개인적으로 공수처를 반대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왕 법으로 만들어졌으면 위헌 결정이 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서 추천위원회에 참여해서 활동한 것”이라며 “제가 지켜본 바로는 이 회의를 더 이상 하는 건 무의미하다. 정치에서 가져온 것이니 다시 정치가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공수처장의 중립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해 7명의 위원 중 6인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는 합의제에 가까운 추천 절차를 마련했으나, 야당 측 위원이 비토권을 악용해서 계속 반대만 했다”며 “시간끌기로 공수처 출범을 무산시키려는 야당의 행태에 더는 끌려 다닐 수 없다. 이제 국민의 염원인 공수처 출범을 위해 중대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본격적으로 공수처법 개정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추천위원회의 추천 무산과 활동 종료의 책임은 전적으로 국민의힘에 있다”며 “민주당은 고위공직자 부정비리 척결과 검찰개혁을 위한 공수처 출범을 11월까지 매듭짓겠다고 누차 국민께 약속드렸다. 25일 열리는 법사위에서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힌다. 무슨 일이 있어도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인 공수처를 연내에 반드시 출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검찰을 장악하려는 의도로 공수처 설치를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야당의 비토권을 부여했던 공수처법의 규정을 허물고 법 개정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공수처장 추천에 관한 민주당과 추천위원회의 난폭이 도를 넘고 있다”며 “초대 공수처장으로서 다 부적격인 사람들을 추천해놓고 그 중에서 반드시 골라야 한다니 이런 강요가 어디 있나”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 정권은 무엇이 두려워서 이렇게 검찰을 장악하고도 또 자기들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공수처장을 지명하려고 하느냐”며 반문했다.

    주 원내대표는 “입만 열면 공수처장은 야당의 거부권이 있기 때문에 중립적인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수십 차례 말해왔던 사람들이 그 말도 모두 거두고, 이제는 자기들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공수처장을 지명하기 위해서 제대로 시행해보지도 않은 법을 또 바꾸겠다고 한다. 참 후안무치하다”며 “법치주의와 수사기관 파괴, 검찰 독재, 공수처 독재로 가는 이런 일들을 국민들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공수처 후보 추천위원회 자체가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지 못한 탓에 성과 없이 추천위 활동도 종료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거대양당의 정략적 이해관계를 배제한 추천위 활동과 합의가 재개돼야 한다는 것이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위원회의에서 “공수처장 후보의 자질과 덕목을 검증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이 아니라, 여야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골라내는 것이 어려웠던 것 아니냐”며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는 것이 정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공수처 출범을 지연시키려는 꼼수가 아닌지에 대한 의심은 이제 확신이 됐다”고 질타했다.

    강 원내대표는 “정작 중요한 검찰개혁은 뒷전이 된 채 공수처장 추천을 둘러싼 또 다른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도 확신으로 만드실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법적 출범 시간을 진작 넘겼음에도 공수처 출범을 요구하고 바라셨던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이 있다면, 공수처에 대한 합의는 시급히 다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여야의 정략적 이해관계가 아닌 오로지 국민들을 위한 공수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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