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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역회사를 방패 삼아
    국민권익위, 콜센터 상담사 권익 무시
    [기고] 전현희 위원장님은 지금 어디 계십니까?
        2020년 11월 11일 10: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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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민원안내콜센터(국민콜 110)는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3백여개가 넘는 행정기관의 업무에 대한 문의사항을 상담・안내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긴급신고전화 112와 119로 접수된 전화 중 긴급하지 않은 일반 민원을 담당한다. 타 공공기관 콜센터에 비해 상담 범위가 광범위한 만큼 업무 강도가 높지만, 40~50대가 주축을 이루는 국민콜 110 상담사들은 젊은 민원인은 자식 같은 마음으로, 고령의 민원인은 부모 같은 마음으로 한 콜 한 콜 최선을 다해 응대하고 있다.

    청와대로 전화를 걸어도 110번이 안내되고 있고, 국민신문고 접수 방법도 안내하고 있는 관계로 정부의 시책이나 정책, 사회・정치적 이슈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원성 전화가 많다. 각 기관이나 지자체 콜센터에서도 처치 곤란한 민원 전화를 마지막으로 던지면서 종료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국민콜 110이다. 요즘처럼 정치적 양극화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객관적 사실보다는 감정의 소용돌이 휩싸여 좌절하거나 포효하는 양 극단의 민원인을 동시에 응대하는 것도 국민콜 110 상담사의 업무다. 가히 민원전화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늘 긴장상태에서 업무를 하고 있는 만큼 감정 소모가 극심하다.

    정부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식약처 공적마스크, 행정안전부 정부재난지원금, 고용노동부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맞춤형 재난지원패키지 등 재난 극복을 위해 새로운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국민콜 110이 대표번호로 등장했다. 국민콜 110 상담사들은 전 국민을 상대로 코로나 응대 업무를 하느라 그야말로 죽다가 살아났다. 전년대비 업무가 30%~40% 늘어나도 인력은 충원되지 않았고, 화장실도 못가고 물도 편하게 마시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턱없이 부족한 휴게 공간과 수면실 역시 폐쇄되어 상담사들은 쉬고 싶어도 쉴 곳이 없었다. 기계가 아닌 상담사들은 소리 없는 절규 속에 하나둘 나가떨어졌지만 위탁사인 한국코퍼레이션은 상담사의 고충은 본체만체하면서 성과급 지급을 핑계로 상담사 간 경쟁을 부추기며 콜 품질 평가를 멈추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감염병 예방을 위한 기본적인 조치조차 미흡했다. 감염에 취약한 업무 환경에서 일하는 콜센터 상담사들에게 감염방지와 업무수행에 필수불가결한 마스크 지급이나 투명 칸막이 설치는 예산이 없다고 소극적으로 대처했다. 심지어 콜센터 감염실태 조사를 하러 나온 고용노동부 조사관의 눈을 속이기 위해 감염 규칙을 어겨 다닥다닥 앉아서 근무하는 부서의 상담사 일부를 다른 장소로 급히 이동시키기까지 했다.

    참다못한 정부민원안내콜세터 분회는 위탁사인 한국코퍼레이션과 코로나 19 전국민 응대 과중업무에 대한 임금보상을 요구하고자 임금교섭을 벌였다. 한국코퍼레이션은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총 8개월간 살인적인 코로나 응대업무에 시달린 상담사에게 달랑 5만원(1회성)을 제시했다. 한 달에 6천여원, 설렁탕 한 그릇도 못 사먹는 돈을 보상금으로 들고 나온 한국코퍼레이션의 태도에 상담사들은 격노했고 협상은 결렬되었다.

    사진=정부민원콜센터분회

    정부민원안내콜센터 분회는 90.7%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결의하고 과천청사 앞에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파업에 앞서 실질적인 사용자인 국민권익위원회 전현희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바쁜 위원장을 대신해서 나온 정부합동민원센터 국장은 과중 업무에 대한 보상은 해줄 수 없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해주었다.

    이 와중에 상담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일이 일어났다.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발맞춰 국민콜 110 상담사들도 내년 1월1일 공무직 전환을 목표로 노사전문가 협의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조합원들이 쟁의행위를 결의하고 단체행동에 나선 직후에 열린 제6차 노사전문가협의회 자리에서 국민권익위원회 담당자는 지금 협의를 끝내더라도 내년 1월 1일자로 공무직 전환이 어렵다는 말을 회의 말미에 꺼냈다. 우리와 비슷한 속도로 노사전문가 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는 고용노동부도 가능하고 이제 막 협의를 끝낸 미추홀구도 가능한 내년 1월 1일 직접 고용을 왜 국민권익위원회만 느닷없이 어렵다고 하는 걸까? 상담사들은 국민권익위원회 공무원의 무능으로 인한 공무직 전환 지연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국민콜110 상담사들은 전국민 응대 과중업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거부하는 한국코퍼레이션과 용역사를 방패 삼아 상담사의 권익을 외면하고, 공무직 전환일을 가지고 협박하는 국민권익위회를 규탄하고자 11월 4일 광화문에서 파업돌입 기자회견을 가졌다. 상담사들은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헤드셋을 벗어던지고 거리로 나아가 우리의 요구사항을 목청 터지게 외쳤다.

    지난 3월에 출범해 아직 핏덩어리 노조인 정부민원안내콜센터 분회의 첫 파업은 83%가 넘는 조합원의 참여로 성공적으로 끝났다. 위탁사인 한국코퍼레이션은 광화문과 서대문 거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돌아온 상담사들에게 파업은 무노동=무임금임을 강조한 공문으로 반겨주었다. 늘 국번 없는 국민콜 110, 내선 없는 국민콜 110을 자랑하던 국민권익위원회는 파업 당일 0번부터 4번까지 내선을 만들고 중요 사이트에는 임시 콜센터를 운영한다는 공지를 올려서 콜을 최대한 분산시켰다. 코로나 업무 폭주로 상담사들이 몸살을 앓던 시절에는 왜 이런 기특한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아직까지 크고 작은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상담사 입장에서는 정말이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었다.

    국민콜 110 상담사는 민원인을 가족처럼 여기면서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해왔다. 위탁사인 한국코퍼레이션이 노조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사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임금 협상 자리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임금 협상 자리에 협상카드로 단돈 5만원을 들고 나온 한코의 처사는 상담사들에게 모멸감을 안겼고, 단결과 투쟁의 불씨를 당겨주었다. 그리고, ‘권한이 없다’, ‘예산이 없다’,‘(보상을 해 줄) 근거가 없다’며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바쁜 한국코퍼레이션과 국민권익위원회의 무책임한 모습은 조합원들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경고성 1일 파업을 마친 노조는 전현희 위원장에게 면담 요청 공문을 다시 보냈지만 답변을 요구한 10일 18시까지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

    조합원들은 전현희 위원장 부임 직후인 7월 초에 축하의 마음과 기대 등을 담아 눌러쓴 손편지를 전달했다. 곧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계절이 두 번 바뀌도록 아직까지 정식으로 위원장과 만나지 못했다. 기습적으로 국민콜 110 사무실을 찾아와서 마치 런어웨이를 걷듯이 상담사들의 곁을 스쳐 지나가면서 셔터 소리만 요란했던 그 날의 기억은 상담사들에게는 지우고 싶은 상처로 남았다.

    보도 기사를 통해서 며칠 전 전현희 위원장이 택배 노조를 만나러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도 누구 하나 죽어나가야 위원장이 우릴 만나러 와주려나? 우리 노조 말고는 다 만나주는 것 같아.”조합원들의 자조 섞인 농담과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권익위원회는 4년 전에도 그랬고 올해 국정감사 기간에도 ‘권익 없는 권익위 콜센터’라는 지적을 받았다. 국민권익위는 상담사의 권익마저 위탁해 버린 것이다. 국민콜 110 상담사도 국민이다. 상담사도 국민권익위원회의 보호를 받고 싶다. 그리고, 우리의 요구와 호소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 전현희 위원장의 답변도 직접 만나서 듣고 싶다.

    전현희 위원장님!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국민콜 110 상담사들은 위원장님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이번에는 꼭 만납시다. 살아서 만나고 싶습니다.

    필자소개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지부 정부민원콜센터분회 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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