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영리병원 취소는 ‘적법’
    “영리병원 반대 정당성 인정한 것“
    법원 “업무시작 거부, 개설 허가 위법 여부와 무관하게 취소 사유 발생”
        2020년 10월 20일 07: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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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가 국내 최초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개설 허가를 취소한 결정이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제주지법 행정 1부(부장 김현룡)는 20일 중국 녹지그룹의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가 제주도를 상대로 낸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취소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원고가) 개설 허가 조건에 위법이 있음을 주장하며 별도 소송을 제기했더라도 개설 허가가 이뤄졌기 때문에 의료법에 따라 3개월 이내에 의료기관을 개설해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며 “하지만 업무 시작을 거부했기 때문에 개설 허가에 위법이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허가 취소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만 녹지제주 측이 외국인 전용 진료 조건부 녹지병원 개원 허가가 부당하다며 제기한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조건 취소 청구 소송’에 대해서는 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선고를 연기했다.

    녹지그룹은 2017년 8월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부지 내에 녹지병원 건물을 완공하고, 도에 개설 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국내 영리병원 허가 문제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제주도는 도민을 상대로 영리병원 개설에 관한 공론화 조사를 실시한 결과 ‘불허’ 의견이 높게 나왔다.

    그러나 제주도는 이러한 공론화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외국인 진료만 허용한다는 조건을 달아 녹지병원의 개원을 허가했다. 녹지병원 또한 제주도의 조건부 허가에 반발하며 개원을 거부했다. 현행 의료법상 개설 허가가 나온 이후 3개월 이내에 업무를 시작하지 않으면 허가 취소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의료법 위반 등을 이유로 청문 절차를 거쳐 지난해 4월 17일 개설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녹지그룹 측은 같은 해 5월 20일에 개설 허가 취소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 이에 앞서 제주도의 개설 허가 조건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내기도 했다.

    영리병원 철회를 요구해온 시민사회계는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향후 영리병원 논란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경제자유구역법에서 영리병원 허용조항을 전면삭제하는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와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영리병원으로 인한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은 이제 중단하고 공공의료 강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들은 “이 나라에 단 하나의 영리병원도 허용할 수 없다는 결의로, 제주에 영리병원을 세우려는 시도를 저지해 왔다. 제주도민의 압도적 다수도 제주에 공공병원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에 기반한 의료체계를 뒤흔들 돈벌이 영리병원이 들어서는 것을 일관되게 반대했다”며 “법원이 우리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 나라의 의료 공공성을 훼손하는 영리병원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은 법원의 판결을 수용하고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 이것이 제주도민의 의사를 수용하는 민주적 처사이고, 코로나19시대 공공의료 강화라는 범세계적 요구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들은 “비민주적인 절차와 행정을 통해 영리병원을 강행해 온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이 있다. 원희룡 도지사는 부실한 녹지국제병원 허가 과정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함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또한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 과정을 모르쇠로 일관한 청와대와 보건복지부는 녹지국제병원의 공공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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