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때가 왔다" 거침없는 '햇볕행보'
    2006년 10월 17일 05: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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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햇볕행보’가 거침없다. 김 의장은 오는 20일 개성공단을 방문키로 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17일 "개성공단을 직접 방문해 개성공단 사업이 갖는 의미와 그 사업이 중단돼서는 안 되는 이유를 국민들에게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의 개성공단 방문일인 20일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대북제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하는 이튿날이다. 이번 방한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 관광사업의 중단을 우리 정부에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김 의장의 개성공단행은 미국의 사업 중단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단호한 결의를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정부에 대한 ‘견인과 압박’의 의미도 있어 보인다. 정부는 아직 개성공단 사업의 지속 여부를 결론내지 않은 상태다.

   
  ▲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이와 관련,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정부 내에) 대체적인 인식은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사업은 안보리 결의안과 부닥치지 않는다고 보는 의견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정부 입장은 정리되어 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북핵 관련 독자행보는 지난 10일 노무현 대통령의 면전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대북 포용정책의 실패가 아니라 부시행정부의 북한 무시 정책이 실패한 것"이라고 반박한 것을 시작으로 점차 강도를 높여왔다.

이후 김 의장은 북핵 관련 주요 현안에서 일종의 ‘선도적 투쟁’을 감행해왔다. 이를 김 의장은 "정부와의 역할 분담"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김 의장은 "PSI 참여 확대는 절대로 안 된다"며 부분적인 참여 확대를 시사했던 정부 방침에 쐐기를 박고 나섰다. 국회 통외통위에 출석해 PSI 참여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유명환 외교부 차관을 향해선 "(PSI 문제와 관련해) 여당과 협의하지 않으면 책임을 묻겠다"고 강력하게 경고하기도 했다.

김 의장의 이 같은 ‘변신’은 북핵사태가 만들어낸 정치지형의 변화와 관련 깊어 보인다. 북한의 핵실험은 한국의 정치 지형을,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냉전시기의 구도로 회귀시키는 듯 보인다. 한 편에는 대북강경론을 고수하는 한나라당이 있고 다른 한 편에서 남북화해정책 옹호론자들이 대치하는 양상이다.

이는 김 의장이 줄곧 내세웠던 ‘수구냉전 세력 vs 평화세력’의 구도가 마치 타임머신에서 불쑥 튀어나온 듯 현실의 구도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의장의 정치적 역할이 극대화될 수 있는 정치지형이 조성된 것이다.

여권에 ‘평화세력’을 대표하는 확고한 정치적 중심이 존재했다면 김 의장의 행보는 또 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즉 노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와 대비되면서 적어도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확고한 원칙과 철학을 갖고 있는 김 의장이 자연스럽게 여권의 구심 역할을 떠맡게 됐다는 분석이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북핵이라는 엄중한 사태 앞에서 정치적 득실을 따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김 의장이야말로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김 의장은 ‘평화’와 ‘경제’를 엮어내는 민첩함도 보였다. 증권거래소 방문,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자 면담, 주한 외국상공회의소 방문 등 북 핵실험 발발 이후 김 의장이 밟아온 일련의 행보는, 뉴딜로 선보인 ‘경제와 민생’이라는 정치적 신상품과 ‘민족과 평화’라는 오래된 정치상품을 새로운 차원에서 결합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는 김 의장의 대권전략과도 결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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