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독감예방접종 지원
국민의힘 제안···“현실가능성 없어”
심상정 “취지 좋지만 접종시기 맞출 수도 없어, 실효성 없는 제안”
    2020년 09월 16일 05: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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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통신비 2만원’ 정책을 비판하며 해당 재원으로 전 국민 독감 예방접종을 지원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생산으론 현재로서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통신비 2만원 일괄지급의 대안으로 국민의힘이 주장한 전 국민 독감예방 접종 정책도 현실가능성 없는 정책이라는 지적인 것이다.

엄중식 교수는 1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독감백신을 만들려면 유정란을 확보해서 예상되는 인플루엔자 종류를 결정하고 인플루엔자를 유정란에서 키워서 추출해서 백신으로 만드는데 그 기간이 상당히 걸린다. 독감이 보통 11월 말부터 12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하는데 이 기간 전에는 생산 자체가 어렵다고 본다”고 이같이 설명했다.

정치권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전 국민 독감백신 무료 접종’을 계속 주장하게 되면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엄 교수는 “유료접종을 하는 분들 중에 여러 만성적 질환이나 면역저하질환을 가진 분들은 접종 시기를 잘 지켜야 하는데 독감백신이 무료접종화 될 수 있다는 신호를 (정치권이) 주면 접종을 안 하고 기다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접종 시기가 늦어지게 되고 유행 시기 전에 항체가 형성 안 되는 상황이 돼서 위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감백신을 맞으면 항체가 형성되는데 적어도 2~4주가 걸리는데 너무 늦게 맞으면 예방효과가 생기기 전에 유행할 수 있다”며 “정치권에서 접종 사업과 접종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빠르고 확실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감백신을 외국에서 구매할 수는 없냐는 질문엔 “판매를 하겠다고 하는 나라가 있다면 가능할 순 있는데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도 자국민들을 접종하는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구매가 가능한 독감백신이 수량 자체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엄 교수는 “올해 2900만명 대상으로 해서 전체 생산량이 결정됐고, 공급이 되고 있다. 그 중에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분 2000만명분 정도를 확보해서 공급하고 있는데 필요하다면 나머지 900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무상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서 “그런데 무상공급 대상 이외에도 독감백신을 꼭 맞아야 하는 고위험군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체를 다 돌리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통신비 2만원 지원’ 정책의 대안으로 ‘전 국민 독감예방 접종’을 내세우며 4차 추경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꺾지 않고 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제가 어제 SK, 녹십자, 일양약품 관계자를 만나서 ‘백신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느냐’고 하니 미미한 양이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며 “1월에라도 생산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해서 3월까지 추가 접종을 통해서 이와 같은 코로나19를 대비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독감 유행이 끝난 기간에도 추가 접종을 하자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제약회사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으니까 독감 백신을 전 국민이 접종할 수 있도록 4차 추경에 예산이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도 같은 날 오전 논평에서 ‘통신비 2만원’ 정책을 4차 추경안에서 빼야 한다면서 “정부여당은 우리 당이 제안한 ‘전국민 무료 독감예방접종 확대 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다른 야당들은 불가능한 정책이라며 국민의힘을 설득하는 모습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14일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전 국민 무상 독감백신은 취지는 좋지만 이미 국가 지원 무료접종 대상자가 1900만 명에 달하고 있고 국민의힘 제안대로 전국민을 위한 생산량을 확보하는 데만 5개월이 걸려 접종시기를 맞출 수도 없다. 실효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도 지난 12일 서면 브리핑을 내고 “국민의힘 주장대로 예산을 투입해 당장 백신을 추가 생산하더라도 5~6개월이나 걸리기에 내년 1월에나 접종이 가능하다. 이미 독감 유행시기가 지난 시점”이라며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 유형이 달라지니 남은 물량을 쓸 수도 없다. 야당이 독감 백신의 수요공급 체계의 한계와 이미 3차 추경에 공급과 무료접종이 확대 반영되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지 않다고 믿는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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