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J, 노 대통령에 "대북 포용정책이 왜 죄인가"
        2006년 10월 11일 04: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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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의 핵실험 강행 이후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햇볕정책 실패론’을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김 전 대통령은 11일 오전 광주 전남대학교 대강당에서 명예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한반도의 현실과 4대국’이란 강연을 갖고 "햇볕정책은 남북간에는 성공한 것"이라고 자평한 뒤 "다만 북미관계가 장애가 되어서 완전한 성공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김 전 대통령은 "옛날 같았으면 지금처럼 북한이 핵 실험을 했다하면 공포 분위기 속에 피난하는 소동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금 아주 안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 긴장 완화 ▲이산가족 상봉 ▲남북 교류 확대▲개성공단 ▲휴전선 상호비방 중단 ▲경의선-동해선 철도 연결 등 햇볕정책의 성과를 조목조목 짚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미간 주고받기식 협상을 통한 일괄타결을 북핵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미국의 거대한 핵전력 앞에 별 성과도 얻지 못하면서 미일의 강경정책만 부추기는 일은 그만 두어야 한다"고 북측을 비판한 뒤,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북미 양자간의 직접대화를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번 핵 실험으로 북한은 민족의 운명을 백척간두의 위기로 몰아넣었다"며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북의 핵실험 강행을 강도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를 향해서도 "’악의 축’인 북한과 대화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이는 이론적으로나 역사적 사실로 보나 정당하지 않다"며 "북한의 정권교체를 노릴 것이 아니라, 주고받는 협상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의 폄훼 움직임과 관련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강연 뒤 가진 일문일답에서 "대북 포용정책의 수정과 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북 포용정책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해괴한 여론이 돌아다닌다. 금강산 관광도 개성공단도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은 햇볕정책이 아닌 미국이 못살게 굴고 살 길을 열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핵실험을 두고 햇볕정책을 거론한 것은 타당한 주장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한 뒤, "스스로 없는 문제를 정치적으로 흔들면 바른 정책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또 "핵 문제의 책임이 북한과 미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 책임 없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강연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과 통화를 갖는 자리에서도 "대북 포용정책이 왜 죄인가"라며 햇볕정책 실패론은 타당하지 않고 대북 포용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11일 전직 대통령 오찬 회동과 관련, 김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대북 포용정책을 두고 전직 대통령들 사이에 논쟁이 오간 것처럼 비춰진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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