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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보험료율 3% 인상?
    법령의 국고지원 외면·방기, 국민 부담만 강요
    보수정부보다 낮아...MB 16.4%, 박근혜 15.3%, 문재인 13.4%
        2020년 08월 27일 10: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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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이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3%대 인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가입자 단체의 반대로 쉽지 않아 보인다. 건정심 가입자 단체는 건강보험료율을 올려 국민 부담을 가중하기 전에, 법이 명시한 20% 국고지원을 우선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한국노총·한국환단체연합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건정심 가입자 단체는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법령에 명시된 20%의 국고지원조차 제대로 이행하려는 노력 없이 오로지 국민의 보험료 인상에만 기대어 건강보험 재정을 확보하려 한다”며 “국민경제를 감안하지 않은 보험료율 인상안이 제시된다면 가입자 위원들은 논의의 여지를 두지 않고 퇴장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매년 3.2%씩 건강보험료율을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49%, 올해 3.2% 인상한 건강보험료율은 올해도 3%대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 인상안에 대해 가입자 위원인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부정적이다. 경총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지불능력 악화와 국민의 생활비 부담 한계 등을 고려할 때 내년 건강보험료율은 최소 ‘동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정부가 국고지원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인상률을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 정부가 추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코로나19 검사·치료비 지원 등으로 건강보험 재정 확보는 중요한 문제가 됐다. 문제는 정부가 건보 재정의 안정화를 위한 재정 부담을 국민에게만 전가시키고 있다는 것이 노동계를 비롯한 가입자 단체의 설명이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이 부담한 건강보험료의 20%에 해당하는 국고를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역대 정부가 이 법에 맞는 규모의 국고지원금을 낸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의 지원금 비중은 과거 보수정부 시절보다도 적다. 이명박 정부 16.4%, 박근혜 정부 15.3%, 문재인 정부 13.4%다.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보험 방식의 건강보험 제도를 시행하는 네덜란드(55.0%), 프랑스(52.2%), 일본(38.8%), 벨기에(33.7%), 대만(22.9%) 등과 비교해도 우리 정부의 지원금 규모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대통령 이하 고위 관료들,
    비장한 얼굴로 방역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는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느긋함”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무상의료본부)는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미지급된 국고지원금은 매년 3조 원을 훌쩍 넘어 3년간 11조 원에 달한다. 전임 정부들까지는 1~2조 원을 미지급하다 이 정부 들어 대폭 지원을 줄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2007년부터 역대 정부의 국고 미지급금은 총 25조 원에 달하는데, 현 정부 들어 미지급금 액수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정부 미납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2007년~2018년까지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들이 추가 납부한 연말정산 건강보험료는 약 21조 2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정부가 내야 할 국고지원 미지급액 대부분을 가입자인 국민 대신해서 냈다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법을 준수해 국고지원금을 내지도 않으면서도 정부는 국가 재정으로 해야 할 사업들은 건보 재정에 떠넘기기 일쑤다.

    무상의료본부는 “정부는 코로나19에 긴급 대응하는 과정에서 재난지역 주민과 취약계층의 건강보험료 경감조치(9,496억 원), 의료기관에 대한 각종 재정지원 등의 조치들을 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방역에 반드시 필요하므로 당연히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며 “그러나 정부는 이에 필요한 재정을 모두 건강보험 재정에서 충당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은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운용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정 부담을 노동자 서민들에게 떠넘길 게 아니라 국가 책임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증세가 어렵다고 세금으로 충당되는 재정으로 해야 할 일들을 보험료 인상이 손쉬운 건강보험에 떠넘기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 지원 정상화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절실하다. 일례로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 등의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한 ‘상병수당’은 건강보험 재정의 국고지원이 이뤄지면 바로 시행이 가능하다.

    정부는 내년 연구용역을 하고 2022년 저소득층 저소득층을 상대로 시범사업을 계획하고 있지만 너무 늦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무상의료본부는 “대통령 이하 고위 관료들이 비장한 얼굴로 방역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는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느긋함”이라며 “상병수당은 최대한 높이 잡아도 연 2조 원이면 도입할 수 있고, 이미 시행 근거가 있어 법 개정도 필요 없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급하고 있지 않은 매년 3조 원만 제대로 지급해도 상병수당은 당장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주와 투자자, 채권자들의 이윤 손실을 벌충해 주기 위한 백 수십조 원은 신속히 투입되고 언제나 준비돼 있어야 하고, 국민들의 건강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2조 원에는 왜 그렇게 인색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건강보험 재정을 통한 지나친 수가인상 우려도 나온다. 이들은 “정부는 의사집단에 2019년과 2020년 연속으로 1조 원에 육박하는 수가인상을 단행했다. 올해도 이에 못지 않은 수준으로 수가를 인상해 주려 한다”며 “의사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의사에 대한 처우가 문제라며 집단휴진에 들어간 의사집단을 정부가 또 다시 밀실 수가 인상으로 달래려 하는 건 아닌지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건강보험 재정은 특권집단 배불리는 수단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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