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오늘 팟캐스트 -       ▒       <편파티비> 유튜브 -       ▒      


  • 지방의료원 의사 연봉 최고 5억 넘어
    “20년간 의대 정원 한 명도 늘지 않아”
    나순자 “일반 병원노동자와 의사 임금격차 가장 커”
        2020년 08월 26일 02:09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의사단체들은 의대정원 확대 등에 반발하며 26일 0시부터 집단휴진에 돌입했다.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의 4개 정책에 대한 유보가 아닌, 완전 철회해야만 파업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 의사단체들의 입장이다.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 등 병원 노동자들로 구성된 보건의료노조는 집단휴진의 명분 자체가 정당하지 않다며 “환자 생명을 담보로 한 집단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적 여론은커녕 보건의료계 내에서의 동의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의사단체들은 ‘원칙을 지키는 파업’이라며 여론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실제 병원 내 상황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전공의 집단 진료거부와 관련해 24일 긴급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기본적인 수술‧상처부위 소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술이나 외래가 연기되는 일도 있다.

    응급 환자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의사 부족으로 응급 이동식 심전도 검사를 하지 못해 응급환자를 심전도실까지 이송하는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일부 병원에선 응급실을 찾은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돌려보내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상황도 차질을 겪고 있다. 노조는 전공의들이 투입되고 있던 선별진료소 운영이 어려워 중단되거나 혹은 가뜩이나 부족한 간호사들을 임시로 파견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감염병 확산으로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간호사들은 의사들의 진단휴진으로 검사설명과 동의서를 받고, 병동 입원환자 처방 및 처방 오류 수정, 응급 처방 등 의사 업무 대부분을 대신하고 있다.

    의사단체들은 의대정원 확대 이전에 의사들의 처우개선부터 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의사를 제외한 다른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의사들의 이런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20년 동안 의대 정원 단 한 명도 늘지 않아”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최근 한 지방의료원에서 의사 연봉을 5억 3000만원에 계약을 했다. 보통 3~4억 정도인데 의사가 안 오니까 천정부지로 인건비가 올라가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일반 병원노동자들과 의사들과의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나라다. 의사들이 ‘의사의 처우개선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처우를 얼마나 개선해 줘야 하는지 오히려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 위원장은 “수련의들의 질 좋은 교육 환경과 처우개선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지만 이는 의사 인력을 늘리지 않고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의사인력 부족으로 인해 간호사들이 불법의료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은 의대정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다. 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의대 입학정원을 매년 400명 더 늘려 총 4000명의 의사를 양성할 계획인데, 노조는 이보다 더 많은 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나 위원장은 “의대정원이 1년에 3058명이다. 지난 20년 동안 단 한 명도 늘지 않았고, 그 사이에 전공의 특별법 제정으로 전공의들 노동 시간이 주80시간으로 줄었음에도 의사 수는 더 늘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진료 횟수도 OECD(연 7.4회)와 비교를 해 보면 2배가 넘는 17회다. 이렇게 의사인력이 더 필요한 요인들이 굉장히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의사 인력 부족으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간호사와 환자들의 몫으로 전가되고 있다. 나 위원장은 “실제로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의사 일을 대신하고 있다. 실제로 전국 1만 명 정도의 PA간호사(Physician Assistant, 진료보조 간호사)들이 없으면 병원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라며 “PA간호사들이 전공의가 하는 일을 똑같이 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의사들이 해야 할 업무를 의사면허가 없는 간호사들이 대리로 하는 것은 당연히 불법 의료”라며 “의사가 없어서 의사 일을 대신한 간호사들이 조사를 받았고 처벌은 또 간호사들이 받아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법의료로 인한 환자 피해 사례도 많다. 일례도 코를 통해 위로 관을 삽입하는 비위관 삽입을 간호사에게 맡겨 관이 위가 아닌 폐로 들어가 환자가 사망한 일도 있었다. 의사들도 PA간호사가 자신들의 업무를 대신하는 것이 불법의료이고, 환자 생명에 위협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에 따른 처벌은 모두 간호사가 져야 하고 의료사고에 대한 피해는 모두 환자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의사 인력 부족의 의료서비스의 질 문제와도 연결된다. 일부 병원은 의사 수 부족에 따라 비인기 과목을 없애는 경우가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그 부작용이 크게 드러났다. 나 위원장은 “코로나19 환자들을 전담해 치료한 공공병원이 67개인데 3분의 2의 병원에서 비인기과인 감염내과에 의사가 없이 환자를 치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염내과뿐만 아니라 비인기과인 흉부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은 공공병원이든 민간병원이든 굉장히 의사를 구하기 어렵고 실제로 의사가 없어서 병원을 폐과를 하거나 병상을 줄이거나 곳도 많다”고 말했다.

    노조는 의사 인력 부족이 단순히 의사단체들의 이해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불법의료에 내몰리는 간호사들,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 등이 모두 연결돼있다는 것이다.

    나 위원장은 “의사들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직종이고, 이를 위해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의협과 정부만 대화하면 해결방안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복지부가 의사, 보건의료노동자들, 국민들, 환자 단체 등과 실질적인 사회적 대화를 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