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모란 “2단계 조치 효과
    확인한 후 3단계 여부 결정해야”
    3단계 격상 요건 일정 정도 충족했다는 데엔 큰 이견 없어
        2020년 08월 25일 01: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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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의료계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공식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2단계 조치에 대한 효과를 확인한 후 결정할 문제라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감염병 예방 전문가인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교수는 2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거리를 두게 하는 것이 환자를 줄이는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이라면서도 “(3단계로 가기 전에) 마스크 착용, 모임 금지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기모란 교수는 “2단계 조치가 발령되고 처음엔 사람들 움직임이 급격하게 줄어들진 않았다. 이번 주까지 상황을 보고 사람들 모임이 줄어들고 사람들 움직임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따라서 환자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그 효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순서”라며 “2단계를 발령하고 그 효과도 나오지 않고 움직임도 안 줄었는데 3단계를 발령한다고 해서 갑자기 움직임이 확 줄어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3단계까지 올렸는데도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환자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그다음엔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3단계 격상에 따른 경제적 타격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기 교수는 “3단계로 가게 되면 고위험시설뿐만 아니라 중위험시설도 모두 문을 닫게 되기 때문에 대량 실업이 가능해진다”며 “굉장히 경제적 타격이 큰 3단계로 바로 가는 것보다는 (2단계의) 효과를 기다리면서 감염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한감염학회 등 관련 학회 등은 지난 23일 성명서를 내고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상향 조정됐지만 이러한 수준의 조치로는 현재 유행 상황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다. 병상이 급속도로 포화 되어가는 등 장기간 버텨온 의료체계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에 이르렀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동‧시민사회계 11개 단체도 전날인 24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미 거리두기 2단계 격상 기준인 50~100명 선을 초과한 지 오래됐고 일일 확진자가 400여 명에 이른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수준을 지자체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것은 중앙정부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요청했다.

    지난 15일 광화문 대규모 집회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지난 19일부터 수도권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실시됐다. 일부 지자체에선 10인 이상 모임 금지 등 3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3단계 격상 요건을 일정 정도 충족했다는 데엔 큰 이견은 없다. 기 교수는 “2주 평균 하루 환자 발생 수가 100명에서 200명 사이가 3단계이기 때문에 그 요건은 이미 만족한 상황이다. 감염경로를 모르는 환자가 비율도 굉장히 높아져서 20% 가까이 되고, 확진자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가장 중요한 의료기관이 감당할 수 있겠는가 하는 부분에 있어선 중환자 비율도 올라가고 있다”며 “만약 환자가 폭증해서 환자가 입원하지 못하고 중환자가 집에서 입원 대기를 하다 사망하는 상황까지 간다면 그때 3단계로 격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정 정도 사람들의 움직임을 허용하면서 관리를 해 나갈 수 있다”며 “2단계 조치에서 가능한 한 모든 모임을 중지하고 외부에 나간다면 마스크를 쓰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며 “정부에서도 사람들의 움직임을 신용카드, 통화량, KTX, 시외버스 등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실외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 교수는 “실외가 실내보다는 위험이 적지만 야외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모여 서로 구호를 외친다든지 노래를 하면 비말이 튈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고 있면 감염될 수 있다. 야외라고 방심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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