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 ‘서민경제론’으로 대선 돌파?
        2006년 09월 30일 01: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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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의 전통적인 조세개혁, 복지확대의 기조는 더욱 분명히 해야 한다. 더불어 서민을 주체로 하는 진보적 경제발전 전략을 민주노동당이 국민과 함께 내놓을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선진화론’나 열린우리당의 ‘사회적대타협’에 대응하는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민주노동당 대선기획단장인 김선동 사무총장은 2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노동자 서민을 위한 정책을 가장 중요한 대선 정책으로 밀고 나갈 것”이라며 민주노동당 대선 의제로 조세개혁과 복지확대, 서민과 피해대중을 대변하는 정책, 내수경제활성화 대책, 새로운 국제통상전략, 남북통일경제, 서민주체의 진보적 경제발전 전략 등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 무상의료 1호 법안을 가결시킨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 (사진 = 연합뉴스) 

    민주노동당은 창당 이후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기본으로 하는 복지 확대 정책을 내놓고 이를 위해 부유세 등 조세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김 사무총장이 ‘전통적’이라고 밝힌대로 민주노동당의 강점 분야이지만 그만큼 새로움은 덜하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대선 의제로 경제발전전략을 내건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낯설고 생소하다.

    대선기획단에 참여하고 있는 신장식 전 대표비서실장은 “경제정책의 경우, 민주노동당으로서는 공백이 있는 부분이어서 적극적으로 메워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며 나아가 “서민과 노동자의 먹고사는 문제는 공백을 메우는 차원을 넘어서 핵심 의제로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전했다.

    대선기획단의 신언직 단병호 의원실 보좌관도 “민주노동당의 복지 조세 분야는 정책적 연구가 많아 계속 발전시키면 되지만 경제 분야는 부족했다”며 “민주노동당도 경제 발전에 대한 대안을 내놓을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신 보좌관은 “2002년 대선, 지난해 총선까지 의제 싸움은 성장 대 분배로 나눠져 보수는 성장, 개혁은 분배의 이분법적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성장과 발전 문제를 독점해온 보수진영이 민주노동당 수준의 복지 공약을 내놓으면서 표를 위해 진보진영과 차별성을 겉으로 좁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기획단은 관계자는 "회의를 통해 민주노동당도 도덕성이나 정치적 정당성을 넘어 한 사회의 경제를 책임질 수 있는, 성장 동력을 갖춘 경제 원칙과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노동당의 경제 발전 전략이나 정책이 “(다른 정당처럼) 성장 콤플렉스에 기인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 강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토론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대중경제론’을 제시했다면 민주노동당은 ‘서민경제론’이나 ‘노동자경제론’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장식 전 비서실장은 “지난 대선에 비해 서민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대한 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FTA 투쟁을 하면서 서민경제와 경제정책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미FTA 반대 투쟁을 벌이며 마주친 ‘그러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는 직접적인 질문들에 답을 찾아야 했다는 설명이다.

    신 전 비서실장은 “학계나 시민단체에서 상상력을 갖고 서민 중심의 경제론을 엉성하게 내놓기도 했지만 정당은 상상력만 갖고 정책을 낼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민주노동당은 100점짜리든, 50점짜리든 경제발전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이미 지난 8월 대선기획단 가동을 시작하면서 정책위원회 차원에서도 대선 준비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정책위원회 대외경제·통상 담당 서준섭 국장은 “대안경제사회 워크숍을 5차례 정도 실시하는 등 학계의 이론이나 해외 사례를 우리 사회 현실에 맞추고 정책화하고 그 효과를 수치화하는 연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대안적 경제발전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 국장은 현재 연구 중인 경제발전 모델의 주요 내용으로 “자본투자 중심이 아니라 노동투자 중심, 외부충격보다 내발적인 경제발전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또한 개발중심이 아니라 지역경제순환에 중심을 두는 한편 공공투자, 공공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 등”이라고 밝혔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으로 민주노동당의 경제 전략 마련을 여러차례 강조해 온 심상정 의원은 대선기획단의 논의와 관련 “정치는 먹고 사는 문제이며, 민주노동당이 서민경제에 대한 희망을 주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들을 채워나가야 할 임무가 있다”며 “대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진보정당의 기본적인 과제가 준비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구체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경제 전략은 경제 주체 중 누구를 중심으로 놓느냐에 따라 큰 차이를 드러내는 ‘정치경제’”라며 “기존 재벌대기업, 사용자, 생산자 중심 전략에서 중소업체, 노동자, 소비자의 이해와 요구 중심의 경제 구조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보수정당들의 경제 전략은 재벌대기업 중심의 성장전략인 반면 민주노동당의 경제 전략은 경제주체간의 균형발전과 공동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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