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타항공, 구조조정·인력감축
    이젠 임금체불에 노동자들 생계파탄
    노동자, 창업주 이상직 민주당 의원 규탄···정부여당에 진상조사 촉구
        2020년 06월 19일 03:17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250억원 규모의 임금체불과 일방적인 구조조정 문제 등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서라고 정부여당에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9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앞에서 ‘정부여당 국회의원 이상직 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은 노동존중 약속은 못 지키더라도 스스로 악덕 오너를 감싸서는 안 된다. 제 식구 감싸기를 중단하고 이스타항공 사태에 대해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특히 이 모든 사태를 주도한 이상직 의원에게 마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직 민주당 의원(전북 전주시을)은 이스타항공 모회사인 이스타홀딩스 창업주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이상직 의원의 딸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스타항공 상무 겸임)와 아들 이원준 씨가 대부분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노조는 “이스타항공은 고용 유지를 위한 아무런 노력도 없이 구조조정과 인력감축만 강행했고, 이스타포트의 300여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대부분 임금도 못 받고 쫓겨났다”며 “남아있는 1600명의 이스타항공 노동자들도 다섯 달째 임금이 체불되어 생계파탄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대주주에게 임금체불의 책임은 없으며 매각에서 남는 돈이 없어서 줄 돈도 없다’는 뜻을 밝혔다. 노동자들에게 체불임금 포기를 요구한 셈이다.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 체불임금을 떠맡아 줄 것이라고 보고 아무런 노력 없이 구조조정에만 몰두하면서 악의적으로 임금체불액을 누적시켰다”며 “그러나 제주항공이 체불임금만큼 매각대금을 깎자고 주식매매계약 변경을 요구하자 급기야 노동자들에게 체불임금을 포기해달라는 파렴치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5개월 째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은 고용불안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전직군의 700여명(280명 응답)을 대상으로 구글독스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연금미납 등으로 대출도 받지 못하고 가족이나 친척 등을 통한 대출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심한 경우 우울증과 불면증을 넘어 자살충동을 느낀다는 답변도 있었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정부여당이 이번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의 상당수는 전라북도 인재채용으로 이스타항공에 입사해 성실하고 묵묵히 일한 노동자들”이라며 “이스타항공의 전라북도 인재채용이 회사 매각과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기만행위에 불과했다면 그가 ‘해고 없는 도시 전주’, ‘전북판 뉴딜 완성’ 역시 모두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정부여당은 우리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체불임금과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더 이상의 외면은 이스타항공 1600여명 노동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정부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