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들에 '비호감',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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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9월 19일 10:3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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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레디앙> 기사를 통해서 ‘레게 머리 보좌관’으로 소개됐던 신민영씨가 칼럼을 씁니다. 칼럼 제목은 필자의 뜻에 따라 ’13년째 신인 개그맨’으로 정했습니다. 다음은 담당 기자에게 전자 메일로 보내 온 ‘작명’ 배경입니다. <편집자 주>

 ’13년째 신인 개그맨’으로 정했습니당. 홍대앞에 가면 ‘곱창전골’이란 집이 있는데, 가게이름과는 달리 곱창은 절대 안팔고, LP판이 엄청많아서 흘러간 한국가요를 들을 수 있는 집에용.

 ‘곱창전골’처럼 생뚱맞은 제목이지만 LP음악처럼 구수한 글을 써보고 싶단 맘에서 ’13년째 신인 개그맨’으로 정했어용

참고로 ’13년째 신인 개그맨’은 뭐냐면, 90년초쯤에 MBC에서 ‘숭구리당당~’으로 유명한 코미디언 김정렬씨가 하던 ‘폭소발명왕’이란 코너가 있었어요. 매주 말도 안되는 발명품을 갖고 나와 소개를 하던 코미디였는데…

코너 중간쯤에 항상 ‘이쯤에서 13년째 신인개그맨 유자방씨를 모시고, 사용법을 배워보도록 하겠다’라 하면 왠 뚱뚱하고 비젼없게 생긴 아저씨 하나가 나와서 ’13년째 신인개그맨 유자방입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허튼소리(무지 썰렁함-_-;)하다 들어가곤 했습죵. 여튼 그 유자방씨처럼 저 역시 허튼소리좀 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당.ㅋㅋ

지금은 돌아가신 정운영 교수님이 생전에 이런 농담을 하신 적이 있다.

정교수 “(특유의 느릿느릿한 말투)이봐~ 좌파가 절대 기독교를 못이기는 이유가 있는데 뭔 줄 아나?”
학생들 “…….”(알 리가 없지)
정교수 “매주 전당대회 하는 애들을 무슨 수로 이기나?”

그 농담 참 그럴듯하다. 실제로 매주 ‘전당 대회’하는 한국기독교는 강고한 연대를 보여주고 있다. 조직상부(?)가 비정상적인 방침을 풍풍 싸질러 대든 말든. 수십만의 충실한 ‘당원’들은 그 방침을 충실히 따르고 있지 아니한가? 세상에 이런 조직력이 또 어디 있겠느냔 말이다.

(보수교회들이 주최한 일련의 집회들, 다 이해가 안 되지만 그 중 최고로 이해 안 되는 집회는 ‘성조기’나오는 집회이다. 미국이야말로 현대의 로마일진대, 예수의 어린 양을 자처하는 수십만이 모여 ‘로마’의 기를 내걸고 기도를 하다니.-_-;)

민주노동당 상황은? 안습!

반면, 민주노동당의 상황은 그야말로 안습(안구에 습기차다의 준말)! 교회는 말도 안 되는 집회에 수십만 명씩 굴떡굴떡 동원하는 판에 민주노동당은 말 되는 집회에 1만 명 동원하기도 허덕허덕한 판국 아니던가?

하여튼 말이 되든 안 되든, 교회의 조직력만큼은 부럽고도 부러운지라, 이러한 조직력의 비밀을 알고자 짬을 내서 교회에 한 번 나가봐야지 했으나, 타고난 게으름 땜에 차일피일 미루던 게 어언 10년.

마침 친구의 반 강권으로 어제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다녀보니 첫날부터 민주노동당과는 다른 점 몇 가지가 있더라.

1. 일단 지대한 관심을 보여주더라.

안타까운 얘기지만, 내가 다녀본 민주노동당의 몇몇 지역위원회는 전혀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사람이 오든 가든, 자기 얘기만 쫑알쫑알 하는 사람이 ‘유독’ 민주노동당에 많은 듯 하다.

새로 사람이 오면 그 사람이 관심 있을 만한 주제에 대해 얘기도 걸고, 또 그 사람 얘기도 잘 들어주고 하는 게 기본 아닌가? 사실 ‘진보’ ‘운동’ 이라는 게 일정정도 제 잘난 맛에 하는 면이 있는 건 사실이고, 그 제 잘난 맛 때문에 세상의 온갖 시련을 견뎌낼 수 있는 거긴 하지만, 이건 좀 아니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자기 얘기만 ‘쫑알쫑알’ 하는 사람들

허나, 교회는 달랐다. 처음 가니, 말거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은지… “나이는 뭐예요?” “하시는 일은 뭐예요?” “저녁 먹고 가세요!” 누구나 대접받고 싶어 하고, 관심 받고 싶어 한다. 더군다나 온통 첨 만난 사람들 일색인 경우에는 더더욱.

2. 재밌고 가벼운 이벤트가 있더라.

그야말로 용기를 내어 처음 간 교회. 첫날부터 나한테 ‘삼위일체가 어떻고, 이단이 어떻고’했다면 그 다음부턴 교회 앞으론 안 지나가고, 혹 교회 사람이라도 만날까봐 인적이 드문 길로만 다녔을 것이다.

그러나 첨 갔던 교회에서 청년부 예배 뒤에 예쁜 처자가 나에게 내민 것은 ‘나에겐 어떤 영성(능력)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류의 설문 조사지였다. 내가 무슨 능력이 있고, 무슨 잠재력이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으랴?

열심히 응하고 결과를 받아보니 나에게는 선교사, 손님접대, 지혜의 능력이 있고 상담, 기부 등등의 잠재력이 있었다!(교회가 나의 잠재력을 높이 사 건축헌금 내라 하는 거 아닌지 걱정이다.-_-;) ㅎㅎ

민주노동당의 문을 첨 두드리는 사람의 성향도 참으로 다양할 것이다. 자본주의에 대한 타오르는 분노로 입당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저 노회찬이 좋고 심상정이 좋아서 입당하는 사람도 있을 거란 말이다.

근데 그런 사람을 붙잡아 놓고 ‘한미 FTA가 어떻고, 현 정세가 어떻고’ 하는 고리타분한 얘기만 늘어놓는 거 보다는 흥미를 갖고 해볼 수 있는 가벼운 이벤트 같은 걸 만들어 보면 어떨까?

3. 적당한 성비

‘이게 뭐냐!’라며 분노할 사람 분명히 있을 테지만. 난 이거 참 중요하다 생각한다. 정치라는 게 어차피 시장에 떠도는 가담항설(街談巷說)을 거르고 거르는 행위 아니던가? TV 쇼가 온통 짝짓기 프로를 하고 있다면, 영감들처럼 ‘요즘 젊은 것들은 쯔쯔~’로 시작하는 류의 까대기만 하고 말 것이 아니라 왜 그리 열광들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는 거 아닌가?

젊은 처자들에게 이렇게 인기가 없어서야

아무튼 나도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잘 굴러가는 모임 가보면 항상 성비균형이 맞더라는 거. 반면, 민주노동당이 요즘 젊은 층한테 점점 인기가 없어지고 있고, 특히 젊은 처자들한텐 더더욱 인기 없어지고 있다는 거.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걸 ‘팔아야’ 한다는 점에서 교회나 민주노동당이나 다를 바 없는데. 교회는 청년 1, 2, 3부를 굴릴 정도로(내가 갔던 건 청년 2부였다. 무려 60명!)잘 돌아가는데 민주노동당은 청년1, 2, 3부는커녕 20대 신입당원 받기가 점점 힘들어 지고 있는 판국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교회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허구헌 날 매번 보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술이나 퍼마시지 말고, 당장 이번 일요일부터는 교회 한 번 나가 보는 게 어떨까?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불안한 영혼들이라는 점에서 민주노동당의 ‘확실한’ 잠재고객이니 가서 무슨 생각들 하고 사는지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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