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보험제 단계적 확대
    정의당 ‘단계적 접근 안돼’
    “임금 아닌 소득 기반으로 제도개혁해야···용두사미 또 반복하지 않길”
        2020년 05월 11일 04: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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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밝힌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의 단계적 확대 방침에 대해 정의당은 “이러한 단계적 접근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들을 상당 기간 방치하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하며, 임금이 아닌 소득을 기반으로 고용보험 제도의 틀을 전격 재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1일 오전 당 상무위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도입이라는 대통령의 선언은 환영하지만, 핵심 논점은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 것인가”라며 “임금 기반 구조의 현 고용보험제의 틀을 그대로 유지한 채 단계적으로 대상을 확대해나가는 방식으로는 고용보험제도의 사각지대를 온전하게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이같이 밝혔다. 현행 제도의 부분적 손실질이나 단계적 확대 수준으론 큰 정책적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코로나 위기는 여전히 취약한 우리 고용안전망을 더욱 튼튼히 구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아직도 가입해 있지 않은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보험 가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 특수고용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빠르게 해소해 나가겠다”고 했다. 다만 자영업자층의 고용보험 적용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고용보험 제도의 사각지대가 취업자의 절반 가까이에 이르고, 고용과 소득이 모두 불안정한 저소득층일수록 고용보험에서조차 배제된 현실을 감안할 때 단계적 접근은 매우 안이하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고용보험제도의 핵심 문제는 제도적으로조차 배제되어 있는 특수고용노동자와 자영업자 문제”라며 “특수고용노동자는 고용관계가 특정돼야 하고, 자영업자는 정부가 사용자의 역할을 대신하는 책임을 감당해야만 실업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다”고 짚었다.

    정의당은 자영업자층까지 포용하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임금이 아닌 소득을 기준으로 고용보험 제도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심 대표는 “이미 학계에서도 노동의 형태와 무관하게 국세청 신고 소득에 따라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의 고용보험 구조 전환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며 “임금이 아닌 소득을 기반으로 하는 전환 등 고용보험의 틀 자체를 전면 재구성하는 전격적인 방식을 택할 때만이 진정으로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여당의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소득주도성장을 제1의 경제정책으로 내세워놓고도 보수진영의 반발에 부딪혀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심 대표는 “대통령의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 선언은 앞으로 반복될 재난위기 대응과 고용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야기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책으로, 실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그동안 시급하고 중요한 사회경제적 이슈를 제기하는 데만 급급하고 결국 용두사미 되었던 여당의 행태가 또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확고한 정책의지 없이 정부여당 내에서조차 엇박자를 반복하다가 결국 을과 을의 싸움으로 훼손돼버린 소득주도성장 실패의 교훈을 정부여당이 잘 새겨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노동계도 자영업자를 배제한 고용보험제도 손질 방침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노총은 10일 논평에서 “총선 이후 정부와 여당이 앞다퉈 전면 검토한다던 전국민고용보험제 도입은 ‘기초를 다진다. 점진적 확대’ 등으로 후퇴하는 양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 경제전시 상황에서 국가가 전 국민의 고용을 책임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며 “영세 자영업자를 포함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재원 마련에 모든 국민이 협조해 달라고 호소해야 한다”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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