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우리가 옳다!』 외
        2020년 04월 25일 12: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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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옳다!> – 세상을 뒤흔든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7개월

    이용덕 (지은이)/ 숨쉬는책공장

     

    “노숙농성이 뭔지 몰라 ‘고데기’를 가져왔지만,
    길거리 노숙농성장에서 ‘고데기’를 쓸 방법은 없었다.
    처음엔 텐트도 천막도 없이 맨바닥에서
    홑이불 하나씩 덮고 잤다.”_본문 중에서

    3교대 근무라 가족들을 챙기며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일을 시작했다는 40대, 50대 여성 노동자들. 가족들 생각이 가장 우선이었던 그들이 집이 아닌 거리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고공노성을 하며 거리로, 한국도로공사 본사 앞으로, 청와대 앞으로 나섰다. 차디차고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청하고, 화장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게 한 누군가들로 인해 용변을 참아 가며, 비를 맞으며 끼니를 해결하고, 먼지가 많아 피부병에 걸리고, 진압하려는 경찰들로 압사당할 것 같은 공포와 위험을 감수하면서 하늘을 이불 삼아 지냈다. 평생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이제는 나로 살고 싶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모두 여성인 것은 아니다. 전체 중 80%가 조금 넘는 수가 여성으로 여성 노동자가 다수를 차지한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한 평도 안 되는 부스 안에서 팔을 비틀고 앉아 일했다. 각종 서류 정리, 미납 고객 전화, 화장실 청소, 민원실 청소, 숙소 청소, 차로 풀 뽑기, 눈 치우기 등 부스 밖 일도 많았다. 거기에 끔찍한 고용불안과 지독한 차별까지 참아 내야 했다.

    “소장은 맨날 너희들 잘린다는 말을 밥 먹듯 했어요. 이력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면서. 15년을 근무했는데 매일 살얼음판 위에 있는 것처럼 살았죠. 하루하루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가슴 졸였어요. 모욕적이고 자존심 상했죠.”_본문 중에서

    노동자들은 ‘고객’의 욕과 성희롱이 쏟아져도 방어할 수가 없었다. 항의를 했지만 사장이나 관리자들은 모른 척했다. 그 화를 참느라 노동자들은 몸과 마음이 병들었다. 그래도 일을 해야 했기에 그렇게 10년, 15년을 버티고 또 버텼다. 그러다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자회사로 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회사는 사실상 또 다른 큰 용역업체와 다르지 않았는데, 법원도 도로공사가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해야 한다고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로공사는 자회사 전환을 밀어붙였다. 자회사로 전환하지 않는 노동자들 앞에는 ‘해고’가 기다리고 있었다.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노동자들은 힘을 모아 일어서기로 했다. 일자리를, 노동을, 나를 지키며 이제는 나로 살아 봐야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겪어야 했던 불안과 차별, 폭력은 대한민국 천백만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겪고 있는 참혹한 고통이다. 그래서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싸우자고 소리 높였다.

    “우리의 투쟁은 단순히 우리가 직접고용을 가기 위한 투쟁이 아닙니다. 천백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싸움입니다. 우리가 반드시 이 싸움 이기고 직접고용을 쟁취해야만 앞으로 우리 후세들에게도 비정규직 없는 좋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싸움 절대 질 수 없는 싸움입니다.”_본문 중에서

    “저는 나이가 많고 직접고용이 된다 해도 얼마 다니지 못합니다. 후배들이 많습니다. 정말 이 나라에 비정규직이 많습니다. (중략) 제 60 평생에 이런 일을 언제 해 보겠습니까. 후배들을 위해, 비정규직을 줄이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습니다.”_본문 중에서

    《우리가 옳다!》는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투쟁한 7개월 동안의 처절하고 생생한 목소리와 기록을 담은 동시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과 고통을 보여 준다. 또한 투쟁 과정의 면면을 아로새기며 의미를 짚어 보고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품게 한다. 노동자운동을 하고 있는 필자 이용덕은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직접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투쟁하며 이 기록을 남겼다. 책의 7장에는 역시 톨게이트 투쟁을 함께한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차헌호 지회장과 KEC지회 이종희 전 지회장의 글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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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러 굴러>

    이승범 (지은이)/ 북극곰

    커다란 친구들 사이에 낀, 아주 작은 개미

    커다란 숲에는 크고 작은 동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커다란 코끼리와 코끼리보다 작은 곰, 곰보다 작은 여우, 여우보다 작은 닭, 닭보다 작은 개구리, 그리고 개구리보다 작은 개미입니다. 어느 날 친구들은 빵 부스러기를 먹고 있는 개미를 놀려 댑니다. 몸집이 작으니 똥도 작을 거라고요. 개미는 화가 나서 외칩니다.

    “아니야! 내 똥은 아주아주 커!”

    속상한 개미는 걷다가 산꼭대기까지 올라갑니다. 빵 부스러기를 너무 많이 먹은 걸까요? 갑자기 배가 아파옵니다. 개미는 똥을 누고 자기 똥을 가만히 봅니다. 똥이 굴러 가기 시작합니다. 산 아래로 계속 굴러 굴러갑니다. 앞으로 개미의 작은 똥은 어떻게 될까요? 과연 숲속 친구들은 무사할까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굴러 굴러』의 유쾌한 반전은 상식을 뒤집습니다. 개미의 작은 똥이 보여주는 어마어마한 위력은 모두를 놀라게 합니다. 그 위력은 개미 본인조차 몰랐던 숨은 능력입니다. 『굴러 굴러』는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통쾌한 일침을 가합니다. 속 시원한 사이다 같은 그림책입니다. 우리 안에 숨겨진, 놀라운 가능성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 『굴러 굴러』입니다.

    공감과 이해의 길을 여는 감정 그림책

    작은 개미는 짧은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드러냅니다. 즐거웠다가, 화가 났다가, 속상했다가 또 다시 화가 나지요. 친구들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지고, 이내 배를 잡고 웃기도 합니다. 바로 이 감정이 우리의 마음이고 우리의 영혼입니다. 그림책 『굴러 굴러』를 보는 동안 독자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개미의 감정에 공감합니다.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감정도 이해하게 되지요. 『굴러 굴러』는 신나게 웃으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는 즐거운 감정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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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구하는 개 천둥이>

    김현주 (지은이)/ 아르볼

    내 이름은 천둥이, 119 인명 구조견이에요.
    사람들이 그러는데 내가 열두 명의 소중한 목숨을 구했대요….

    레트리버 여섯 남매가 태어났어요. 나는 그중 첫째로 태어난 천둥이예요.
    우리 엄마 아빠는 구조견이었어요. 나도 뒤이어 구조견이 되었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숨바꼭질, 아차차! 수색 훈련이에요.
    우리 구조견은 사람 핸들러와 짝을 이루어 함께 훈련하고 출동해요.
    힘들 때도, 무서울 때도 있지만 나와 태호는 문제없어요.
    우리는 환상의 짝꿍이거든요!

    재난 현장을 누비는 숨은 영웅

    등산객.치매 노인.어린이 실종, 화재.폭발로 인한 붕괴 사고, 지진.해일 등의 각종 재난 현장을 누비며 사람을 구하는 개들이 있습니다. 바로 ‘인명 구조견’입니다. 인명 구조견은 사람보다 1만 배 이상 뛰어난 후각과 40배 이상 발달한 청각으로 위험에 빠진 사람을 찾아내요. 구조견 한 마리의 수색 능력은 구조대원 30여 명보다 빠르고 정확할 정도지요.

    그런데 구조견들이 처음부터 구조견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건 아닙니다. 어렸을 때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구조견이 될 수 있습니다. 구조견이 되고 난 후에도 매일같이 훈련을 받으며 끊임없이 실력을 갈고닦지요. 구조대원 못지않은 숭고한 헌신과 인내가 필요한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거예요.

    무섭지 않아요~ 사람을 구하는 개예요

    대부분의 구조견은 레트리버, 셰퍼드, 말리노이즈, 보더콜리 같은 몸집이 커다란 견종입니다. 그래서 이들을 만나면 깜짝 놀라거나 겁을 먹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개를 풀어놓으면 어떡하냐고 화를 내는 사람도 있고요. 하지만 구조견은 사람을 찾고 구해 내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기 위해 반복해서 훈련을 받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 있어도 흥분하지 않고, 사람을 공격하거나 해치지 않지요. 그러니 이들을 만나면 겁먹지 말고 다정하게 대해 주세요. 구조견은 우리가 존중하고 고마워해야 할 또 하나의 구조대원이랍니다.

    천둥이가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 따뜻한 감동 속으로

    2017년 12월, 한 인명 구조견의 은퇴 기사가 실립니다. 사진에는 헬리콥터를 배경으로 먼 곳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나이 든 골든레트리버가 있었어요. 6년간 12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하고 현장을 떠나는 천둥이의 모습은 작가의 머릿속에 깊이 남았습니다.

    그 기사를 시작으로 작가는 천둥이를 길러 낸 현광섭 교관, 천둥이와 6년간 함께한 서태호 핸들러, 그 밖에 전국에서 활동하는 구조견들을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다, 아니, 꼭 들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생각에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부산소방재난본부, 한국애견협회, 한국인명구조견협회 등 여러 기관에 속한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탭니다.

    그렇게 119 인명 구조견으로 활약한 천둥이의 견생(犬生) 스토리는 그림책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천둥이의 어린 시절부터 구조견 학교에서의 훈련, 구조견 활동, 핸들러와의 우정 등 귀엽고 따뜻한 그림 안에 재미와 감동을 가득 담아서 말이지요. 책의 뒷부분에는 인명 구조견에 대해 소개하고, 천둥이의 실제 사진을 공개하는 마롱 리포터의 활약이 펼쳐지며 흥미를 더합니다.

    우리나라에 인명 구조견이 도입된 1998년부터 지금까지 인명 구조견은 5,500여 회 출동하여 400여 명을 구조하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인명 구조견을 가깝게 느끼고,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 땅의 모든 천둥이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구조대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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