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통합 김대호 3~40대 비하 발언
    김종인 “개인적 성격상 문제”···사과 권고
    열린민주당 주진형 음주 문제 발언 등에 당 지도부는 옹호 “우리는 상승세”
        2020년 04월 07일 01: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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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5 총선을 코앞에 두고 또 다시 각 정당 후보들의 막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에 이어, 서울 관악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김대호 후보가 30대와 40대를 지목한 세대 비하 발언까지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앞서 주진형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는 자신의 음주운전 이력에 대해 “결격사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후보들의 문제적 발언은 선거 때마다 돌출적으로 나오지만, 중요한 점은 이후 당 지도부의 대처다. 미래통합당의 경우 후보들의 실언을 “개인적 실수”라며 당과 분리하면서도, 당 차원에서의 수습을 위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전날인 6일 서울 현장 선거대책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의 개인적인 실수이기 때문에 제가 뭐라고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당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을 개인적인 발언으로 축소하며, 당과 분리하는 전략을 편 셈이다. 그러면서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앞으로 불일치한 얘기는 저와 협의가 안 되면 얘기가 안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미래통합당 ‘n번방 사건 TF 대책위원회’는 7일 “각종 성범죄 사건과의 전면전을 선포한다”고 밝히는 등 황 대표가 만든 논란을 진화하기에 바쁘다. 다만 미래통합당은 TF위원으로 버닝썬 사건 제보자인 김상교 씨를 위원으로 임명, 김 씨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n번방 사건’과 같은 성 착취 범죄 사건을 얼 만큼 외면하고 은폐까지 시도했는지를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성범죄 사건을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향한 정치 공세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 관악갑에 출마한 김대호 미래통합당 후보의 세대 비하 발언도 논란이다. 김 후보는 6일 서울 현장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만난 60, 70대의 유권자가 지지를 보낸 다면서 30, 40대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60, 70대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발전을 이룩했는지 잘 아는 데 30, 40대는 그런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태어나보니 어느 정도 살만한 나라여서 이분들의 기준은 유럽이나 미국쯤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60·70대에 끼어있는 50대들의 문제의식에는 논리가 있다”며 “그런데 30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비난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해당 논란을 후보자 개인의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 사람이 개인적으로 자기 느낌을 얘기한 것”, “자기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소리를 불쑥 내뱉어서 좋지 못한 것을 내비췄는데 그 자체가 (당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후보의 거취에 대해선 “스스로 자기가 가장 얼마만큼 잘못을 느꼈느냐에 따라 판단하고 자기가 알아서 결정할 사항”이라며 “후보가 된 마당에 사퇴가 쉬울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김 후보의 발언이 나온 당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도 “그 사람의 성격상 문제다. 어느 개인이 무슨 한마디 한 걸 당의 입장처럼 보도하는 건 삼가줬으면 좋겠다”며 “30, 40 세대가 우리나라의 중추를 이루고 있어서 이번 총선에서 비교적 냉정한 평가를 할 거라 본다”고 진화에 나섰다.

    미래통합당 선대위는 후보의 사퇴 또는 제명 등의 조치를 검토했으나 후보가 거부하자 사과 권고로 마무리했다.

    민주당 또한 이해찬 대표의 “부산은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발언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이다.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7일 오전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지상 철도가 지나가는 부분이 낙후돼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지하화해서 지상을 개발하겠다, 조금 더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철도 주변이 낙후돼 있다는 표현이었다”며 “핵심적인 얘기는 결국 철도를 지하화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주진형 음주운전 문제 발언에 열린민주당 지도부는 오히려 옹호

    반면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만든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은 후보들의 문제적 발언, 과거 범법 행위를 대하는 태도는 남다르다. 주진형 비례후보의 음주운전 이력에 대한 당 지도부의 안이한 태도가 대표적이다.

    주 후보가 음주운전 이력을 스스로 밝힌 후 논란이 일자, 손혜원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24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12년 전에 단 한 번 음주운전에 걸렸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주 후보 아들의 국적포기, 병역회피 의혹에 대해서도 “본인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공관위원들은 너무 당연히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린민주당은 처음 시작부터 계속 상승 곡선이어서 12~15명까지는 충분히 당선할 것”이라는 자신감까지 내비쳤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음주운전은 살인행위” 처벌 강화를 지시했고, 이에 따라 국회에서도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 제정했다. 각 정당에선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는 기준까지 마련하는 등 여론에 민감하게 대응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하는 열린민주당은 소속 후보의 음주운전 이력이 10여 년 전 일에 불과하다며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주 후보 본인도 음주운전이 국회의원으로서의 결격사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주 후보는 바로 다음날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 자신이 자랑스러운 건 아니지만 국회의원에 나오는데 그렇게까지 심각한 결격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그것에 대한 판단은 결국 당원이나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 비례 6번을 받아 당선권에 안착한 신장식 후보는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 이력으로 논란이 되자 후보직을 사퇴한 바 있다. 당시 여권 지지자들은 신 후보의 음주운전 이력을 문제 삼으며 정의당을 향한 강한 비판을 쏟아낸 바도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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