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아주 전투적인 사용자임이 폭로되다"
    By tathata
        2006년 09월 08일 04: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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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자원부가 발전노조의 파업을 주도한 노조 간부를 고소하고, 파업 복귀자에 대해서는 징계처리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사의 자율적인 협의’를 강조해온 정부가 발전회사의 노무관리에 직접 개입하여 노조 탄압에 앞서왔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8일 오전 산자부 내부문건을 공개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산하 산하기관 노사갈등 해소에 힘을 쏟아야 할 정부부처인 산자부가 오히려 강압적 노조탄압을 진두지휘한 사실에 밝혀졌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단 의원이 이날 공개하는 산자부 문건은 지난 4일 부산 MBC 라디오에 출연해 ‘욕설 파문’을 일으킨 바 있는 황규호 산자부 전기위원회 경쟁기획팀장이 작성했으며, 정세균 장관의 직인이 찍혀 있다. 산자부 문건에는 노조의 파업이 임박한 시기부터 파업 돌입 이후까지 과정에서 발전회사가 대체인력 투입, 노조 간부 고소고발과 징계조치 등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 산자부는 5개 발전회사에 공문을 보내 발전노조 파업에 대한 조합원 고소고발, 파업의 손실에 따른 구상권 청구 등을 지시했으며, 이가운데 일부는 그대로 시행됐다.
     

    "근무질서 유린, 법과 질서 엄정대처" 지시

    산자부는 발전노조와의 교섭이 진행되던 지난 8월 14일자 ‘시행 경쟁기획팀-51’라는 비공개 공문을 작성하여 5개 발전회사에 보냈다. 이 문건은 지난 8월 1일 노조가 한국전력공사 본사의 사장실의 로비를 점거한 사건과 관련, “사장실을 집단으로 불법 침입 및 내부자료 무단촬영 및 배포 가담자 8명에 대한 5개 발전사 사장 공동명의로 징계”, “노무주간사 주관으로 고소 및 고발 및 사법처리” 등을 지시했다.

    또 “남동발전 간부진에 대한 폭언 및 폭행자에 대한 징계 및 사법처리 등을 조속 시행하여 앞으로는 임단협과 무관하게 근무질서를 유린하는 등 법과 원칙에 벗어난 행위 및 동 행위자에 대한 근무기강을 철저히 확립하여 업무수행에 만전을 기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명시해 산자부가 발전회사 조합원에 대한 사법처리를 명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업 동참 시에는 무노동 무임금, 경찰관서 협조체제 구축"

    마찬가지로 교섭이 진행되던 지난 8월 29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회부 보류결정에 대한 조치도 내려졌다. 산자부는 ‘시행 경쟁기획팀-68’이라는 문건에서 “부분파업을 산별적으로 자행할 우려가 예상”된다며, “노조원들이 본연의 업무를 거부하고 파업에 동참할 경우,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으로 지시했다. 또 “시설점거 우려가 있을 경우,관할 경찰관서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파업에 대비하여 “발전운영인력 등에 비례한 노무인력을 보강 배치”토록 했다.

    발전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지난 4일에는 ‘시행 경쟁기획팀- 75’의 ‘9.4 발전파업 관련 후속 조치’라는 제목의 문건에서는 파업 참여 조합원에 대해 ‘무단결근 처리’를 하고, 9월 4일 13시 이후에 업무에 복귀한 자는 “징계절차에 따라 조치하고, 특히 7.12 근무자 무단 이탈자로서 파업가담자의 경우 가중 징계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또 “특히 회사 비품 파괴 등 재산상 손해를 입힌 부분에 대하여는 구상권 청구 등을 엄정 조치하여 주시기 바라며”라고 적시돼 있어 손해배상청구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자부가 이처럼 발전회사에 지시한 사항은 실제로 실행됐다. 한국전력공사 본사 사장실을 점거한 사건에 대해 발전회사는 노조 간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으며, 부분파업 우려에 대한 조치로 “회사업무와 노조업무를 겸임하던 일부 지부장에게 ‘노조활동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 지도부 21명 고발하고, 복귀서 작성 강요

    이밖에도 발전회사는 파업 복귀 결정 이후 조합원들에게 ‘복귀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하여 9월 4일 13시 이후 복귀한 조합원들에 대한 산자부의 징계조치 절차를 그대로 시행했다. 발전회사는 발전노조 지도부 21명에게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단병호 의원은 “이번에 공개된 산자부의 문건이 모두 ‘비공개’ 처리된 점으로 볼 때, 아직 공개되지 않은 공문과 구두지시까지 합할 경우 그 숫자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 의원은 “산자부는 배후에서 진행해 온 노조탄압을 멈추고, 발전노사가 자율적인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춘민 발전노조 대협실장도 “이번 문건으로 말로만 돌았던 산자부의 ‘발전회사 배후설’이 사실임이 드러났다”며 “지금이라도 허수아비인 발전회사가 아닌 산자부가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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