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적자·효자론···정치 희화화
    총선 정책과 공약은 없고 말장난만
        2020년 03월 30일 12: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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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권 인사들이 중심이 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연일 볼썽사나운 설전을 벌이고 있다. 개혁적인 총선 공약이나 정책을 통해 전체 유권자를 설득하고 민주·개혁진영의 전체 파이를 키우려 하기 보단, 기존의 확고한 민주당 지지층의 표심에만 기대어 제로섬 게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그간 개혁을 주창해왔던 여권 인사들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 희화화’에 가담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30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열린민주당은 민주당의 효자정당’이라는 열린민주당 측 주장에 대해 “그런 자식 둔 적 없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이 민주당과의 관계에 대해 적자, 서자 얘기가 나오자 “우리는 효자 정당”이라고 한 것에 선을 그은 것이다. 앞서 손혜원 열린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같은 매체에 출연해 “우리는 효자”라며 “나중에 당이 어려울 때 언제나 부모(민주당)를 부양할 마음가짐이 있는 효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 이후 민주당과의 합당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열린민주당이 민주당을 등지고 나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하고 있는 민주당은 열린민주당과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확고한 여권 지지층의 표심 일부가 열린민주당으로 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민주당 비례후보들이 더불어시민당 비례순번 후순위에 배치돼있어 여권 지지층이 열린민주당에 표를 던질 경우 민주당 후보 당선자는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지지층 확대에 무게를 싣기 보단, 확고부동한 지지층의 표심을 둘러싸고 누가 더 많이 가져갈 것인지 ‘적자’, ‘서자’, ‘효자’ 등의 표현을 써가며 실랑이를 벌이는 것.

    시민당 대표와 이해찬 민주당 대표. 오른쪽은 열린민주당 주도한 손혜원 정봉주

    이근형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추천한 비례대표 후보자들을 더불어시민당 쪽에 다 보내놓고 20명을 보내 놓았다. 그쪽으로 저희 민주당 지지층이 많이 한 표도 빠짐없이 가줘야 민주당 후보자가 당선되는 현실적인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총선 후 열린민주당과 합치면 의석수는 마이너스가 아니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합친다는 것 자체가 지금 상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열린민주당을 창당해서 끌고 가는 분이나 또 그 당의 비례대표 후보자로 추천된 분들이 많은 분들이 민주당에서 있다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나간 분들, 민주당에 공천신청을 했다가 탈락된 분들이다. 민주당 기준에 맞지 않는 분들”이라고 했다.

    ‘열린민주당이 몇 석 정도 얻을 것이라고 전망하느냐’는 물음에도 “그건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반면 열린민주당은 계속해서 민주당과의 관계를 과시하며 총선 후 합당 계획까지 발표하는 등 민주당 지지층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저는 (민주당을) 탈당한 것도 아니고,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도 아니고 (민주당을) 사칭하는 사람도 아니다. 민주당과 전혀 불편하지 않다”며 “당 대 당 차원에서도 껄끄럽지 않다.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것은 서로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이 높은 지지율을 얻으면 민주당 지지율이 낮아서 후순위로 배치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어려워진다는 민주당 내 고민에 대해선 “큰 차원에서 보면 좋겠다. 애초에 비례정당은 미래를 참칭하면서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는 세력의 의석수를 최대한 줄여야 된다는 절박감에서 어쩔 수 없이 택한 방향”이라며 “그쪽의 의석을 최소화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민주당의 역할은 (미래한국당의) 의석을 줄이고, 민주·개혁진영의 의석이 최대한 늘어나는 데 있어서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이번 선거에서의 소명은 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총선 후) 가장 좋은 모습은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합해서 교섭 단체를 완벽하게 구성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조국 사태 당시 민주당의 아스팔트 지지층을 제외하고 보수·중도·진보층 전반적으로 정권에 대한 비판이 높았다는 점을 환기해보면, 일각에선 노골적으로 ‘친조국’을 내건 열린민주당이 보수정당 의석을 최소화하는 데에 기여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개혁진영의 파이 확대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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