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주의적 가치 실현 없이 고통 안 없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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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9월 08일 12:3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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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전망에 따라 2007년에 제출할 수 있는 우리의 대선강령은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이 될 것이다.

    대학 국유화, 공공 주치의, 노동자 선출 이사 과반수… 

    정권 5년 임기 내에 모든 대학의 국유화, 특성화대로의 전환. 고교까지 무상교육. 대학등록금은 정권 임기 내에 현재 대학평균등록금의 50% 수준으로 하향. 공공주치의 제도 도입. 건강보험 완전 적용. 모든 병원 이사회에 절반의 공공이사제도 도입.

    1가구 1주택을 기본으로 한 사회주택의 실현. 공공보육시설 70% 이상 확충. 민간보육교사의 공공보육교사 전환. 누진세 확대. 보유세 1%로 선진화. 군축과 국방비 삭감. 법인세 OECD 평균 수준으로 상향. 일반 기업 이사회 절반을 노동자가 선출하는 민주이사회 제도 도입. 민주이사회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기업에 차등누진과세, 공공입찰 제한. 시중은행에 대한 공공통제권의 확립 등등…

    위에 예시한 선거강령은 많은 논란이 될 수 있다. 보수세력으로부터는 극단적인 공격에서부터 ‘망상에 불과한 헛소리’라는 소리까지 들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주의적 가치의 실현 없이 양극화와 빈곤의 고통이 사라질 수 없음은 분명하다.

    우리 내부에서도 사회주의냐, 사민주의냐는 언명을 떠나서 이런 구체적 선거강령을 논의하다보면 대안적 사회체제에 대한 고민이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논의할 수 있는 것들은 민중들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

    "한미 FTA 협상 타결되면 의원직 사퇴" 선언해야

    그러나, ‘민주적 사회주의’를 입으로 되뇌인다고 해서, 그리고 과격한 발언을 많이 한다고 해서 민중들이 우리를 저절로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 그에 걸맞는 진정성 있는 실천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그것은 단 한마디 말이 없어도 누구에게나 너무도 확연한 실천, 그런 실천이다. 그리고, 지금의 현실에서 그 가장 중요한 매개는 한미 FTA라고 나는 생각한다.

       
    ▲ 지난 8월28일 명동거리에서 있었던 한미FTA 협상 중단과 민생회복을 위한 민주노동당 전국순회 발대식.(사진=판갈이 이치열)

    지금 민주노동당은 한미 FTA를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제안했다. 나는 이 제안에 동의한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이것이 과거 민주노동당의 사안별 국민투표 요구와는 달리 전 당력을 기울여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고위원회나 의원단 회의 몇 번 한 뒤 기자들 앞에서 선언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8만 당원의 결의를 모으고, 필요하다면 당원 총투표를 실시해서 당원들에게 사안의 중요성을 납득시켜야 한다. 임시 당대회를 소집해서 한미 FTA 국민투표 실시를 압박하는 정치 집회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가 정권의 공세대로 계속 추진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나는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이, ‘한미 FTA가 통과될 경우 전원 의원직 사퇴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반대투쟁에 임할 것을 제안 드린다.

    원외 정당 각오하고 싸워야

    진정으로 책임지는 모습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결정적인 것을 포기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18대 총선 때까지 원외정당이 되더라도 이러한 절박함으로 대중에게 우리의 진심을 알리고, 동참을 호소한다면 민중들은 강력한 지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한미 FTA가 통과된다면 그보다 절망스런 결과는 없겠지만, 우리는 모든 미련을 버리고 원외정당, 거리에서 민중들과 투쟁하는 정당으로 돌아와야 한다. 물론 원외정당이 된다는 것은 수많은 중요한 것들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당이 언제 한 번 자신이 주장한 것을 책임지기 위해 뭔가 포기하고 스스로 고난의 짐을 짊어진 적이 있었던가?

    우리는 17대 국회의 소중한 시간들을 허비하고 이제 그 마지막 기회를 마주하고 있다. 2004년 총선의 성과인 의원단을 통해 민주노동당의 진심을 보여줄 수 있는 단 하나 남은 기회. 이 기회조차 과거처럼 소심함과 안일함으로 흘려 넘겨버리고 말아서야 될 것인가?

    동아시아 위기에 맞서, 반국수주의 동아시아 평화연대

    한미 FTA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질서, 세계화 이데올로기와 더불어, 향후 한국사회와 동아시아 민중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가 바로 동아시아 전쟁위기이다. 미국의 패권전략, 북미대립, 남북대결, 독도갈등, 중일대립, 중국-대만의 양안갈등 등 다양한 위기가 진행될 것이다.

    비록 실제로 전쟁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각국의 수구세력은 이를 빌미로 국민들을 참주선동하고 사회를 수구적으로 재편하려 할 것이다. 한마디로 평화진보세력의 위기이자, 동아시아 민중의 위기라 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이에 맞서는 우리의 비전은 무엇인가. 그것은 반국수주의 동아시아 평화연대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전투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대결을 양산하는 각국 우익 정부의 입장을 따를 것이 아니라, 우익정부에 맞서 각국 민중들이 대항할 것을 선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노동당의 의원이나, 지도부는 국수주의에 맞서는 한국사회 양심적 인사들의 행동을 적극 옹호하고, 동참해야 한다.

    이미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실천하는 동지들이 있다. 국기에 대한 경례거부 등 다양한 층위에서 개인의 양심을 옹호하고 평화운동을 벌이는 이들이 있다. 부천의 이용석 교사는 이로 인해 해임 바로 아래 단계의 징계인 정직 3개월까지 당했다. 민주노동당 의원단과 지도부는 이들을 옹호하고, 이를 다른 나라에까지 건너가 실천해야 한다.

    젊은이들을 격동시키는 정당이 돼야 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도쿄도 교육위원회에서 기미가요 제창을 거부하는 교사와 학부모를 징계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 맞서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가. 일본의 우경화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경화를 조장하는 정치세력에 맞서는 일본의 양심세력, 민중세력을 감동시키는 실천이 있어야 한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일본정부가 우경화를 위해 저지르는 행태를 한국 내에서부터 하지 않을 것을 결의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실천을 바탕으로 일본의 양심세력을 일깨워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반대하는 이용석 교사를 중징계에 처하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한다면 이런 것이 이율배반이 아니고 과연 무엇인가.

    지난 서울시장 선거 당시, 나는 모든 행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았다. 그런 것을 강요하는 것이 개인의 양심을 억압하는 것이거니와, 국제적인 평화주의에도 어긋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용석 교사를 옹호하기 위한 활동을 때맞춰 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 지난 지방선거 당시 유권자와 만나고 있는 김종철 전 서울시장 후보.  
       

    국가와 민족의 대립을 조장하는 우익세력에 맞서 적극적인 실천을 벌여야 한다. 이용석 교사를 옹호하고 한국정부를 비판하며,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정부의 우경화를 강력 비판하고 일본의 양심세력을 일깨워야 한다. 이러한 투쟁을 벌일 때야말로 민주노동당이 ‘실천’하는 평화정당임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고,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거대한 실천을 조직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이 중요한 것은 이것이 국수주의에 맞서는 매우 현대적인 쟁점이며, 자신의 양심을 지키며 살아가려고 하는 젊은이들에게 민주노동당의 진심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대책 없이 보수화되고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동아시아 평화’를 향한 작지만 거대한 민주노동당의 실천은 강력한 울림을 줄 수 있다. 젊은이들을 격동시키지 못하고는 진보정치의 미래는 없다.

    사회복지는 민주노동당과 노동자․민중운동이 만든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당의 실천과 더불어, 민주노동당의 또 다른 힘은 민주노총을 비롯한 대중조직에 있다. 만약 당이 자신의 이 숨은 힘을 살려내려고 노력하기만 한다면,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이라는 약속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펼쳐 보일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최근 청와대가 사회복지의 확대와 이에 따른 증세를 내용으로 하는 ‘비전 2030’을 발표하려 하자 여당이 비판하고 나선 적이 있다. 여당이 청와대 보고서에 반대한 주된 이유는 증세 문제에 있다. 사회복지를 확대하자면 결국 국가 재정을 확대해야 하고 조세구조를 서유럽 수준으로 바꿔야 한다. 간단히 말해, 세금을 늘려야 하는 것이다.

    GDP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걷는 북유럽 수준은 아니더라도 OECD 평균인 1/3 이상 수준이 돼야 한다. 열린우리당의 자유주의자들로서는 단지 표를 걱정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신자유주의적 신념에 맞지 않아서도 반대하고 나설 수밖에 없는 정책 목표다.

    이 대목에서 민주노동당이 나서야 한다. 서유럽에서도 사회복지를 확대하는 데 앞장선 것은 다름 아닌 사회주의자들이었고, 노동운동이었다. 우리라고 예외일 수 없다. 그래서 자유주의(공동체 자유주의든, 좌파 신자유주의든)가 아니라 민주적 사회주의가 대안인 것이다. 이것을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럼, 어떻게 몸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바로 당의 지반인 민주노총․전농 등 대중조직에 호소하고, 조합원과 농민회 회원들의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가능하다. 민주노동당의 대선 주자들, 의원들, 모든 당원들이 나서서 조합원과 농민회 회원들을 이렇게 설득해 보자.

    정치 총파업의 가능 조건

    “이제 사회 전체의 재분배를 통해서만 생활 소득을 보장할 수 있고, 그러자면 조세제도를 개혁하고 사회복지를 확대해야 한다. 그런데 자본가와 부유층이 증세를 거부하고 있어서 이게 안 된다. 특히 저들이 다져놓은 ‘감세 여론’을 돌파하는 게 문제다.

    이것을 누가 하겠는가? 우리가 나서자. 민주노총 조합원과 전농 회원들부터, 전반적인 조세개혁과 사회복지 확대를 전제로 증세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결의하자.

    법인세와 자산 과세(부유세 등)를 서유럽 수준으로 늘리고 근로소득세 누진율을 강화하며 자영업자에게도 공평 과세하라고 요구하자. 그리고 이렇게 확대된 재원은 반드시 사회복지 확대에 투입해야 한다는 것을 못 박자. 그런 조치가 함께 이뤄진다면, 근로소득세율이 조금 오르고 과세점이 낮아지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우리가 먼저 치고 나가자.”

    민주노총이, 전농이 아래로부터의 토론을 통해 이런 결의를 한다고 해서 곧바로 기득권 세력이 증세를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압박할 수 있는 힘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 민주노동당이 단지 말만 늘어놓는 게 아니라 실제로 조세 개혁과 복지 확대를 이룰 저력을 갖고 있다는 게 밝혀지게 된다. 사실은 정치총파업도, 지도부가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선언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이런 결의의 과정을 거쳐야 가능하지 않을까.

    과연 지금 민주노총 조합원이나 농민회 회원들이 이를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이것 없이 어떻게 18대 총선에서 다시 부유세를 이야기할 것인가? 이것 없이 어떻게 대선에서 자본가 정당들에 맞설 것인가? 그것은 또 다시 운을 기다리는 일일 뿐이다.

    누구냐가 아니라,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를 토론하자

    앞서 언급했듯이 당의 위기가 많이 거론되다 보니 사람들이 위기를 돌파할 방법으로 ‘누가 대선후보로 적합한가, 언제 어떻게 뽑을 것인가’를 두고 토론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러나, 누가 대선후보가 된다 한들 그가 민중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한국사회 변혁의 비전이 없다면 한계는 자명할 것이다.

    나는 다른 누가 아니라 민주노동당의 예비 대권 주자들부터 2007년 선거강령과 실천을 제안하고 스스로 그것을 실천하고 나서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아직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몇몇 동지들과 상의하여 이 무력한 당의 동면 상태를 타개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다소 거칠지만 문제의식과 제안을 제출하기로 하였다.

    민주적 사회주의를 중심으로 한 2007년 대선 강령, 동아시아 평화연대, 한미 FTA저지를 위한 과감한 실천, 사회복지와 조세개혁을 위한 민주노총․전농의 선도적 실천 등 일련의 제안에 대해 많은 분들의 활기찬 토론과 비판, 의견 제시를 부탁드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른바 당 지도부의 진지한 발언과 과감한 행동들이 촉발되기를 바란다.

    비록 이 글이 각 지역과 부문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지들의 현실적 고민을 적극적으로 받아안지는 못하고 있으나, 당 지도부의 과감한 실천이 민중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면 그만큼 지역과 부문의 동지들에게 큰 힘이 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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