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속내는
우리도 위성정당 만들자?
민주당 외곽 행동부대와 인사들 활용하나···정의당, 뒤늦은 결별 운운
    2020년 02월 26일 02: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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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안팎으로 비례용 위성정당인 ‘비례민주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 외곽 인사들이 비례민주당 창당의 필요성을 언급한 후, 당 일각에선 ‘청년민주당’과 같은 구체적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뒤이어 일부 당 중진 의원들 중엔 공개적으로 비례민주당 창당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나섰다.

민주당과 공조해온 정의당은 심각한 분위기다. ‘민주당과의 정치적 결별’ 얘기까지 나온다. 26일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정치개혁을 포기하는 길로 간다면 정치적인 의미에서 민주당과 결별하는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혁입법에 대한 공조 파기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이날 미래한국당 저지특별위원회 발족식에서도 비례민주당 창당설이 언급됐다. 김종대 미래한국당 저지특위 위원장은 “민주당 일각에서 비례민주당 창당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국민들은 민주당의 정치개혁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더 확고한 태도 표명으로 이러한 논란을 종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비례민주당 창당설에 대해 “선거제도 개혁의 대의 훼손”, “미래통합당의 반개혁적인 불법적 행태에 대한 면죄부”라고 강한 우려를 표했고, 강민진 대변인 또한 “비례민주당의 가시화는 민주당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민주주의 붕괴 수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의당 “비례민주당 창당하면 민주당과 정치적 결별”

박원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당 밖에서 비례민주당 창당을 추진하고) 민주당이 비례명부에 민주당 후보들을 공천 안 하는 단계까지 간다면 그건 정말로 위성정당”이라며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통해 정치개혁을 포기하는 길로 간다면 정치적인 의미에서 민주당과는 거의 결별하는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미래한국당은 우리 정당정치를 희화화하는 잘못된 정치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물론 민주당도 강하게 비판해왔다”며 “그랬던 민주당이 이제 와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어서 표 도둑질을 하는데 우리가 도둑질 안 하고 어떻게 하겠냐고 하는 건 원칙이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비례용 위성정당의 일환으로 ‘청년민주당’ 창당설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청년을 이런 식으로 소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도 있다”며 “민주당이 청년을 강조했으나 실제 영입 인사들과 예상되는 공천 결과를 보면 청년이 없다. 그런데 이제와서 비례민주당을 위해서 청년 정치를 급조하는 게 얼마나 공감대를 살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비례민주당 창당을 추진하는 당 밖의 인사들을 ‘의병’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서도 “구한말에 나라가 망했는데도 관군이 백성들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 자구책으로 나온 게 의병이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 대해서 아무 책임도지지 않고 나라가 망한 상황이냐”며 “이치에 안 맞는 비유를 갖다 대는 일종에 견강부회”라고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박스 안은 윤건영 정봉주 손혜원

윤건영 “당 외곽 인사들이 비례민주당 창당할 수 있어”

민주당은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대해 ‘꼼수정치’라며 강하게 비판해왔으나, 최근 여권 인사인 손혜원 무소속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문재인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청와대 전 국정상황실장 등이 비례민주당 창당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왔다. 민주당 지도부는 비례민주당 창당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의병이라고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을 우리가 어쩔 수 있겠느냐”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비례민주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던 윤건영 전 실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 외곽 인사들이 비례민주당을 창당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당 밖이라는 것은 다양한 시민사회도 있고 학회도 있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미래한국당 창당에 대해 “비례정당은 개정된 선거법의 취지를 훼손하는 분명한 꼼수 정치가 분명하다. 국민을 속이려는 것”이라면서 “정치에서 꼼수로는 원칙을 이길 수 없지만 단기적인 싸움에서 꼼수가 민심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는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비례민주당 창당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이 바뀐 것이냐는 질문엔 “제가 답할 영역이 아니다. 당에서 이미 답을 한 것 같다”며 “원칙적으로 우리 당은 그런 부분을 검토하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제가 뭐 말씀드릴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은 청년민주당 창당설에 대해서도 부인하지만 당 안팎으로 요구가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청년위원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내 당으로서 전국청년위원회를 전국청년당으로 개편했지만 (비례용) 청년민주당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선 논의된 바가 없다”면서도 “‘청년 의병이라도 나서야 되지 않느냐’ 라는 의견들이 분출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만에 하나라도 전국청년당이 비례정당으로 등록할 여지가 전혀 없느냐’는 거듭된 질문엔 “없다. 현재는”이라고 답했다.

당 중진 의원들도 노골적으로 비례민주당 창당설에 힘을 싣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많은 당원들 사이에서 의병 정당을 만들자는 얘기들이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며 “개구리가 뛴다고 이렇게 돼버리면 민의가 완전 왜곡되기 때문에 이런 반칙 행위를 보고도 당해야 되는 것인가라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부에선 민주당이 미래통합당이 1당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지속적으로 조성하며 결국엔 위성정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건영 전 실장의 (비례민주당 창당) 발언은 ‘청와대의 의중인가?’라고 할 정도”라며 “‘청년민주당이라는 식으로 하자’라는 아주 구체적인 아이디어 제안까지 나왔기 때문에 (비례민주당 창당을) 하기는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안철수, 박지원 등 다른 야권 정치인들도 비판

민주당의 비례민주당 창당에 대해선 정의당 외에 다른 야당 정치인들도 비판적이다. 양당 중심의 정치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선거법 개혁을 주도해놓고 이제와 개혁을 사실상 무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기존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비례용 위성정당을 창당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특히 선거법 개정 자체를 주도한 여당이 취할 태도가 절대로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그렇게 힘들게 나름대로 통과를 시켜놓고 나서 입법 취지 자체를 망가뜨리는 것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도 전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민주당에서 (미래한국당 창당) 당시엔 그렇게 비판하고 이제 와서 비례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것은 명분도 시간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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