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회적 대화 의지 없는데 왜 참여하나"
By tathata
    2006년 08월 30일 06: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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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ILO 아태총회에서 29일 전격 철수 결정을 내림에 따라 ILO 아태총회가 파행을 겪고 있다. 한국 노사정은 물론 총회에 참여한 국제노사정단체 관계자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회에 참석한 정경은 민주노총 정책부장은 “한국노총의 갑작스런 행동에 국제자유노련을 포함한 국제노동단체들은 패닉상태에 빠져있다”며 “그들은 이런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노총이 이처럼 대규모 국제노동행사에 철수라는 ‘무리수’까지 두고, 오는 9월 2일로 예정된 노사정대표자회의마저도 불참을 심각하게 고려하겠다며 선언한 배경은 무엇일까.

직접적으로는 이날 오전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는 9월 7일 정부의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예고 방침을 발표하면서,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논의된 노사정간의 구체적인 ‘막후교섭’ 내용까지도 공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필수공익 사업장의 직권중재 폐지 등 핵심쟁점 사항과 관련, 양노총이 제안한 수정안까지도 언급하면서 로드맵 논의 과정을 비교적 소상하게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노사정대표자회의의 논의시한이 9월 4일로 임박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한국노총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 장관의 이같은 행위는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회적 대화를 추진하려는 노사의 노력을 외면한 채, 정부안대로 노사관계를 개편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개악의도를 명백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정부의 도발적 협상 파괴기도에 대하여 한국노총은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노사정 합의와 관계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입법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나, 회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 등은 사회적 대화를 할 의지가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길오 한국노총 선전홍보본부장은 “한국노총은 최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사회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 보려 했으나, 정부는 협상내용마저 공개하면서 사회적 대화의 판을 깨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민우 한국노총 정책국장도 “로드맵의 막판에 다다른 지금 전환기의 그림을 잘 그려야 하는데, 정부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으면서 노사합의도 되지 않은 사항을 그대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 장관이 노사정 3자 대화기구인 ILO 아태총회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더욱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는 여전히 노동계를 파트너로 삼기보다는 노정관계 위에서 군림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노사정 합의없는 로드맵 입법예고를 천명한 가운데 노사정대화기구인 ILO 아태총회에 참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강행의지가 그대로 드러난만큼 다음 주로 예정된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정부의 의지에 손을 들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로써 한국노총의 ILO 아태총회 철수는 앞으로 노사관계 로드맵 등을 논의하는 노사정대표자회의의 순항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화해무드를 보여왔던 한국노총과 정부와의 관계까지도 냉각기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노사정 대표자들은 현재까지도 로드맵의 핵심쟁점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이견차를 보이며 줄다리기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향후 구체적인 방향을 산별대표자회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밝혔다. 민주노총도 30일 오후 상임집행위원회를 통해 한국노총 철수에 따른 대응방안과 오는 2일로 예정된 노사정대표자회의의 방침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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