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교과서, "노동자 잠재적 폭동집단으로 규정"
By tathata
    2006년 08월 24일 10: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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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초중고 교과서의 일부 내용이 노동자 파업에 부정적인 편견을 담고 있거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노조에 대한 강경대응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학생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노동교육원은 노동부로부터 연구용역을 의뢰받아 초등학교 12종, 중학교 30종, 고등학교 30종 등 모두 72종의 교과서를 분석한 ‘한국노동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대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노동교육연구원은 일부 교과 내용이 “노동자를 잠재적 폭동집단으로 규정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 노동운동을 체제 위협요인으로 서술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사례로, 중학교 2학년 사회교과서(교학사, 170쪽)는 사회법이 생겨난 배경을 설명한 네 칸짜리 삽화에서 국가가 “노동자와 사업주간의 문제를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노동자들이 폭동을 일으키겠어”라고 고민하는 대사가 그것이다.

   
▲ 노동자를 폭력적인 집단, 계층으로 묘사하는 삽화 (사회, 중학교 2학년, 교학사, p.170) 
 

파업과 같은 노동자의 단체행동에 대해서도 부정적 편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 문화 」(대한교과서, 187쪽)에서는 노동자들의 집회사진을 수록하면서 이를 ‘혼란’으로 서술했다.

한국노동교육연구원은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은 헌법에 보장된 정당한 권리인데도 이를 두고 ‘혼란’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담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편견을 심어줄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 노동자의 단체행동에 대한 부정적 편견 사진(고등학교, 사회문화, 대한교과서, p187) 
 

또한 모든 교과서에서 노동과 근로, 노동자와 근로자라는 표현을 혼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 “노동학생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교육원은 이는 “노동과 노동자라는 표현에 대한 거부감이나 사회적 편견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하며, “학생들이 ‘육체노동자’와 ‘사무근로자’라는 식으로 구분하여 인식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용어통일성 등의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경제성장만을 주된 가치로 설정하고 노조탄압을 정당화하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고등학교 1학년 사회교과서(디딤돌, 229쪽)에는 ‘정부 규제가 적은 나라일수록 경제성장률이 높다’라는 주제를 다루며 1079년 이후 집권한 영국 보수당 정부가 노조에 대한 강경정책을 실시해 경제발전을 이루었다고 서술하는 내용이 있다. 노동교육원은 이것이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사회적 통합 지향이라는 노사정 협력과 사회적 파트너십 강화 방향과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한 송태수 노동교육원 교수는 “올바른 노동관과 진로선택을 위해 일과 노동에 대한 편견 없는 교육과 교재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노동교육원의 연구결과를 지난 7월에 교육부에 통보하고, 현행 교과서내용을 수정 보완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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