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자스민, 정의당으로
    심상정 “만나 입당 설득”
    "이주민 권리 위한 꿈을 정의당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뒷받침"
        2019년 11월 04일 12: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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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이 이자스민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을 영입한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주민과 소수자의 권리를 신장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이자스민 전 의원의 일관된 삶이 정의당이 추구해온 가치에 부합했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4일 오전 상무위원회에서 “우리 공동체가 더 강하고 따뜻해지려면 다양성이 살아 있는 다원주의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자스민 전 의원은 제가 직접 만나서 입당을 설득하고 권유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 대표는 이주민 문제에 관해 “우리 정치가 관심을 가져야 할 핵심 과제임에도 정치에서 배제돼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의당이 이번에 이자스민 전 의원을 영입한 것은 이주민들의 인권과 다문화 사회의 비전을 앞장서 실현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인재 영입의 기준에 대해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정치에서 배제된 사회적 약자들에게 마이크와 연단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그래서 그동안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 청소년, 성소수자, 이주민 등의 분야를 대표할 수 있는 당사자들을 영입하는데 주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이자스민 전 의원이 구 새누리당 출신 의원이라는 점에서 일부 문제 제기가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이자스민 전 의원이 자유한국당에서 보낸 ‘과거’의 시간은 정의당과 함께 할 담대한 ‘미래’에 비하면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이자스민 전 의원이 퇴행적인 자유한국당에서 외면 받았던 이주민의 권리를 위한 꿈을 정의당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힘껏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자스민 전 의원(사진=이자스민 블로그)

    이 전 의원의 정의당 영입의 물꼬를 튼 인물은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다. 지난해 김 의원이 이 전 의원을 만나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의원으로 활동을 했던 일들을 들은 후 당에 보고를 한 게 시작이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자스민법이 국회에 발의된 것을 두고 우리 사회의 뜻하지 않은 반응이 있었다”며 “원래 이 법의 대표발의자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었는데 당시 당대표로 가면서 법안 발의가 난처해져서 이자스민 전 의원이 하게 됐다. 법안 내용도 지극히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이 발의한 ‘이주아동권리보장 기본법’은 이주노동자의 자녀로서 한국 국적을 얻지 못했더라도 교육권과 건강권 등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 의원은 “불법 체류자인 경우 (한국에서도) 모국에서도 국적을 주지 않아 무국적자로 살아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2만 명에 육박한다”며 “UN아동권리협약에 의하면 난민이나 이주민들의 자녀들에 대해선 일정한 교육이나 복지혜택을 주게 돼 있다. 기본권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해당 법안은 다문화 가정 권리 보장에서 더 나아가 아동의 기본권에 관한 문제였지만, 이 전 의원은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에게 ‘우리가 낸 세금으로 불법 체류자를 지원해주자는 것이냐’는 무차별 비난을 받았다.

    이 전 의원이 이주민 문제에 더 관심을 쏟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정의당이 아닌 새누리당에 입당한 데에도 다른 사정이 있다.

    김 의원은 “이자스민 전 의원이 당시 새누리당에 들어간 것은 이주민 운동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권력이 필요했고 그래서 선택을 한 것”이라며 “(이 전 의원이) 새누리당 입당 전에 당시 민주당에도 입당 신청을 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는 안 받아줘서 새누리당으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자스민 전 의원이 가장 많은 질문이 ‘왜 그 당에 들어가셨어요?’였다. 그 당을 선택한 것이 적절하지 않았지만 그때는 거기(새누리당)밖에 받아주는 데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이주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이 전 의원만 있는 게 아닌데, 굳이 새누리당 당적을 가졌던 인사를 영입해야 할 이유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 정치가 이자스민 의원한테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주민 관련 법안으로 이 전 의원에게) 혼자 십자가를 지게 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 전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이주민들 다문화가정, 국제적 난민이 된 2세대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포용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였다”며 “그런데 이걸 이자스민 의원 혼자한테 떠맡기고 남들은 비난하기 바쁘고 그렇게 해서 모진 고난을 감내하게 했다는데 저는 상당히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당시 새누리당 내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김 의원은 “이 전 의원에게 물어봤는데 자유한국당에서도 집단 왕따, 이 전 의원을 부담스러워하고 자산이 아니라 짐으로 생각하는, 이런 자유한국당의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한다”며 “오늘날의 자유한국당이 유달리 난민 문제 등 약자들의 문제에 대해 참 매몰차다. 그 당시에도 똑같았고, 그래서 오히려 그 안에서 더 외롭고 힘들었다는 얘기를 했다”며, 이 전 의원에게 들은 사연을 전했다.

    아울러 이 전 의원이 정의당 당적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결정 안 됐다”며 “본인이 정치할 수 있는 여건인지는 조금 더 기다려줘야 하고, 당직을 맡고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대해선 현재 의논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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