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변호사의 새로운 정치는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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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8월 11일 01: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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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오찬에서, 내년 대선후보 선출과 관련하여 "내부 사람과 외부 사람이 공정한 조건에서 경선도 하고 선장을 정하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는 이른바, ‘외부선장론’을 밝혔다.

노 대통령이 말한 외부선장론은 열린우리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당이 도입하기로 한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개방형 국민경선제도)에 당내 인사뿐 아니라 외부 인사도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일종의 ‘대선승리용 수혈론’으로 해석된다. 여기서 외부인사란 구체적으로 명망성 있는 시민운동(지도자)을 포함한다.

‘외부선장론’과 관련하여 여권의 구체적 영입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가 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박변호사는 정계진출 여부와 관련하여 “제가 다른 배에 타고 있는데 정치라고 하는 배에 옮겨타는 게 쉽지 않겠다”라고 정계진출에 부정적으로 답하면서 “제가 항해하고자 하는 목적지와 항로가 다르다”고 하였다.

이어서 박변호사는 “(정계로부터) 요청을 받은 지 벌써 10년도 더 된 것 같다”며 “(정치와 시민사회 활동이) 크게 보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제가 해 왔던 일들이 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상으로 노대통령이 제기한 ‘시민운동(지도자) 수혈론’화두와 이것에 대한 박변호사의 생각을 살펴보면, 제도정치의 한계와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 시민사회의 위상과 역할 등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게 많다.

첫째, 노대통령은 왜 ‘제도정치권 자체’에서의 후보선출이 아니라 외부수혈론을 검토할 수밖에 없었는가 점이다. 이것은 노대통령과 집권당의 리더십이 국민에게 신뢰와 지지를 받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위기의 자기 고백물’이자 대선승리를 위한 ‘도구적 합리성’으로 해석된다.

즉, 2002년 대선에서 국민 대다수가 노무현 대통령후보를 선택한 이유는 기존의 특권․기득권 정치권을 타파하고 시민이 정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정치’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노대통령의 리더십은 시민이 정치의 주인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인 사회양극화 해법에 그리고 충분조건인 ‘시민적 공론정치’(public realm)를 부활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둘째, 외부수혈은 위기의 제도정치권을 새롭게 변화시키는데 성공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동안 한국의 제도정치권은 정치권의 물갈이를 명분으로 선거 때마다 수혈을 해왔다.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DJ와 당시 집권당은 386운동권과 시민사회운동가를 수혈했고,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등은 물갈이를 위해 그렇게 했다.

그렇다면 그동안의 수혈효과는 있는가 하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16대에서 17대 국회 8년간의 수혈효과가 요즘의 비난받고 외면받는 정치현실을 본다면, 그 답은 부정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수혈효과는 부정적일까?

이것은 지난 17대 총선 때 민주노동당이 물갈이론에 맞서 ‘판갈이론’을 제기하였듯이, 정치권 자체가 스스로 ‘정치구조’를 현대화하려는 새로운 행위(action) 공간의 창출 없이 외부의 인사영입만으로는 한계가 많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제도정치에 관계하는 시민운동(지도자)은 바람직한 위상과 역할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이것은 지난 16대나 17대 총선 전후과정에서 시민운동의 대표자들과 활동가들이 제도정치권에 들어감으로써, 보수정당의 수혈대상이 되었던 점, 그리고 낙천낙선운동 및 물갈이 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시민운동과 시민운동가들이 새로운 정치(the political)를 포기하고 제도정치를 정당화해주거나 합리화해주는 보조단체로 전락하거나 그렇게 판단했던 오류를 적극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시민운동(지도자)이 제도권에 들어가게 되는 인식의 이면에는, 정치를 권력이나 권위를 사용하여 “서로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합리적이고 권위적으로 조정”하는 근대적인 의미의 권력적 정치(politics)를 다루는 제도권만이 정치영역이고, 따라서 시민사회(운동)은 ‘정치영역’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지배적인 것 같다.

하지만 시민사회(운동)는 권력적 정치가 아니란 점은 분명하지만, 권력적 정치(politics)를 넘어서려고 한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것(the political) 또는 정치적인 영역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시민사회란 단순히 국가의 권력과 시장의 자본이 초래하는 폐해에 대해 감시하고 견제하는 소극적 태도를 넘어서서 구성원간에 서로 협력하고 연대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시키고, 다양한 시민들 개개인을 상호 존중하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갈등과 경쟁관계로 나아가지 않도록 서로 소통, 토론, 연대하는 새로운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상의 논의를 정리해 볼 때, 박원순 변호사가 MBC 라디오에서 밝힌 생각과 소신은 국가-시장-시민사회간의 바람직한 관계를 이해하고, 제도정치권의 수혈론에 대응하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의견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론적으로 박원순 변호사가 행하고 있는 시민사회운동은 비록 ‘권력적 정치’는 아니지만, 권력정치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왔다는 점에서 새로운 정치(the political)로 이해할 필요가 있고, 따라서 박 변호사의 새로운 정치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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