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대선 전 정책-선거연합 불가피"
        2006년 08월 11일 09: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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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준 의원은 한나라당 소장개혁파의 코디네이터다. 그의 조정역은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히 두드러졌다. 경기지사 경선에서 김문수-남경필 후보단일화를 끌어낸 것도, 단기필마의 오세훈 전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밀어올린 것도, 배후에 그의 잠행이 있어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방선거를 전후로 욱일승천하던 한나라당 소장개혁파의 기세는 7월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비상하게’ 추락했다. 당 대표 경선은 박근혜-이명박 두 후보의 대리전 양상을 띠었고, 진흙탕 싸움 끝에 새로 들어선 지도부는 ‘도로민정당’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전당대회를 전후로 소장개혁파의 존재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소장파 역할 대선 다가오면 더 커져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소장개혁파의 영향력이 거품이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노회한 당원들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소장개혁파를 전략적으로 키웠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용도폐기된 소장개혁파의 위상이 급락한 것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소장개혁파의 실험이란 결국 손오공의 부처님 손바닥 위 놀음에 불과했나.

    박형준 의원은 <레디앙>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미래를 낙관했다. 박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과열경쟁의 폐해를 막을 수 있는 균형추의 역할을 해줄 당내 세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우리의 역할은 대선국면이 가까이 올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내 경선국면에서 소장개혁파의 역할을 ‘균형추’로 규정했다. 그는 "유력 대선후보들이 당을 뛰쳐나가지 않고 공정하게 경선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정당대회에서 보인 여러 안좋은 모습이 재연되지 않도록 균형추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선 경선에서 소장개혁파가 ‘심판’이 아닌 ‘선수’로 등장할 가능성에 대해 박 의원은 "균형추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플레이어가 필요한 상황이 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유보적인 답변을 내놨다. 소장개혁파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의 연대 문제와 관련해서는 "손 지사에 대한 우리의 기본 입장은 대단히 우호적"이라면서도 "우리가 누구를 앞장서서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손학규 지사에 대해 대단히 우호적이긴 하지만

    박 의원은 당내 소장개혁파의 이념적 좌표를 ‘공동체자유주의’, ‘중도보수’로 규정했다. 그는 "세계의 정치사가 그렇게 진행되고 있지만, 좌우파가 중도파로 수렴되는 경향이 있고, 우리나라도 그 추세를 거역할 수 없다"면서 "우리 정치를 중도우파와 중도좌파 세력을 중심으로 재편하려고 하면 가장 극복해야 할 과제가 좌우 교조주의"라고 주장했다.

    그는 "좌우 교조주의는 둘 다 전체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환상과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교조주의의 틀을 벗어나서 현실주의적이고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주는 세력의 등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전망하면서도, "완전히 안심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금년말부터 내년까지 정치적 역동성이 굉장히 높아질 것"이라며 "당이 이 과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집권가능성은 다시 안개 속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에서 보인 모습이 다시 나타난다면 과연 대선후보를 제대로 뽑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비전과 컨텐츠를 통해 한나라당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를 확신으로 바꿔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나라당이 집권했을 경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대선 승리 가능성 높긴 한데

    그는 "국민들이 제일 우려하는 게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권력을 남용하지 않을까, 기득권을 옹호하지 않을까, 정치부패가 다시 불거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내부적인 자정과 혁신운동을 가열차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의 정계개편에 대한 한나라당의 대응과 관련해 박 의원은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실패한 이유는 자기완결적이고 폐쇄적인 구조로 선거를 치렀기 때문"이라며 "내년 대선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정치연합 내지는 선거연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발 정계개편의 방법론에 대해 박 의원은 "일부에서는 당대당 통합을 얘기하는데,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과의 통합론에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대신 "외연 확대를 통한 개방적 국민정당"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정계개편 대신 ‘외연 확대 통한 개방적 국민정당’ 으로

    그는 "우리나라가 나가야 할 방향과 미래에 대한 비전과 컨텐츠를 제시하고, 그것이 예컨데 선진화라고 한다면, 선진화 세력을 결집하고 연대하고 통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며 "그것은 개인이 될 수도 있고, 집단이 될 수도 있고, 정당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당내 소장개혁파와 당 바깥의 ‘중도보수’ 세력을 묶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형성 가능성에 대해 박 의원은 "의도만 갖고 되는 게 아니다"고 톤을 낮추면서도 "여권의 변화 과정 속에서 정치지형 자체가 새로운 합종연횡을 추구하는 국면이 되면 여러가지 전략이 가능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어 "내년 정치환경에 따라서는 한나라당을 포함해서 외연을 확대한 중도우파세력이 새로운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 그 가능성까지를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현실 한국정치에서 중도우파를 대변하는 정당은, 만족스럽건 만족스럽지 않건, 한나라당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여당이 노 대통령의 탈당을 끌어낼 정치력이 있을까 의문"

    -대통령이 <연합뉴스>와의 대담에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한미FTA 문제에 대해 얘기했다. 발언의 내용과 방식을 어떻게 보나.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 우선 대통령이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그 자체가 국민들 불안하게 하는 것이다. 적절치 않다. 자신의 마음을 그렇게 격정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노 대통령의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최고지도자의 모습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큰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조용조용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고 큰 목소리를 내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한미FTA와 전시작통권 환수에 대한 정부의 접근법이 뒤바뀌었다. 한미FTA는 국내적 이해관계가 심각하게 엇갈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이견을 조정해가면서 가야 하고, 또 그 과정에서 큰 소리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 협상의 레버리지를 위해서도 좋다.

    반면 조용히 해결해야 될 전시작통권 문제는 확성기를 대고 소리를 엄청나게 키워서 동맹국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작전권 이양 문제는 당위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성의 문제고 상황의 문제다. 장기적으로 작전권 이양을 해야한다는 건 분명하지만 시기와 상황, 풀어가는 방식에서 현 정부의 정책은 적절치 않다.

    – 대통령의 대담은 다소 전격적인 감이 있는데, 그 배경이 궁금하다. 대통령이 다시 정치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 이런 반응이 나온다.

    = 노 대통령은 계속 정치를 해왔다. 지금껏 가만히 있었던 적이 없었다. 노 대통령은 정치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할 분이지 정치적 역할을 포기하고 국정운영만 할 성격이 아니다. 내년 대선까지 나름의 정치적 역할을 찾으려 할 것이고, 자신의 정치적 지분을 십분 활용하려고 할 것이다.

    – 역대 대통령 누구도 선선히 자신의 정치적 지분을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결국상황에 밀려 포기해야 했지만.

    = YS, DJ의 경우 측근이나 아들들의 비리 때문에 레임덕이 가속화된 상황에서 정권재창출을 위해 정치적 지분을 포기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직접 주도해서 창당한 장본인이다. 지역주의 극복이 창당 명분인데 그 과제는 지금도 미완으로 남아 있다. 노 대통령은 지고는 못 배기는 성격 같다. 노 대통령이 정치적 루저(패배자)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 YS, DJ의 경우 당이 거리를 둔 근거는 주로 주변 살람들의 도덕적 타격 때문이었다. 노 대통령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런 것이 아니라면 여당이 차별화할 꺼리가 마땅치 않아 보인다.

    = 노 대통령이 부패나 도덕적 문제로 곤경에 몰리지 않는 이상 탈당을 끌어낼만한 정치력이 여당에 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노 대통령쪽에서 ‘나갈 사람 나가라’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런 것이 내년 정국의 변수가 될 것이다.

    "정치는 한방에 끝내는 거 아냐, 개혁파 입지 넓혀갈 것"

    – 지방선거를 전후로 한참 기세를 올리던 한나라당 개혁파가 지방선거 끝나고 갑자기 위축됐다. 이유가 뭔가.

    = 전당대회 이후 중도개혁파가 위축됐다거나 소장 개혁파의 설자리가 없어졌다거나 하는 분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한나라당 당원들이나 핵심 지지층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위해서는 중도 개혁적인 목소리가 당 내에 충분히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당 바깥의 한나라당 우호 세력도 중도보수에 당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느끼고 있다. 우리의 역할은 대선국면이 가까이 올수록 커질 것이라고 본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과열경쟁의 폐해를 막을 수 있는 균형추의 역할을 해줄 당내 세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생각한다.

    – 한나라당 내에서 개혁파가 갖는 효용이라는 게 결국 한나라당의 완고한 보수적 색채를 일부 보완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 아닌가. 그래서는 당내 메인스트림이 될 수 없지 않은가.

    = 그런 면이 있다. 대의원들 색깔이나 성향은 과거의 보수적인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 안에서 개혁파가 주류로 부상하기는 힘이 부치는 일이다.

    그러나 정치는 한방에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여러번의 부침을 겪으면서 세력을 가꿔가는 과정이다. 16대에 비해 중도개혁파의 당내 입지가 많이 넓어졌다. 몇 번의 정치적 계기, 특히 대선을 거치면서 중도개혁파가 주류로 올라설 거라고 생각한다.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그렇게 될 거라고 믿고 있다.

    "좌우 교조주의 극복하고 중도 좌우 재편돼야"

    – 한나라당 중도개혁세력의 이념적 지향이 뭔가.

    = 21세기형 자유주의다. 여의도연구소에서 박세일 소장과 만들었던 공동체자유주의라고 하는 것이 우리의 가치지향이다. 공동체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데 사회발전의 기본 지표를 두고, 그와 동시에 더불어사는 사회의 덕목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겠느냐, 하는 가치를 담고 있다. 그게 21세기 시대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좌우파 구분에 기초해서 본다면 중도 우파로 볼 수 있다.

    세계의 정치사가 그렇게 진행되고 있지만, 좌우파가 중도파로 수렴되는 경향이 있고, 우리나라도 그 추세를 거역할 수 없다. 물론 우리나라는 분단의 경험이 있고, 북한이라는 현실적이고 해소되지 않은 위협과 맞서고 있기 때문에 체제대결적인 교조적 우파의 목소리가 큰 세력으로 남아 있다. 그 반대편에는 다른 나라에는 찾아보기 힘든 교조적인 좌파도 존재하고 있다.

    우리 정치를 중도우파와 중도좌파 세력을 중심으로 재편하려고 하면 우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가 좌우 교조주의다. 좌우 교조주의는 둘 다 전체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환상과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교조주의의 틀을 벗어나서 현실주의적이고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주는 세력의 등장이 요구된다. 도덕적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국정치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자유주의를 옹호하는 이유가 뭔가.

    =자유주의라고 하는 건 대한민국이 불가피하게 혹은 적극적으로 선택해야 할 가치다. 지난 세기에 우리는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대결을 보아왔다.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가운데 어느 것이 인간을 진보하게 했느냐는 점에서 자유주의가 더 우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 때의 자유주의란 끊임없이 내용이 풍부해지고 경신돼야 할 가치다.

    자유주의는 경제적 자유주의와 정치적 자유주의로 나뉘는데, 경제적 자유주의의 토대 위에서 정치적 자유주의의 덕목을 키워나가는 것이 현재의 사회발전 원리와도 부합하고, 그런 가치와 관점을 갖고 문제에 접근할 때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사람들의 행복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갈수록 개인의 가치가 중요한 것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는 시대적 환경을 맞고 있다.

    개인의 가치라는 건 자기 삶의 자주권을 얘기하는데, 자기 삶을 어떻게 평생 제대로 관리하면서 경영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자기 삶의 책임을 높여가면서, 자아실현의 수준을 높여가면서, 또 이 사회에서 적절한 사회적 위치를 보장받고, 그 사회적 위치속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고, 자유롭게 경쟁하면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사회적 성취를 높여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우리의 문제의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자유주의 말고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주의적 가치는 보완재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중심원리가 되기는 힘들다. 이런 복잡계 속에, 사회의 복합성이 증대하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사회에서, 인공적으로 조정된 사회를 전망하기는 어렵다.

    "사회주의적 가치는 보완재 역할, 중심 원리되기 힘들어"

    – 한나라당이 전당대회 이후 ‘도로민정당’이 됐다는 비아냥이 들린다. 현재 당 주류의 이념적 좌표는 뭐라고 보는가. 교조적 우파가 되는 건가.

    = 그렇게는 생각 안 한다. 한나라당도 많이 바뀌었다. 민정당 출신이라고 해도 그 때 생각을 지금까지 갖고 있는 분들 없다. 다만 국민들에게 비치는 이미지는 그렇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당의 이미지라는 게 사람들 이미지와 중첩되기 마련이고, 국민들은 그 분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잘 모른다. 물론 아직도 교조적 우파의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는 분도 상당히 있다. 그런 것은 건강한 논쟁과 이론투쟁, 소통, 설득을 통해 정치적 지향과 가치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면서 극복해야 할 문제다.

    – 당내 개혁파에게 요구되는 게 뭔가.

    = 개혁파들의 헌신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당내 투쟁만 열심히 했지 대여투쟁 뭐 했느냐, 이런 얘기가 소장개혁파를 비판하는 담론으로 많이 사용된다. 억울한 점이 있지만 겸허하게 수용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개혁파는 컨텐츠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 한나라당의 이념적 좌표, 정치적 가치를 정교화하고 그걸 중심으로 한나라당의 새로운 정체성을 세우려는 작업을 해야 한다.

    국정운영, 정치 현안과 관련해 당의 입장을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하고, 여당이나 정부의 실정, 오류에 대해서는 매섭게 비판하고 투쟁해야 한다. 그런 역할을 할 때 정치적 신뢰를 당 안팎에서 구축할 수 있다. 수요모임도 당 지도부의 행보에 대해서는 당분간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한나라당을 위한 정치적 입장을 마련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해서 움직이고 있다.

    – 좀 나아지는가 싶던 한나라당의 도덕성 문제가 지방선거 이후 다시 불거지고 있다.

    =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이나 거대정당이다 보니 당내 구성원을 기계적으로 통제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다. 변명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어떤 집단보다 감시의 눈이 많은 곳이 국회다.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해 성직자 수준의 도덕률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이 한국정치의 도덕적 문제점들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요구수준이다. 거기에 부응해야 한다. 당내에 참정치운동분부를 만들어 자정운동, 도덕적 자강운동을 벌여야 한다.

    "금년말부터 내년초까지 정치적 역동성 크게 높아져"

    –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할 것 같나.

    =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렇다고 완전히 안심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금년말부터 내년까지 정치적 역동성이 굉장히 높아질 것이이다. 당이 이 과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집권가능성은 다시 안개 속에 빠질 수 있다. 지금부터 정말 잘해야 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보인 모습이 재연된다면 과연 대선후보를 제대로 뽑을 수 있을까.

    –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하기 위해 요구되는 게 뭔가.

    = 일단 당내에 유력한 대선후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국민들의 고민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집중되어 있는 것이 민생과 경제 아니겠나. 경제와 민생을 해결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건 굉장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다.

    이제 국민들의 기대와 믿음을 확고하게 만들수 있는 비전과 컨텐츠를 내놓고, 그것을 통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경제가 이렇게 잘 될 수 있고, 서민경제와 중산층 경제가 이렇게 좋아질 수 있고, 우리나라가 이렇게 새로운 발전의 틀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국민들이 제일 우려하는 게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권력을 남용하지 않을까, 기득권을 옹호하지 않을까, 정치부패가 다시 불거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것을 불식할 수 있도록 내부적인 자정과 혁신운동을 가열차게 해야 한다. 국민들이 오케이 할 때까지.

    그런 걸 하기 위한 단위로서 참정치운동본부 같은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 혁신의 전위조직인 참정치운동본부가 중심이 돼서 자정과 도덕적 자강을 위한 새로운 캠페인을 전개하고, 감시를 하고, 대중들을 설득해야 한다. 당이 변화되는 모습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새로운 메신저의 역할을 해야 한다.

    "손학규 지사는 능력과 도덕성에서 훌륭한 대통령 후보감"

    – 대선정국에서 당내 개혁파의 위상과 역할을 어떻게 잡고 있나.

    = 첫째, 유력 대선후보들이 당을 뛰쳐나가지 않고 공정하게 경선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그를 위해 대선 후보 뒤에 줄서지 말자, 균형추 역할을 하자, 이렇게 얘기됐다. 불공정 시비가 나오지 않도록, 이번 정당대회에서 보인 여러 안좋은 모습이 재연되지 않도록 균형추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는 당의 혁신이다.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국민들이 우려하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라는 것을 보여주는 자정 혁신운동의 선두에 서서 일해야 한다.

    – 심판 말고 플레이어로 나설 생각은 없는 건가.

    = 그건 아직 본격적인 논의를 하지 않았다. 그런 균형추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플레이어가 필요한 상황이 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당내 개혁파는 손학규 전 지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적 선호를 표시할 가능성도 있나.

    = 우리가 누구를 앞장서서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손 지사에 대한 우리의 기본 입장은 대단히 우호적이다. 그 분의 노선이나 생각이 우리와 맞닿아있는 부분이 많고, 능력이나 도덕성이나 훌륭한 대선후보 감이라고 생각한다. 손 지사의 낮은 대중 지지도는 우리가 돕는다고 극복될 문제가 아니다.

    상당 부분 손 지사 자신과 캠프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지금 민심대장정은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본다. 끝나고 나면 상당한 정치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미 여론주도층 사이에서는 손 지사가 거론되는 빈도수가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 저희는 손 지사가 부상하는 것이 한나라당 경선구도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 손 전 지사에 대한 지지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하지는 않겠다는 얘긴가.

    = 줄서기를 안 한다는 것은 캠프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뜻이다. 손 전 지사와 직접적으로 결합해서 조직활동을 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 캠프에 들어가지는 않더라도 외곽에서 공개적이고 집단적인 지지의사를 보일 수 있는 것 아닌가.

    = 지지한다고 선언하게 되면 그걸 위해서 활동을 해야하는 거다. 지지 선언이 쉬운 일이 아니다.

    "국민들은 경제대통령을 원한다"

    – 한나라당 대선후보 선출방식은 어떻게 되나. 여당에서는 오픈 프라이머리 얘기가 한창 나오고 있는데.

    = 우리 당 혁신위안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5 : 5의 비율로 도입한 제도다. 혁신위 안을 바꾸지 않더라도 오픈 프라이머리의 성격을 현행보다 더 강화할 수 있다. 선거인단 수를 확 늘리면 된다.

    선거인단 수를 수십만명 수준으로 올려버리면 당심과 민심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정작 본선경쟁력은 없는 후보를 당에서 좋아한다고 뽑아논들 무슨 의미가 있나. 집권을 할 수 없는 후보를 선출해놓고 그걸 위해 고생하고 좌절을 맛봐서는 안 된다.

    게임의 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선수들이다. 룰을 둘러싸고 선수들간에 다툼이 생길 소지는 없나.

    = 혁신위 안은 작년에 당내 합의를 통해 만든 것이다. 변경사유가 생긴다면 각 후보들이 동의할 수 있는 범위에서 논의할 수 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현행 제도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당심과 민심을 합치하는 방향으로 운영을 하면 된다고 본다.

    – 이번 대선의 정치적 의미는.

    = 87년 민주화 체제를 통해서 우리 사회는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양립시키는 성과를 얻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선진화로 넘어가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 두 가지 위기를 겪고 있다. 발전의 위기와 통합의 위기다. 과거 10%대의 높은 성장을 구가하던 한국 경제가 지금은 4~5%의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 기업간, 부문간, 계층간 양극화 심화되고 있고, 그런 와중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의 경제적 잠재력이 충분히 발현되고 있지 못하다. 이와 같은 발전의 위기를 넘어서는 것이 하나의 과제다.

    또 하나는 통합의 위기다. 지금 우리 사회는 구심력 보다는 원심력이 강한 사회다. 이익집단간 갈등과 정치적 적대가 극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대선에서는 발전 능력과 통합 능력을 갖춘 지도자가 등장해야 한다. 그를 위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 선거 구도는 어떻게 형성될 것으로 보나.

    = 국민들의 의식성향이나 요구수준으로 볼 때 경제대통령에 대한 요구가 가장 크다.

    – 경제를 강조하는 시각도 여럿인데. 앞서 말한 발전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호할 거라는 얘긴가.

    =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하는 것을 두고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라고 생각하는 국민들보다는 성장이 제대로 안 돼서라고 믿는 국민들이 훨씬 많다.

    – 일부 여당 의원들은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심각한 우경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 전혀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정치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 동원하는 수사법일 뿐이다. 그건 국민들을 위협하는 것이다. 우리가 집권했을 경우의 네거티브한 측면을 부각시켜 안티세력을 결집하겠다는 것이다.

    – 그런 식의 수사법이 국민들 사이에서 먹혀들 여지는 없다고 보나.

    = 국민들 사이에 한나라당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걸 스스로 털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중도우파가 한나라당의 중심 세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도 그 방향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내년 대선까지는 그렇게 만들어 내야 한다.

    "당대 당 통합은 현실성 희박"

    – 빅3 각각에 대한 촌평을 부탁한다.

    = 저마다 강점이 있다. 갤럽 여론조사 보니까 이명박 시장은 추진력과 경제성장에 대해서 국민들의 기대를 높게 받고 있는 것 같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는 통합력과 박 대통령의 카리스마를 기대하는 것 같고. 손 전 지사는 인지도가 높지 않아서 뚜렷한 이미지가 형성되지 않은 것이 약점이지만, 저희가 보기에는 손 지사야말로 두루 능력을 갖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여당이 말하는 정계개편이란 한나라당에 대한 포위전략이다. 어떻게 대응할 건가.

    = 한나라당은 개방적 국민정당으로 가야한다. 그러려면 외연을 넓혀나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당대당 통합을 얘기하는데,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나라가 나가야 할 방향과 미래에 대한 비전과 컨텐츠를 제시하고, 그것이 예컨데 선진화라고 한다면, 선진화 세력을 결집하고 연대하고 통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은 개인이 될 수도 있고, 집단이 될 수도 있고, 정당이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이 현재의 모습 그대로 대선까지 간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실패한 이유는 자기완결적이고 폐쇄적인 구조로 선거를 치뤘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정치연합 내지는 선거연합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런 노력을 한나라당도 다각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 그런 과정에서 재창당이나 신당 창당 같은 것도 고려할 수 있는 건가.

    = 지금 시나리오 짜는 건 중요하지 않다. 금년말부터 시작될 대선 후보들간의 경선이 어떤 식으로 치러지느냐에 따라 상황이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여권의 정계개편 양상에 따라서도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 당내 세력관계에서 밀리는 후보가 경선 전에 당을 깨고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 그렇지 않을 것이다. 누구도 뛰쳐나갈 수 있는 명분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경선을 공정하게 하려는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

    "여권발 정계개편 시작되면 한나라도 여러가지 전략 가능할 것"

    – 당내 교조적 우파의 헤게모니가 완강하고 당이 변화할 가능성이 절망적이라고 여겨지는 시점에서는 차라리 중도우파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당 외부의 세력과 연합해서 새로운 조직적 틀을 구축할 수도 있지 않나.

    = 한나라당만 해도 역사가 오랜 정당이라서 그런 게 간단하지 않다. 의도만 갖고 되는 게 아니다. 정치현실과 부합되어야 가능한데, 그게 저는 대선 경선과정이라고 본다. 여권의 변화 과정 속에서 정치지형 자체가 새로운 합종연횡을 추구하는 국면이 되면 여러가지 전략이 가능할 것이다. 그걸 지금 이렇게 저렇게 궁리해 보는 것은 책상머리에서는 가능할지 몰라도 공개적으로 말 할 사항은 아니다.

    – 우문이지만 묻겠다. 중도우파의 집권이 중요하다고 보나 한나라당의 집권이 중요하다고 보나.

    = 지금 현실적으로 중도우파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은 한나라당밖에 없다.

    – 다른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면.

    = 내년 정치환경에 따라서는 한나라당을 포함해서 외연을 확대한 중도우파세력이 새로운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 그 가능성까지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현실 한국정치에서 중도우파를 대변하는 정당은, 만족스럽건 만족스럽지 않건, 한나라당이 유일하다.

    – 김근태 의장의 뉴딜론을 어떻게 평가하나.

    = 부문별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필요성은 있다. 임금, 환경, 일자리 등 다양한 사회적 합의의 주제들이 있다. 그런 각 부문별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는 게 중요하지 모든 당사자들 모아서 사회적 대타협을 선언하는 건 실질적인 의미가 없다.

    이익집단간의 사회적 합의는 이익집단간에 이뤄져야 한다. 대상과 주제가 명료하고 목적이 분명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그런 것이 축적되면서 타협과 조정의 사회관계로 확산되는 것이지 정치적인 수사로 요구하는 건 의미가 없다. 하나라도 사회적 합의의 모범적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증세 vs 감세 논쟁은 정치적 구도일 뿐"

    –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최근 나온 자료를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 수가 증가하면서 내수기반이 붕괴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고용 불안정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나.

    = 어느 정도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이 양극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 문제 해결을 종신고용제나 연공서열제로 해소할 수 있느냐 하면, 그건 오히려 일부 대기업들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다. 경제시스템이 바뀌었기 때문에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불가피하다.

    개인이 생애주기의 각 단계마다 양질의 직업을 찾을 수 있느냐 없느냐, 이렇게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그게 정규직일수도 있고, 비정규직일수도 있고, 자유직일 수도 있다. 가장 큰 고민은 한 직장에 근무하는 근속 기간이 짧아진다는 것이다. 20대 후반에 직장을 얻어서 40대초반까지 직장 다니면 물러나야 하는 시대가 됐다.

    기업으로서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경쟁력을 갖춘 노동력을 수혈해야 한다. 과거처럼 오래된 직장 근무 경험에 따른 숙련도의 중요성이 정보화나 이런 것 때문에 줄어드는 추세다. 사회나 국가가 고민해줘야 하는 건 직장을 나온 사람이 재취업의 기회를 쉽게 가질 수 있도록 촉진하고 지원하는 제도나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결국 그건 교육이고, 평생 학습사회를 만드는 것이고, 재취업을 위한 노동시장의 전달체계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자는 취지도 그런 것이다. 과거의 가장 잘 나가던 때를 기준으로 직장을 잡기는 굉장히 어렵게됐기 때문에 개인도 거기에 적응을 해야한다.

    생애주기의 30~40대에 가질 직업의 모델, 50대에 가질 직업의 모델, 이게 다양화되고 달라져야 한다. 우리는 과도기에 있기 때문에 연공서열제 직장에 다니다 나오면 그 다음 직장 찾기가 어렵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한다는 것은 전부 비정규직으로 채운다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가서도 안 된다. 비정규직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대기업노조의 거래비용이 워낙 많이 들기 때문이다. 대기업 이외의 영역에서는 비정규직을 활용해서 거래비용을 끌어내리려는 것이다.

    그러면 이 부분이야말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대기업이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야 할 필요도 있고, 대기업노조가 노동자들의 연대를 위해서라도 자기의 몫을 줄이면서 다른 쪽의 몫을 늘리려는 노력도 해야한다. 국가 차원에서는 직업 전환의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서 고용의 질을 높여가야 한다.

    – 노동자들의 기능적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고, 그건 곧 한나라당의 감세론과 상충하는 것 아닌가.

    = ‘감세냐, 증세냐’ 하는 식으로 구도로 몰아가는 건 정치적 의미는 있지만, 정책적으로는 감세도 증세도 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재정이 더 투입돼야 할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아야 할 부분이 있다. 적정 정부의 규모를 산정해야 한다.

    물론 재정을 지금보다 훨씬 혁신하고 효율화 해야 한다. 그런 전제에서 복지나 환경, 교육같이 새로운 재정수요가 생기는 부분에 대한 투자를 인색하게 할 필요는 없다. 거기에 필요한 재원은 세수를 늘려서라도 충당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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