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피해자·시민단체
우리은행, ‘사기죄’로 고소
"상품 설계부터 판매 전반에 고의성, 기망행위, 자기이익행위 드러나"
    2019년 10월 10일 07: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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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권유로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DLF)에 가입한 피해자들이 10일 우리은행을 사기죄로 검찰에 고소했다.

금융정의연대, 약탈경제반대행동, DLS/DLF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피해자비대위)는 이날 오후 서울남부지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DLF상품을 사기 판매한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1일 중간발표한 DLF사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DLF상품 설계 과정부터 판매 전반에 걸쳐 고의성, 기망행위, 자기 이익행위 등 우리은행의 사기 행위가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금감원은 수사의뢰나 고발 등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거대은행의 사기 행위로 금융소비자들이 피해 받지 않도록 검찰이 하루빨리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일벌백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융정의연대는 2주간 모집을 통해 100여명의 피해자 고소인단을 구성했다.

피해자비대위 등은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상품(이하 ‘이 상품’)은 투자성향 1등급인 공격형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고위험 상품이지만 우리은행은 이 상품의 판매 타깃을 안전자산인 예·적금 선호 고객으로 잡았다”며 “안전자산을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이 상품이 4% 이상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상품으로 오인하게 만들었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은행은 해외 금리 하락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독일국채 금리 올 4분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 2019년도 하반기 0.3% 내외로 상승 전망, 손실율도 0%’의 내용이 담긴 자료를 배포하며 판매를 강행하여 고객들을 기망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독일국채 DLF 관련 금융회사들이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담합 행위를 통해 DLF의 리스크를 고객에게 고의적으로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판매사인 은행의 선취판매 수수료(1%)와 나머지 발행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의 수수료 합계는 4.93%이지만, 가입자에게 제시되는 약정수익률(쿠폰금리)은 2.02%(6개월 기준)였다. 금융회사의 수익률을 가입자 수익률의 2배 이상으로 상품을 설계하고, 자신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4개월, 6개월 등 단기 상품을 만들어 판매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또한 DLF 중간조사 결과에서 “금융회사들이 DLF로 인한 리스크를 제3자에게 이전하면서 자사의 수수료 수익을 창출”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피해자 비대위는 이날 낸 호소문을 통해서도 “지난 9월 26일 만기 도래분(83억)의 손실율이 100%로 확정되면서 원금의 대부분을 빼앗기듯 잃어버린 피해자들은 현재 망연자실한 상태”라며 “파생결합 상품이 무엇인지조차 몰랐던 우리 피해자들에게 우리은행은 자세한 설명은커녕 이 상품이 100%의 원금손실이 가능한 고위험 상품이라는 위험성조차 알리지 않았다. 그저 우리는 ‘이 상품은 원금과 연 4% 이자를 보장하는 상품이며, 독일이 망하거나 미국 트럼프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절대 원금 손실이 없다’는 은행의 설명을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피해자들 중에는 치매 진단을 받은 80세 고령의 환자도 있다. 이런 고위험 상품을 투자자권유준칙도 지키지 않은 채 치매 환자에게까지 판매한 것은 명백한 사기 행위”라며 “국민들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시중은행에서 이 같은 사기 행위가 버젓이 벌어지는 것은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말도 안 되는 상품을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처럼 우리 피해자들을 기만한 우리은행을 지금 당장 압수수색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사기로 이루어진 이 계약을 무효화하고 즉각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수 있도록 검찰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구한다. 수수료 이익에 눈이 멀어 피해자들을 기만한 우리은행에 대해 그 책임을 묻고, 이들을 엄벌해 자본시장의 질서를 올바르게 세우는 것이 검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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