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중심·제조중심의 분화
[지구화시대 자본주의 - ‘후기 국독자론’] 제4장 현대제국주의 ④
    2019년 09월 27일 10: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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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현대제국주의 ③ “달러 패권의 특별한 의미”

4. 현대제국주의하의 세계경제 균형

1980년대 중후반부터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지구적 차원에서 ‘소비 중심’과 ‘제조 중심’이 분리되는 경제구조의 이원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 같은 세계경제의 이원구조에 있어 미국은 ‘소비 중심’의 역할을 맡았으며, 주로 아시아로부터의 대량 수입을 통해 거액의 무역적자를 누적하는 대가로 세계의 소비와 성장을 일정 추동하였다. 이에 반해 중국과 일본, 독일, 한국은 ‘제조 중심’의 역할을 맡아 대량의 대미 수출을 통한 거액의 무역흑자를 달성하였다. 이러한 세계경제의 이원구조를 빗대어 일각에선‘신 브레튼우즈체제’라는 풍자적 용어도 출현하였다. 이 같은 이원구조는 사실 지구화시대 세계경제가 도달한 일종의 ‘균형’ 형식의 하나로서, 현대제국주의 하에서 나타날 수 있는 독특한 현상에 불과하다. 본 절에서는 이 문제에 관해 분석해 보도록 하자.

미국이 세계 ‘소비 중심’의 역할을 하게 되는 기원을 따지자면 197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은 종전 후부터 1960년대 말까지 줄곧 경상수지 흑자국가의 지위를 유지하였으며 서구 7개국 흑자의 거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였다. 이렇게 볼 때 미국이 처음부터 세계 ‘소비 중심’의 역할을 도맡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이 같은 흑자폭이 줄어들더니 1976년에는 마침내 적자로 반전되었으며, 이후 그 적자폭은 날로 확대되었다. 1980년대 들어 레이건 정부 시대에는 이미 무역적자 규모가 당시로선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나 ‘쌍둥이 적자’ 현상이 중요한 국제문제로 등장하였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이후 노(老)부시와 클린턴 정부 시대엔 약간 수그러들긴 하였지만 지속되었으며, 특히 2001년 조지 워커 부시 정부 이후에는 다시 급격히 확대되어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직전엔 그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하기에 이른다.(표4-1 참조) 이리하여 미국은 1970년대 중반의 ‘일반적인‘ 무역적자 국가에서, 1980년대 이후에는 점차 만성적인 대규모 무역적자 국가로의 질적인 전환을 이루어 ‘세계의 소비 중심이 된다.

이상에서 미국이 세계의 ‘소비 중심’이 되고 다른 지구상의 국가들이 ‘제조 중심’이 되는 것은, 2000년대 조지 워커 부시 정권과 함께 나타난 잠시의 우연적인 현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다만 이 무렵 부시 정권의 ‘일방주의’와 관련한 노골적인 군사위주 정책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고 전형적인 모습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 장기간 지속되는 현상의 이면에는 필연적인 내적 요인과 일정한 기제가 존재한다. 이 같은 세계경제의 이원화 현상에는 마찬가지로 이를 필연적이게 하는 내적 요인과 기제가 존재하는데, 그 핵심은 미국의 달러패권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여기에는 다음 세 가지의 기술적 운행 기제가 작동한다.

(1) 세계화폐(달러)의 발권력을 가진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를 통해 전 세계에 ‘지폐 달러’를 수출하고, 세계 다른 나라들은 미국에 ‘실질 자원'(즉 일반상품)을 수출함으로써 미국 국내소비자를 만족시켜주는 대가로 세계화폐(달러)를 획득한다.

(2) 미국의 무역상대국이 무역흑자로 쌓은 달러보유고는 미국 정부국채를 매입하는 형식으로 다시 미국으로 되돌아오게 유도됨으로써 미국은 자신의 경상계정 적자를 메우는 융자를 받게 된다. 이로부터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을 피하는 동시에 달러 환율의 안정과 미국 국내 이자율의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1)

(3) 미국은 무역적자를 통해 외채를 누적시키는 동시에, 다른 한편 계속해서 대외 자본수출을 수행한다. 여기서 대미 흑자국가가 누적하는 미국의 외채는 ‘달러’나 ‘미국국채’와 같은 무이자 혹은 저이자 형식의 부채를 위주로 하는 반면에, 미국의 자본수출은 해외 직접투자와 같은 고수익 자산을 위주로 한다. 이 경우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지불액이 미국이 해외에서 수행한 직접투자와 간접투자의 이윤과 이자소득을 합한 것보다 적기만 하면, 미국은 이상의 정부채권을 통한 외국의 무역흑자를 흡수하는 방식을 지속할 수 있다.(2)

일단 이상의 내적 기제가 형성된 이후에는, 세계경제의 소비 중심과 제조 중심으로의 분화는 점차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비교적 자기안정성을 갖는 체계를 형성하며 구조화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 하에서 미국은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 때문에 붕괴의 위협에 내몰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계 소비 중심과 초 패권국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상당기간 가능하게 된다.

세계경제에 있어 ‘소비중심―제조중심’의 이원구조의 형성은, 비록 기형적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오늘날 전 지구적 차원의 ‘균형형식의 일종이며, 또한 현대제국주의하의 세계경제의 균형 형식일 수밖에 없다. 이렇듯 조금 기이한 세계경제의 이원구조가 갖는 의의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이 구조가 출현케 된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잠시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도록 하자.

이 시기는 마침 국가독점자본주의가 전기에서 후기로 전환하던 무렵으로, 기존의 국민경제 중심의 균형기제가 기능을 상실함으로써 지구적 차원의 새로운 균형기제가 모색되던 때이다. 이는 각국 자본 간의 세계시장 쟁탈전의 본격화를 통해서 진행되었으며, 이 같은 자본 간의 경쟁은 필연적으로 지구적 차원에서의 수출과 수입의 유기적 연관을 파괴함으로써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한층 심화시켰다. 만약 이 경쟁에서 누구나 승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이로부터 지나친 공급과잉이 출현하게 되어 수요부족으로 인한 세계경제의 혼란과 위기는 더욱 가중될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의 국제적 과잉생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선 세계경제 차원에서의 일정한 탈출구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종전 후 서구의 국가독점자본주의가 소위 제3부문의 창출을 통해 과잉생산 문제를 일정 완화시켰던 경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즉, 종전 후 각국은 복지국가 노선 하에서 사회복지 부문에 대한 지출 확대와 공무원의 채용 규모를 늘리는 한편, 또 군비지출과 같은 비생산적 부문의 의식적 확충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수요를 인위적으로 창출함으로써 국내 과잉공급의 압력을 일정 정도 낮출 수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1970년대 이후 전 지구적 차원에서 과잉공급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지구경제 차원의 ‘제3부문’을 창출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요구되었다. 이는 결국 특정 국가에게 자신의 경제능력의 한도를 넘어서는 소비를 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함을 통해서 실현되게 된다. 결국 그 같은 특권은 자연스럽게 ‘세계화폐’의 발권력을 획득한 미국에게 귀속되었다. 이처럼 인위적으로 세계‘소비 중심’ 국가를 창출함을 통해 자본주의의 세계적인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분명 왜곡된 것이다. 하지만 어떻든 지구화시대에 있어 이러한 ‘소비중심―제조중심’의 이원구조는 세계경제의 균형을 위한 하나의 해결책일 수 있으며, 또한 현대제국주의가 존재하는 한 그럴 수밖에 없는 객관적 필연성을 지닌다.

이미지=바이두

다음으로 위 이원구조하의 세계경제 균형이 각국에게 갖는 의미를 따져보자. 과거 국독자를 통한 일국 내에서의 ‘제3부문’의 창출은 그래도 비교적 광범한 대중에게 나름의 혜택이 돌아가게 끔 하였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위의 ‘소비중심―제조중심’ 이원구조하의 세계경제는 각국이 현대제국주의체제 하에서 처해 있는 위치에 따라 매우 상이한 득실을 갖게 하며, 그 혜택은 극히 소수집단에게만 한정되게 된다. 우선 ‘소비 중심’을 담당하는 미국은 이 구조의 최대의 수혜국가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세계화폐의 발권국가로서 사실상 거의 무상으로 다른 나라의 재화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특혜를 향유함과 함께, 또한 달러 회귀에 따른 저렴한 융자(즉 다른 나라 중앙은행에 의한 미국 국채 매입) 혜택도 동시에 덤으로 누리게 된다.

세계경제의 이원구조가 주는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것은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이다. 이들 국가들에 있어 무역흑자가 발생하는 것은 결코 생산력 우위에 의해서가 아니라 본국의 기본수요와 국내 발전에 필요한 수입품을 희생하는 대가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이 같은 무역흑자는 상당한 고통을 동반한다.

이들 국가들은 수출을 위해 임금을 낮추고 자연자원의 소모와 환경을 파괴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며, 교육과 의료 그리고 기타 사회기초설비 등에 투여될 자금을 희생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렇듯 어렵게 벌어들인 수출의 과실도 도로 빼앗겨서 국내 경제발전에 있어 필요한 자금은 항상 심한 결핍상태를 겪는다. 왜냐하면 앞서 보았듯이 세계경제의 이원적 균형구조를 유지하는 내적 기제는 해외의 잉여 달러가 필히 미국 국채에 재투자하도록 강제하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 국채와 같은 언제든지 유동화 가능한 형식의 외환보유고를 평소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개발도상국들은 현재의 미국 달러패권 하에서 자국의 화폐체계가 언제든지 붕괴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3)

중간 위치에 있는 국가들, 즉 미국의 전통적인 서구 선진자본주의 동맹국들에 있어 그 득실은 전체적으로 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국가들도 미국 화폐권력의 영향 하에 있기 때문에 미국의 ‘화폐 주조세’ 징수에 의한 일부 경제잉여의 수탈을 모면할 수는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달러지폐의 발행권을 통한 ‘화폐 주조세’는 미국 자신을 제외하고는 세계 모든 나라의 공동의 부담이 된다. 그러나 비록 달러에 비해 보조적 위치에 머물긴 하지만, 이들 서구 동맹국 화폐 역시도 ‘세계화폐’ 대열에서 일석을 갖고 있기에 일부 만회가 가능하다. 그 외에도 미국이라는 ‘소비 중심’의 존재는 이들 국가들의 독점자본에게 필요한 시장을 제공해서 과잉생산에 대한 일정 출구를 열어준다. 이는 이들 국가의 국가독점자본주의 체제의 안정을 위해 적지 않은 기여를 한다. 물론 이들 국가들의 사적 독점자본은 미국 자본과 함께 현 국제 분업체계의 상류를 차지하며, 이 때문에 이를 보완하며 강화시키는 기능을 하는 위의 이원구조를 한편에선 비난하면서도 또한 거부만 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종합하자면, 세계경제의 이원구조를 통한 현대제국주의하의 경제균형은 그 본질에 있어 세계경제의 요구와 각국 경제의 요구가 종합된 결과이며, 특히 세계화폐에 대한 발권력을 가진 초 패권국가 미국의 국내 경제적 요구가 일차적으로 관철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때문에 비록 이런 방식으로 세계경제가 일시적 균형에는 도달할 수 있을지언정, 그것은 본질상 매우 불공평하기 때문에 취약하다. 과거 일국 차원의 ‘제3부문’의 창출이 국가독점자본주의의 내부 균형을 오래 지켜줄 수 없었듯이, 국제적 차원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다. 결국 달러패권을 기초로 한 현대제국주의 하의 세계경제의 일시적 균형은 그것이 왜곡된 국제 분업구조와 국제무역을 기초로 하고 있기에 장기간 지속될 수 없는 균형임은 명백하다. 이러한 구조 하에서 자본주의의 고유한 모순은 더욱 악화되며, 고질적인 과잉생산은 한층 심각하게 된다.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가 폭발되었던 데서 볼 수 있듯이, 최종적으로 그것은 경제위기의 도래를 막을 수가 없다.

끝으로 이러한 현대제국주의하의 세계경제의 균형이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를 통해 붕괴되는 과정을 살펴보자. 원래 위의 ‘이원구조’의 형성에 있어 금융업자본의 역할은 매우 관건적이었으며, 또 이 구조 하에서 이들이 크게 준동할 여지가 다분히 내포되어 있었다. 예컨대 금융업자본은 초 패권국가 미국의 국내외 정책으로부터 유발되는 통화증발과 달러의 해외유출에 대해 그 ‘회수기능'(즉 유출된 달러의 미국 내 재유입)을 담당하였다. 이 때문에 달러의 자기완결적인 운동체계의 구축에 있어 그것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이 같은 미국의 지구적 패권체계에서 갖는 금융업자본의 중요성 때문에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경제 의제화'(Fictitious economy,经济擬制化)(4) 추세는 가속화되었다.

2000년대 초 IT거품이 빠지고 경제 불황이 본격화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정부가 금리인하와 통화팽창 정책을 펼칠 무렵, 때마침 발발한 이라크전쟁은 그 과정에 더욱 불을 지폈다. 부시 정부의 사상 최대 규모의 ‘쌍둥이 적자’의 출현은, 무역계정에서의 적자를 자본계정에서의 흑자를 통해 보존케 하는 위 ‘이원구조’의 내적 기제를 본격 작동시켰다. 미국이 이 기제를 통해 세계 각국의 투자를 끌어들임으로써 미국 국내는 자금의 과잉과 유동성의 범람을 겪었다. 미국 내 금융기관(은행, 증권사, 헤지 펀드)들은 세계에서 몰려드는 이 같은 자금들에 대해 적절한 투자처를 제공하기 위해 각종 금융상품들을 앞 다투어 개발하였는데, 이것이 결국에는 금융위기를 낳는 화근이 되었다.

대량의 현금을 보유하게 된 시중은행들은 어떻게든 최소한 이자를 지불할 수 있는 출로를 찾아야만 하였으며, 이리하여 은행들은 모기지 대출의 기준을 낮추어 충분한 소득증명이 없는 대량의 저소득층에게도 모기지 대출을 허락하고 심지어는 일차 계약금조차 낼 필요도 없게 하였다. 이로써 위험성이 높은 고객들이 대량으로 들어왔다. 시중은행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실시한 후, 스스로 그 위험성을 인식하면서도 돈을 벌 욕심에서 각종 새로운 금융상품을 계속해서 고안했는데, 그것들을 서브프라임 채권상품으로 포장하여 위험을 제3자에게 전가시켰다. 여러 차례의 포장을 거친 후 일반투자자들은 이미 그 상품이 포함한 리스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마침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고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서 서브프라임 상품의 위약률이 급격히 상승하게 되었다. 투자자들이 이에 따라 앞 다투어 이들 관련 상품들을 투매하면서 시장의 폭락을 가져왔으며 최종적으로 금융위기가 폭발되게 된 것이다.

이렇듯 세계경제의 ‘소비중심―제조중심’의 이원구조와 금번의 금융위기는 깊은 내적 연관을 갖는다.(5) 그러나 이 같은 이원구조는 비록 취약하고 불공평한 것이긴 하지만, 경제위기가 일단 폭발한 후에도 저절로 해체되는 것은 아니며 나름의 자기회복능력을 갖는다. 그것은 한 두 차례 경제위기의 발생으로 그 구조의 관건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패권적 지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애초 원인제공자인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위기가 진행되는 와중에서도, 자신의 달러패권을 활용하여 그 피해를 다른 나라에 전가하면서 누구보다도 빨리 회복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위의 이원구조가 갖는 또 다른 측면이자 그 재순환 가능성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경제위기 후 패권국가 미국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의 원기회복과 함께 점차 이 구조를 다시 복구시키게 될 것이다. (계속)

[본문 주석]

  1. 이 같은 달러의 ‘회귀’기제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이 같은 회귀기제가 없다면 곧 전 세계에 통제되지 않는 달러가 지나치게 범람하여 달러패권은 붕괴되고 말 것이다. 미국이 이러한 회귀기제로 마련한 것은 두 가지 통로인데, 하나는 본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각국 정부가 보유한 달러가 ‘달러-미국국채’의 회귀기제를 통해 미국으로 돌아오도록 압박하는 것이며, 또 다른 통로는 ‘달러-금융파생상품’의 회귀기제이다. 후자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 미국 ‘경제구조의 의제화’라는 배경 속에서 발전한 것이다.
  2. 이상 세 측면의 기제와 관련된 부분은 [中]李慎明 主编,2009,《달러패권과 경제위기(美元霸权与经济危机)》,社会科学文献出版社,p523의 내용을 참조함. 미국의 정책자들은 이러한 기제의 존재와 의의를 잘 인식하고 있었다. 예컨대 1993년 1월, 일찍이 골드만삭스 회장을 역임한 로버트 루빈이 클린턴정부의 재무장관 재직 시, 그는 “강한 달러는 미국 국가이익에 부합한다.”라는 기치를 들고, 미국의 무역적자가 직선 상승하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 루빈의 입장은 미국 무역적자는 양성순환적이라는 것인데, 왜냐하면 그것은 미국 자본계정 순차에 의해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내용은 Henry C K Liu. “America’s Untested Management Team,”Asia Time. Jun 17, 2006. 필자는 《美元霸权与经济危机》,p517에서 재인용함.
  3. 세계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20세기 80년대에서 90년대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금융위기가 모두 108차례 발생했다. (1980년대 45차례, 1990년대 63차례) 이들 금융위기는 대부분 신흥공업국가와 개발도상국 등 경제 약체 국가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미국의 달러패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위 통계수치의 출처는 《美元霸权与经济危机》,p465.
  4. 의제자본(Fictitious capital,擬制資本)은 일명 가상자본 혹은 가공자본이라고도 한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라 ‘이자 낳는 자본’이 하나의 경제적 범주로 성립됨을 그 출현전제로 삼는다. 예컨대, 만약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일정액의 수익이 있을 경우 그것은 ‘이자’로 간주되며, 다시 일반적인 이자율을 이용하여 그것을 ‘자본’으로 환원함으로써 의제자본이 성립되게 된다. 이러한 의제자본이 발전하여 일정수준 이상으로 경제 전반에 걸쳐 범람하게 되면 ‘경제의제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5. 1970년대 초 브레튼우즈 국제통화체제가 수정된 이래 발생한 그간의 금융위기, 즉 1970년대의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1980년대 초의 국제채무위기, 1987년의 세계적인 주식폭락, 1990년대 초의 일본 거품경제의 붕괴와 영국 파운드 위기, 1995년 멕시코 금융위기, 1997~1998년의 아시아 금융위기, 1998년의 러시아와 브라질의 금융위기, 21세기 초 미국 IT거품의 붕괴와 2007년8월부터 지금까지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촉발시킨 지구적인 금융위기는 모두 그 근원을 찾아가면 달러의 전 세계적인 범람과 관계가 있다. 또 이 같은 달러의 범람은 ‘소비중심-제조중심’ 이원구조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필자소개
김정호
북경대 맑스주의학원 법학박사 , 노동교육가, 현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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