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김병준 이어 이번엔 시민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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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8월 03일 08: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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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사퇴가 마무리된 가운데 조중동 등 소위 보수언론들의 총구는 진보진영 단체들과 그 인사들을 향했다. 그 중심에는 전교조가 있었다.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 <전교조 투쟁방향 등 주요사안 운동권 출신 8∼10명이 지휘>에서 전교조의 핵심인물들을 차례로 나열하며 이들이 "전교조를 사유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익명의 전교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과격하게 이념화된 소수의 그룹이 전교조를 사실상 사유화하고 있으며 대다수 전교조 교사와 동떨어져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 전체가 아니라 핵심인물에 타깃을 맞춘 것이다.

조선은 실명도 그대로 밝혔다. "조직표상으로는 대의원대회와 중앙집행위원회가 최고의 의사결정기구이지만 실제로는 조희주 전 부위원장, 김재석 부위원장, 이을재 교육희망(전교조가 펴내는 주간신문) 편집실장, 윤희찬 조직국장 등이 장혜옥 위원장보다 영향력이 센 최고 실세그룹으로 꼽힌다"는 것이다.

또, 조선은 "이현 정책기획국장, 조남규 정책위원, 장인권 사무처장, 이민숙 대변인, 박미자 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30∼40대 그룹으로 투쟁이론 등을 제공하는 주요 이데올로그들"이라고 밝혔다.

조선 기사에는 익명의 정부 관계자도 등장하는데, 이 관계자는 "결국 전교조 집행부가 이루려는 것은 학생들을 의식화시키는 것이며, 이슈수업은 그 방법 중 하나"라고 전했다.

   
 ▲ 3일자 조선일보 1면
 

중앙일보도 8면에 시리즈 기사 <학부모도…교사도 ‘반전교조’ 뭉친다-외면당하는 전교조(하)> 기사에서 "전교조와 맞서는 단체들"로 교육선진화운동본부, 자유교원조합 등을 거론하며 전교조를 이념편향적인 단체라는 이미지로 묘사했다.

동아일보는 통일연대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을 문제삼았다. 동아는 2면 <통일연대-범민련 등 친북성향 단체 홈페이지 선군정치 찬양글 일제히 게재> 기사에서 이들 "친북성향 단체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북한의 선군정치를 노골적으로 찬양하는 글이 일제히 올라 파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는 대학생 모임 대표의 명의로 글이 올라왔고 북 지령 따른 선전선동의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조선·동아 "참여연대 김기식 처장이 KBS에 압력 넣었다" 주장

KBS와 참여연대 등도 도마에 올랐다. 조선은 "KBS 박복용 PD가 자신이 제작한 KBS스페셜 프로그램과 관련해 김기식 사무처장이 외압을 행사했다고 폭로"했다며 "KBS가 내부 분란에 휩사였다"고 보도했다.

박 PD는 지난 2일 오전 사내게시판에 참여연대 소속 인사들이 만든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외국 투기자본 소버린에 SK의 기업지배구조에 대해 돈을 받고 컨설팅을 해줬다는 내용의 방송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조선은 A2면 머리기사 <"참여연대, 비판방송 막으려 로비"-"압력 안넣어…KBS이사 생각없다"> 기사에서 이런 내용을 전하며 박 PD가 김 차장과 KBS 정연주 사장과의 모종의 커넥션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정 사장이 지난해 제작한 KBS스페셜의 양극화 시리즈와 관련해 제작본부 일부 간부들에게 김 처장과 최민희 방송위 부위원장(당시 민언련 사무총장)의 자문을 받으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 3일자 조선일보 2면
 

이에 대해 당사자인 김 처장과 KBS스페셜팀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조선은 이규환 KBS스페셜팀장은 "취재 내용이 사실이 아니고 방송될 경우 소송하겠다는 의사를 전달받았을 뿐, 빼달라는 요청도 아니고 압력을 받지도 않았기 때문에 로비가 아니다"라며 "정 사장의 발언도 제작지시라기보다 의견제시 수준이었으며, 양극화 시리즈와 관련해 제작진이 시민단체에 자문을 받았지 강의를 받은 자리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김 처장도 "사실이 아닌 내용을 방송하면 소송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은 피보도 대상에게 주어진 권리이지 로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동아도 8면 3단 박스 기사 <KBS PD ‘정사장 외압’ 폭로 논란>에서 관련내용을 전했다.

노 대통령 ‘레임덕’…한명숙 총리 부각

김병준 교육부총리 낙마에 관한 기사도 높은 비중으로 다뤄졌다. 3일자 신문들은 김 부총리의 낙마 소식을 전했다. 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많았다.

   
 ▲ 3일자 경향신문 만평
 

<당·청 불안한 동거…레임덕 후폭풍 비상>(국민 4면) <노무현 정부 ‘권력이동 드라마’ 시작>(중앙 3면) <위기의 노대통령 ‘레임덕’은 시작됐다>(세계 1면) <노대통령 "……" 국정운영 그대로?>(한겨레 5면)

신문마다 목소리는 조금씩 달랐지만 노 대통령이 김 부총리 사임으로 인한 권력누수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는 관측에는 이견이 없었다.

"김 부총리의 퇴진은 정치, 정책적 측면에서 과거사안과는 다른 무게를 갖는다"(세계)는 것이다. 김 부총리가 노 대통령이 믿고 모든 걸 상의하는 몇 안되는 최측근 인사인데다 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과제로 삼은 양극화해소,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의 밑그림을 그린 사람이고, 이 과정에서 당·청 균열까지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신문들은 한명숙 총리의 행보에 주목했다. 국민은 4면 <힘 실리는 한총리> 기사에서 "한명숙 국무총리가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자진사퇴를 이끌어내기 위해 막후 조정역을 무난히 소화해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은 4면 <막후역할 빛난 ‘부드러운 카리스마’> 기사를 실었고, 세계도 4면 <‘숨은 조율사’ 한총리> 기사에서 당·청의 가교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보도했다. 조선도 A4면 <한 총리, 당의 뜻이라면…> 기사에서 "한명숙 총리가 김병준 부총리 사퇴에서 주연급 역할을 했다. 열린우리당의 전면에 서서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과 김 부총리를 압박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김병준 사퇴’ 원만한 조율 입지 탄탄히 굳힌 한 총리> 기사에서 "김 부총리 사퇴파문 와중에서 가장 돋보인 사람"이라며 "김 부총리의 퇴진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지만 그 시기와 모양새를 원만하게 조율하는 데 한 총리가 나름대로 큰 몫을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미디어오늘 김상만 기자 ( herme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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