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성폭행 안희정
대법원, 징역 3년6월 확정
야당들, 대법원의 판결 ‘환영’ 입장
    2019년 09월 09일 01: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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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9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행비서 김지은 씨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강제추행,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 총 10차례의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4월 기소됐다.

1심은 안 전 지사의 무죄를 인정했다. 안 전 지사의 위력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실제로 행사해 김 씨의 자유의사를 억압하는 ‘위력행사’에 대해선 부정했다. 사건의 유무죄를 가를 유일한 증거인 김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피해자 김 씨가 성폭행을 당한 후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식당을 예약하고, 안 전 지사와 와인바에 가는 등 피해자답지 못한 행동을 보였다는 안 전 지사 측의 주장을 모두 수용한 결과였다.

반면 2심은 안 전 지사가 저지른 10차례의 범행 중 9차례의 범행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2심은 안 전 지사와 김 씨가 상하관계가 존재하며 이를 이용해 피해자 김 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현저히 침해했다”며, 김 씨의 진술도 일관적이고 구체적이라고 판단했다. 김 씨 진술의 신빙서 여부는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직접적인 근거가 됐었다.

특히 2심은 김 씨가 피해자답지 않아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1심의 판단에 대해서도 “피해자를 정형화한 편협한 관점”이라고 비판했다.

2심은 “법원은 성폭행 사건을 심리할 때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게 해야 한다”면서 “개별 사건에서 성폭행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배척하는 것은 정의 형평에 입각한 논리적 판단이 아니라는 것이 이 법원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대법원의 판결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창수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안 전 지사는 피해자의 처지를 이용한 파렴치하고 비열한 범죄에 단죄를 내린 대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여전히 사회저변에서는 권세를 이용한 성적 자유의사를 침해하는 범죄가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두려움에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번 판결을 대한민국에서 자행되고 있는 권력형 성범죄 근절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면서 “용기를 내어 권력자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하고 지금까지 싸워온 피해자 김지은씨에게 오늘 판결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라며 이제는 일상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오늘 판결로써 우리 사회는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더 이상 피해자다움은 가해자의 무기가 될 수 없다”며 “우리 사회는 비동의에 의한, 위력에 의한 강간이 성폭력이라는 사실을 애써 무시해왔다. 이는 상급자이자 권력자가 위력을 행사해 자신의 어긋난 욕구를 충족시키는 직장내 성폭력의 한 형태이다. 앞으로 모든 성폭력 판결에서 이와 같은 원칙이 확고히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처를 홀로 매만지는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존재한다. 혹여나 자신의 잘못 때문이 아닌지 자책하며 숨죽여왔을 피해자들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도 “이번 판결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고발하며 위대한 싸움을 진행한 미투 운동의 승리”라며 “이번 판결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던 성폭행과 성추행의 그릇된 문화가 일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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