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는 삼성, 경향은 포스코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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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7월 27일 09: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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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와 경향신문이 삼성과 포스코 등 대형 광고주를 의식해 포항 건설노동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금속노조)의 의견광고를 거절했다.

   
▲ 지난 15일 포스코 공권력 투입 규탄대회(사진=민주노총)
 

금속노조는 <포항 건설노동자들께>라는 제목으로 "포스코에 민주노조가 있었다면 ‘주5일제 실시’ ‘1일 8시간 노동제’처럼 가장 밑바닥 노동자들의 처절한 절규가 이렇게까지 외면당하고 공격당하진 않았을 텐데 미안하다"며 "포스코와 삼성에 산별노조의 깃발을 세우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내용의 의견광고를 게재하기 위해 두 신문사 광고국에 연락했다.

그러나 레디앙 보도에 따르면, 한겨레 광고국 관계자는 회사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삼성’을 빼지 않으면 광고를 실을 수 없다고 거절했다는 것이다.

정형숙 금속노조 편집국장은 "한겨레 광고국에서 ‘포항 건설노동자 파업 기사로 포스코 광고가 많이 떨어졌는데 삼성까지 광고가 끊어지면 안된다’면서 ‘포스코와 삼성에 산별노조의 깃발을 세우겠다’는 문구를 ‘포스코 등 모든 사업장’으로 고쳐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삼성이 아닌 ‘포스코’ 때문에 의견광고 게재를 사실상 거절했다.

정 국장은 "경향 광고국에 광고 내용을 설명한 뒤 60만원에 게재하기로 얘기가 되어 편집한 광고안을 보냈는데, 10분 뒤에 전화를 걸어와 ‘포스코 때문에 어렵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의견광고 중간에 ‘포스코를 뚫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라는 중간제목에 ‘포스코’가 본문 내용보다 더 큰 활자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경향은 미디어오늘이 취재에 들어가자 "광고 내용과는 관계없이 단가만 맞으면 얼마든지 게재할 수 있다"라고 말을 바꾼 뒤 정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450만원을 주면 게재하겠다"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국장은 "처음엔 60만원에 게재하기로 했다가 ‘포스코’ 때문에 안 된다고 하더니 이제와서 450만원을 달라는 것은 ‘포스코’ 때문에 광고를 거절했다는 비판을 피하면서 의견광고도 받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삼성과 포스코의 산별노조 가입은 금속산별노조의 최우선 조직화 과제인데, 두 회사의 이름을 빼라는 것은 금속노조의 목표를 수정하라는 것"이라며 "기사도 아니고, 포항 건설노동자들을 위로하고 산별노조 가입 약속을 지키겠다는 뜻을 전하고자 한 의견광고일 뿐인데 두 신문사에서 모두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 광고국의 한 간부는 "문구를 수정하지 않으면 게재할 수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간부는 "건설노동자도 중요하지만, 광고매출을 책임져야 하는 광고국으로서는 한겨레 노조원의 월급도 중요하다"며 "돈없는 노조를 위해 싸게 열어놓은 생활광고 지면인데, 한겨레가 희생을 하는 것은 외면한 채 노조의 요구를 다 들어줘야 하는 것처럼 대하는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향 광고국 관계자는 "어차피 의견광고이기 때문에 단가만 맞으면 광고를 게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안경숙 기자 ( ksan@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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