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의 죽음, 언론은 외면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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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7월 20일 05: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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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은 국가권력에 의해 노동자 한 사람이 죽음에 임박해 있는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수십만의 노동자 대오를 이끌었던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다. 수많은 파업 현장을 경험했고 농성을 겪어봤다. 그런 단병호 의원이 간절한 목소리로 언론에 부탁을 했다. 포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예사롭지 않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한 명의 안타까운 목숨이 하늘나라로 떠날 위기에 놓여 있다.

       
    ▲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20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언론의 신중한 보도를 당부했다. ⓒ류정민 기자
     

    사경 헤매는 포항 건설노조 조합원…더 큰 인명 피해 막아야

    포항지역 건설노조 하중근(45) 조합원. 지난 16일 경찰의 강제 진압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 동국대 포항병원에 입원 중인 그는 사실상 뇌사상태 판정을 받아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상황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포스코 본사에는 2000명 가량의 포항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의 단전 단수 조치와 음식물 반입 제한 등으로 노동자들은 극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체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경찰의 거듭된 강제진압 움직임에 극도로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정부는 연일 강제진압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단병호 의원이 언론에 부탁을 한 이유는 정부의 강경대응을 부추기는 당사자는 다름 아닌 언론이기 때문이다. 포항 비정규 노동자의 목소리보다는 포스코 사용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노조를 ‘왕따’로 만들고 있는 언론.

    단병호 의원, 언론에 신중한 보도 당부

    언론의 부추김에 정부가 ‘강제진압’의 카드를 꺼내든다면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가 현실로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수많은 파업 현장을 누볐던 단병호 의원이 초조한 표정으로 언론의 신중한 보도를 당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포항 현장에 다녀왔다. 사용자도 만나고 농성중인 노동자들도 만났다. 경찰과 포항시장도 만나고 왔다. 미디어오늘은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포스코 본사 농성 현장을 다녀온 단병호 의원을 20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현장 분위기와 합리적인 해법에 대해 들어봤다.

       
    ▲ 포항 포스코본사를 점거하고 농성투쟁 중인 건설노동자들이 배수의 진을 쳤다. 지난 17일 포스코 농성현장. ⓒ민주노총
     

    다음은 단병호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

    -포항 현지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 같은데.

    "노사 양측의 대화 단절이 계속되고 있다. 포스코는 단전 단수 조치와 식수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격앙돼 있는 상태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경찰이 강제해산에 들어갈 경우 (인명피해를 포함해) 상당히 큰 피해가 예상된다."

    -포스코 본사 농성 현장의 모습은 어떤가.

    "포항 건설노조 조합원 2000여명이 농성을 하고 있다. (농성 중인) 포스코 본사 5층에서 12층까지 둘러봤다. 농성이 8일째인데 3일 전부터 회사에서 단전 단수 식사반입을 차단하고 있다. 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50∼60대로 평균연령이 54세이다. 조합원 중에는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을 앓고 있는 이들도 다수 있다. 제때 필요한 시기에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위급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경찰의 강제진압 가능성에 대해 조합원들의 우려가 클 것 같다.

    "농성현장은 전기가 끊긴 상태이기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 낮에도 옆 사람 얼굴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노동자들의 분위기는 격앙돼 있다. 경찰이 수시로 진압을 시도하고 농성하는 조합원에 대해 불안을 조성해 노동자들이 많이 예민해져 있다."

    -강제진압이 강행되면 불의의 사고가 우려되는데.

    "노동자들은 격앙돼 있는 상황이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설 경우 순순하게 따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저항 과정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아 걱정이다. 경찰의 강제 해산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시간이 걸려도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언론은 노동자의 폭력성과 불법점거에 초점을 맞춘 보도를 하고 있는데. 현지에서도 언론보도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언론은 포스코 본사 점거의 불법성을 강조하며 경찰 진압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언론이 자기 역할을 못하고 있다. 불법이나 폭력성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포스코 본사 점거 농성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해줘야 한다. 노조는 어떤 요구를 하고 있고 회사는 어떤 입장인지, 교섭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균형 있게 보도를 해야 한다."

    -포항지역 건설노조에서 요구하고 있는 사항은 무엇인가.

       
     ▲ 포스코 본사 옥상 위의 건설노동자들. ⓒ민주노총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5∼6가지 정도이다. 주5일제에 따른 토요 유급화 문제는 전혀 의견 접근이 안되고 있다. (사용자쪽이)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했지만 이는 노사 합의와 관계없이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사항을 이행하겠다는 것일 뿐이다."

    -노사 협상은 진행되고 있나.

    "노사는 15일 오후부터 16일 오후 4시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인 바 있다. 노조는 협상을 통해서 해결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날 이후 노사 협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노사 협상에 어떠한 입장인가.

    "포스코 본사는 법적인 측면에서 사용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 협상은 (사측으로) 하청 업체 쪽에서 참석했다. 그러나 최종 결정권은 포스코가 갖고 있다. 포스코가 협상 테이블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실질적인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사태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포스코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사태가 해결될 수 있다."

    -이번 사태가 아니더라도 건설 현장에서의 불법 하도급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은데.

    "불법 하도급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불법하청 문제의 제도적 개선 방향에 대해 연구 용역을 실시했고 결과에 따른 제도적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는 불법 하도급이 6∼7단계(하청업체가 영세업체에 다시 하청을 주고 그 업체가 다시 하청을 주는 단계)까지 진행되고 있다. 공사비가 100%이라면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40∼50%도 안 된다고 보면 된다. 이는 부실시공과 건설노동자의 저임금, 근로조건 악화를 가져오는 원인이다."

    -마지막으로 언론에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언론에 계시는 분들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원만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 밀폐된 공간에 2000여 명의 노동자가 있다. 경찰에 의해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 예기치 않은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경찰력을 동원하는 방법이 아니라 어려워도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미디어오늘 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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