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한·일 갈등, 정치적 문제는 정치적 해결해야”
    "물밑 협의 통해 마무리해야, 그렇지 않으면 장기화 가능성"
        2019년 07월 10일 02: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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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보이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처를 단행한 것과 관련해,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정치적인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을 해야지 경제적인 측면을 끌어들여선 안 된다”며, 아베 총리를 비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0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수출규제 조치는 결국 부메랑이 돼서 일본에도 손실을 끼칠 것”이라며 “이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로 한일관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경제면에서 규제를 가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이처럼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경제적 규제를 가한다면 당연히 한국도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한일 갈등 장기화 가능성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참의원 선거에 유리하게끔 움직이고 있다는 시각도 가능하지만, 아베 총리가 어떠한 판단 하에 이러한 행동을 취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참의원 선거가 이번 경제보복 조처의 주요 원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8월 중순이라고도 하는데 일본이 추가 규제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며 “특히 아베 주도 하에 이뤄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강경한 자세에 대해선 어떤 형태로든 수면 하에서라도 협의를 해서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물밑 교섭을 한다면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엔 “한국의 이해, 협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일본에도 결코 유리한 조치가 아니고 결국 일본에도 되돌아올 문제이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는다면 수출규제 조치가 철회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아베 총리가 한국에만 적용하고 있던 우대 방침을 철회한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간단히 철회되진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하토야마 전 총리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바른 인식을 통해서라면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역사의 사실을 서로 간에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며 “일본이 이러한 면에서 좀 부족하다. 일본이 정확히 역사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도 이러한 상황을 냉철히 대처해 나가주길 바란다”며 “상호간 감정이 상호간 고조되면 결국 무의미한 싸움으로 번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절제하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하토야마 전 총리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선 “피해를 당한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더 이상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때까지 계속 사과를 해야 하고 그런 사과하는 마음을 계속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마음을 가짐으로써 피해자들이 ‘이제 괜찮다’고 말씀해줄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며 “고압적인 자세로 ‘배상했으니까 더 이상 사과할 필요가 없다’, ‘잊어라’, 이렇게 말한다면 오히려 피해자와 그 자손들은 잊을 수 없을 것이고 용서할 수 없을 거다. 중요한 것은 우애정신”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베 총리의 한국에 대해 인식, 관계 설정의 방향성 묻는 질문에 아베 총리는 강한 국가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고 정리했다.

    그는 “아베 총리는 국가의 수장인 총리가 많은 권한을 쥐고 언론까지도 컨트롤할 수 있는 국가, 세계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일본도 참여해 일본 국가의 국위를 표명할 수 있는 국가를 꿈꾸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이 30년 가까이 침체국면을 겪는 사이에 중국과 한국이 크게 성장했고, 이에 대한 부러움이 일본 국민들의 마음속에 있다. 그런 일본 국민들에게 ‘일본은 한국과 중국보다 더 상위에 있는 국가’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면서 “그런 면에서 역사를 왜곡해서라도 ‘일본이 더 우위에 있고 우리는 결코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고 믿게 만들고 싶다는 발상 하에 한국에 대한 외교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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