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보다 일본이 훨씬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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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7월 17일 08:1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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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편집장께

    도쿄는 아직 장마가 개지 않아 비가 내리다 그치다, 낮에도 밤에도 찌는 듯한 더운 날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외출을 하면 분출 하듯 땀이 나오네요. 일년중 가장 불쾌한 계절입니다.

    지난 주는 이런 짜증스런 날씨에 가세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란으로 더 짜증이 나더군요. 제가 텔레비전의 뉴스 프로에, 현재 이라크 문제와 필리핀의 장기 매매 등의 기획을 제안했습니다만, 전부 캔슬(취소)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신문도 텔레비전도 연일, 북한의 미사일 문제를 톱으로 크게 다루기 때문에, 다른 뉴스가 큰 폭으로 줄어 버렸습니다. 그 덕에 저는 큰 손해를 봤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로 느낀 것을 몇 가지 써 보겠습니다. 우선, 일본의 매스컴이 너무 떠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큰일났다! 큰일났다!"라고만 하고, 떠드는 방법도 핀트가 어긋나 있지 않나 합니다.

       
    ▲ 주일미군기지인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있는 키티호크 항공모함. (도쿄=연합뉴스)
     

    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바로 일본의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나라는, 북한이 아닙니다. 만성적인 식료품 부족에 괴로워 하고, 가솔린 공급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나라에서 전쟁을 일으킬 힘은 없다고 생각 합니다. 다만 할 수 있는 것은 소량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으로, ‘위협’을 내거는 것 뿐입니다. 그 ‘위협’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한반도 부근에서 전쟁이 일어난다고 하면, 그것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했을 때입니다. 우리가 가장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미국의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안에서는 ‘선제공격론’을 주창하는 정치가도 있습니다.

    이라크에서 수렁에 빠진 미국이 북한을 먼저 공격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아주 없는 것도 아닙니다. 만약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미국이 군사 행동을 일으키면, 한반도는 불바다가 됩니다. 오키나와 등에 있는 주일미군 기지도, 북한으로부터의 반격의 대상이 될지도 모릅니다.

    미국이 일으키는 전쟁으로 주로 희생이 되는 것은 조선인이나 한국인, 거기에 일본인입니다. 미국은 수천 미터 상공으로부터 미사일이나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만으로 끝나고 자국민의 피해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또 일본의 매스컴은 "미사일 폭격은 위험하다"라고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그러나 그 넓은 일본해(동해)에 드문 드문 7발의 미사일이 떨어진 것만으로는, 거기에 폭격 맞는 확률은 거의 0%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더 위험한 것은, 수도권이나 오키나와의 하늘을 날고 있는 미군의 군용기입니다.

    2년 전 여름, 오키나와의 대학 구내에 미군 헬리콥터가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핵을 싣고 있을지도 모르는 군용기가 일본의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는 것이, 북한의 미사일 실험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것을 지적도 하지 않고 북한의 위협만을 부추기는 매스컴의 죄는 크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위협을 부추기면 부추길수록 일본의 우파는 기세를 더합니다. 저는 가끔, 고이즈미 수상이나 차기 수상 후보 ‘넘버원’인 아베 신조 관방장관 등과 김정일 총서기는 핫라인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하는 망상을 하는 일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일본을 도발하면 할수록 일본의 우파는 "북한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서, 일본도 군비를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어떠한 군사 행동도 부정하고 있는 헌법9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정치가들 중에는 자위를 위해서 북한을 선제 공격하는 일은 용서된다는 등의 생각을 하는 사람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든 무력행사를 금지해 전력(戦力)의 보관, 유지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헌법9조를 개정하려면, 북한의 협력을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북한이 수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면 일본의 여론은 "헌법을 개정하고 자위대를 군대로 하지 않으면 일본의 안전은 지킬 수 없다"라고 하게 되겠지요. 즉 일본을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드는 움직임은 단번에 가속되게 됩니다. 이것은 우파, 보수파의 사람들이 바라는 것 중에 하나 입니다.

    또 매스컴은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중국이나 러시아가 반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금이야말로 일본의 외교력이 추궁당하고 있다"는 등의 지당한 듯한 말을 합니다만, 요사이 일본은 착실한 외교를 한 적이 없습니다.

       
     ▲ 일본의 이지스함 기리시마. (AP=연합뉴스)
     

    북한에 영향력을 가지는 중국이나 러시아, 거기에 북한과 외교 관계가 있는 나라들과 평상시부터 제대로 된 신뢰 관계를 쌓아 두었다면 좀 더 일본의 주장을 받아들여 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노력도 하지 않고 곤란했을 때만 협력을 요청한다면 아무도 도와 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외교라고 하는 것은 그러한 신뢰의 파이프를 많이 만들어 놓는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로 일본에는 대미 추종은 있어도, 진정한 외교는 없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또 하나 기분 나쁜 현상을 지적해 둡니다. 매스컴이 소란을 피우고 있는 것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이 묘하게도 너무나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강의를 하고 있는 대학에서, "왜 매스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이 정도 소란을 피우고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더니, 30여명의 학생 중에 제대로 대답한 학생은 거의 없었습니다.

    원래 북한이 핵보유를 선언한 것조차, 모르는 학생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이것대로 기분이 묘한 현상이죠. 지금의 학생들은 정치나 국제 문제에 대한 관심이 희박해지고, 그들에게 있어서는 북한의 기아도, 미사일 발사도 자신과는 다른 세계의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그들은 이 정도로 비정치적인 존재가 되어 버렸는지요.

    선정적, 감정적인 기사를 흘려 내보내는 매스컴이나, 북한을 비난 하는 일로 지지율 상승을 노리는 정치가들,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마음 편하다’며 세계에 두문불출한 젊은이들.

    북한보다 일본의 상황이 훨씬 위험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편집장님, 금년의 일본은 정치적으로도 더운 여름이 될 것 같습니다. 8월15일에는 가을에 퇴진하는 고이즈미 수상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다고 하는 소문도 있습니다. 일본인이 머리를 식히는 특효약이 있으면, 가르쳐 주세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2006년 7월 15일
    노나카 아키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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