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각장애인 농성장 음식 반입·화장실 출입 막아
    2006년 07월 15일 01: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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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생존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 11일부터 서울 마포대교에서 농성을 벌였던 시각장애인들에게 경찰이 이틀간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화장실 출입까지 막았던 것으로 확인돼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지난 11일 오전부터 4일 간 마포대교 상판과 교각 사이 공간에서 헌법재판소의 ‘시각장애인만이 안마사를 할 수 있다는 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판결에 항의해 재차 농성에 들어간 시각장애인 20여명이 이틀 동안 음식물 반입과 화장실 출입을 일부 제한당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경찰은 다리 위에서 안전점검용 사다리로 내려가는 길목을 막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15일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결국 농성 중인 시각장애인들은 이틀 동안 굶어야 했고 생리현상을 현장에서 해결해야만 했다고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측은 주장했다. 게다가 이들은 경찰 측에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음식물 반입 허용 등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묵살당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후 폭우로 한강물이 크게 불어난 지난 12일 “한강물에 투신하겠다”고 하고서야 경찰로부터 음식물 반입을 허용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당시 현장에 있었던 강원택 전국시각장애인청년연합회장은 “이틀 동안 아무것도 못 먹는 시위대를 보고 안타까웠다”며 “경찰은 우리 요구에 침묵으로 답할 뿐이었다”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의 장애인 인권 유린을 비난했다.

또 박성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간사도 “편의를 제공하지 못할망정 인권을 침해하는 일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욕구를 금지하는 일은 장애인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인권운동사랑방 오창익 사무국장 역시 “불법시위에서도 기본 생리적인 욕구는 보장해야 하는데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런 일이 사실이라면 반인권 범죄이자 공권력 남용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12일 오후 6시 30분쯤 보건복지부로부터 ‘보건 단속에 관한 특별 조치법’에 안마사들의 권익보장을 위한 조항 삽입을 약속받은 후 시위를 중단하고 해산했다.

그러나 이들은 해산과 상관없이 이번 경찰의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자의 처벌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시위대 안전을 위해 경찰을 현장에 배치했을 뿐”이라며 음식물 반입 금지 등의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마포경찰서 송학종 경비과장은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인권이 최고 가치로 여겨지는 현 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현장에 경찰을 배치한 이유는 시위대 안전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시각장애인들은 지난 5월 말 시각장애인의 독점적 안마사 자격에 대한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 이후 마포대교 교각 위에서 농성을 벌이다 지난달 22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체입법을 약속하면서 해산했으나, 후속조치 논의가 지연되자 11일부터 다시 교각 농성에 들어갔었다.

인권단체 등에서는 “시각장애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반인권적 처사”라며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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