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기지 토양오염 치유비용 전액 한국이 부담"
        2006년 07월 15일 12: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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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 반환될 예정인 주한 미군기지의 오염 치유 문제에 대해 14일 한미 양측이 [KISE(인간건강에 대한 공지의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협)+8개 항목(기름탱크와 지하수 오염 제거)]에 한해서만 미군측이 치유하기로 사실상 합의함에 따라 최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토양 오염 치유 비용은 앞으로 우리측이 전액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초기에 협상을 잘못해서 이 같은 결과를 자초했으면서도 미국이 환경조사와 오염치유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고의적으로 국민을 속여왔다며 협상담당자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월 14일 용산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미군기지 환경오염조사결과와 한.미협상과정 공개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국내 반환대상 미군기지 59개 가운데 오염 조사가 완료된 29개 기지 중 미국측이 오염 치유가 완료됐다고 통보한 15개 기지를 15일 정오를 기해 돌려받았다. 한미 양측이 13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진행한 제9차 한미 SPI(안보정책구상회의) 회의의 합의안에 따른 것이다. 한미 양측은 이번에 반환받지 못한 나머지 기지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미측이 이번에 반환한 15개 기지는 ‘KISE+8개 항목’에 한해서만 오염이 치유된 것이다. 기지 오염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토양 오염은 치유되어 있지 않다.

    때문에 우리 정부가 이번에 15개 기지를 반환받기로 합의한 것은 ‘KISE+8개 항목’에 한해서만 오염을 치유할 수 있다는 미국측 입장을 일방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반환협상이 진행될 나머지 기지에 대해서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돌려받기로 되어 있는 59개 미군기지 전체의 토양 오염을 치유하는 데는 최대 수조원의 우리측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반환 예정인 국내 주한미군 기지의 총 면적에 미국 내 환경기준을 대입해 산출한 결과 토양 오염 치유 비용이 최대 12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군기지 이전 비용이 5조원에서 8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환경오염 치유 비용이 미군기지 이전 비용의 최대 두 배가 넘는 셈이다.

    그러나 불과 1년 전까지도 우리 정부는 미국이 환경조사와 오염치유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지난 2001년 1월 18일 한미 양국의 SOFA 합의 의사록 제3조 2항에 "미국 정부는 한국정부의 환경관련 법령과 기준을 존중(respect)하는 정책을 확인(confirm)한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음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같은 날 한미 양측이 체결한 ‘환경보호에 대한 특별 양해 각서’는 "주한미군은 ‘인간건강에 대한 공지의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협(a known, imminet and substantial endangerment to human health: KISE)을 초래하는 오염의 치유를 신속하게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구로만 따져보만 미국 측 주장에 힘이 실린다는 것이 법률가들의 판단이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15일 "우리 정부는 용산미군기지 이전 협상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우리 정부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며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 비서관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보고했고, 국정상황실에서도 그러했고, 환경부도 협상과정에서 결국은 기준차이에 따라 한국정부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미국도 7차 협상 전 양측이 교환한 외교 문서 중 비용 목록에 환경조사와 오염치유 비용은 당연히 한국 측 부담이라고 적시해 왔다"며 "그래놓고 이제 와서 1년 2개월이 넘도록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생떼를 써 댔다"고 우리측 협상단을 비난했다. 요컨데, 우리측 협상단이 처음에 협상을 잘못해 놓고는 그에 따른 비난을 피하기 위해 "미국을 속이고 국민을 속이고 대통령을 속이고 국회를 속였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왜 미국 부담에서 한국 부담으로 바뀌게 되었는지 왜 아무도 말하지 않는가. 왜 책임지려 하지 않는가. 도대체 그 돈은 어떻게 만들 작정인가. 그렇게 하고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생각’하는 뻔뻔함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참여정부 외교안보팀의 오만과 독선은 그 끝이 어디인가."고 맹렬히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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