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의 분노 "일본을 성토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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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7월 12일 09:3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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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도 중순으로 넘어가고 직장인들의 본격적인 휴가철도 시작된다. 그러나 나라 안팎은 혼란의 연속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로 국제적인 우려를 자아내더니 이웃나라 일본은 북한 선제공격론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반도를 전쟁의 잿더미로 몰아넣을 수 있는 발언을 하는 일본을 향해 한국은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

12일자 조간신문은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일본의 선제공격론을 정면 반박하는 한국 정부를 향해 "일본을 성토하다니"라고 외치는 일부 언론의 행태는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일이 아닐까.

12일자 조간신문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일본의 선제공격론 주장과 청와대의 우려 표명을 1면 머리기사로 전했다. 하지만 예외도 있었다.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가 1면 머리기사를 통해 걱정한 것은 한나라당이 박근혜·이명박 갈등양상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다음은 주요 종합일간지의 9일자 머리기사

경향신문 <"일 선제공격론으로 사태 더 악화">
국민일보 <"물러설래야 물러설 수 없다">
동아일보 <"일 선제공격론에 물러설 수 없다">
서울신문 <한일 ‘북 미사일 대응’ 정면충돌>
세계일보 <한·일 ‘북 미사일’ 갈등 고조>
조선일보 <벌써…박근혜·이명박 대리전>
중앙일보 <한·일 미사일 갈등 증폭 남방 3각공조 대혼란>
한 겨 레 <노 대통령 "일 선제공격론 사태 악화">
한국일보 <"물러설래야 물러설 수 없다">

청와대, 일본 대북 선제공격론 ‘깊은 우려’

11일 정치권과 청와대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일본 정부 각료들의 ‘대북 선제공격론’ 공론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1950년 한반도는 화염에 휩싸였다. 수많은 동포들이 안타까운 죽음을 당했고 더욱 많은 사람들은 이산가족의 쓰라린 멍에를 평생 짊어지고 살아야 했다.

일본의 선제공격론이 현실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국민들에게 ‘전쟁’은 공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청와대는 일본의 초강경 대응 움직임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12일자 조간신문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의 선제공격론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는 사실을 1면 머리기사로 전했다. 한겨레는 1면 <노 대통령 "일 선제공격론 사태 악화">라는 기사에서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병완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상황점검회의 논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빌미로 ‘선제공격’과 같은 위험하고 도발적인 망언으로 한반도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고 군사 대국화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오만과 망발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 "일 우경화 움직임에 쐐기"

청와대의 이러한 행보는 일본의 움직임이 우경화 군사대국화 하고 있다는 기본 인식에 따른 것이다. 한겨레는 4면 <침묵 깬 노 대통령 "일본에 물러설 수 없다">는 기사에서 "노 대통령이 강경대응 기조를 세운 것은 일본이 미사일 문제를 틈타 한반도 긴장을 의도적으로 증폭시키고, 이를 통해 군사대국화로 나서려 한다고 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일본의 독주에 미국도 당혹해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진단"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일보는 3면 <일 우경화 움직임에 ‘쐐기’>라는 기사에서 "일본 정부의 북한 미사일 대응과 관련해서도 과거사 청산과 주권수호의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세계일보는 "청와대의 대일 강경 방침은 또 다른 측면에서 국면돌파용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며 "북한 미사일 도발로 대북 정책의 입지가 좁아진 청와대가 여론의 지지를 손쉽게 획득할 수 있는 ‘일본 두드리기’를 통해 국면을 반전시켜 정치적 상승효과를 꾀하겠다는 판단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속내는…일본 내부의 정치적 상황과 무관치 않아

일본의 속내도 관심사이다. 한국 정부의 깊은 우려가 충분히 예상됨에도 초강경 발언을 서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본의 ‘노림수’에 대해 언론은 이렇게 진단했다. 경향신문은 2면 <‘군사조치’ 담긴 일 결의안이 불씨>라는 기사에서 "(청와대의 정면대응은) 갈수록 우경화하는 일본 위정자들의 행태를 겨냥한 것이다. 현해탄의 파고가 높아지는 배경에는 두달 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정국과 납북자 문제 등 일본 내부의 정치적 상황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3면 <"한국 반발 대응할 가치 없다">는 기사에서 "일본의 대응방식이 불순한 정치 외교적 의도를 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며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일본의 안보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설사 중국의 거부권 발동에 의해 부결되더라도 ‘숙적’인 중국을 궁지에 몰아 넣을 수 있다는 계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의 대북 선제공격론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낸 것과 관련, 국내 언론의 평가는 엇갈리게 나타나고 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의 시각은 주목할 대목이다. 조선일보는 1면 <적대국 같은 한·일 관계>라는 기사에서 "한일 양국 갈등이 최악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준 적대국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한·미·일 3각 공조가 사실상 와해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중동의 비판은 일본 아닌 청와대

한미일 3각 공조가 사실상 와해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조선일보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 있다고 보는 것일까. 답은 <북한엔 말없고 일본에 퍼붓는 노 대통령>이라는 조선일보 4면 기사 제목에 나와 있다.

조선일보는 <"일본 망발"에 빌미 준 북 미사일엔 왜 태평이었나>라는 사설에서 "정부는 일본에 좋은 핑계거리를 던져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왜 그렇게 무사태평이었다는 것인가"라며 "이 정권은 운동권 학생처럼 그때 그때 선동적 구호를 만들기보다는 진짜 국가이익이 무엇이고 그런 국익을 관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냉철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훈수를 뒀다.

참여정부의 미숙함(?)에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는 조선일보가 일본 차기 총리로 유력한 아베 관방 장관에 대해서는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조선일보는 5면 <차기 권력자의 ‘힘센 일본 만들기’>라는 기사에서 "(아베 장관은)현재 노무현 정권에 대해선 극히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논문에서 한국에 대한 언급은 빠져 있다"며 "그는 사석에서는 노무현 정권을 ‘친북 좌파정권’으로 호칭하고 비공식 간담회에서 ‘한국의 지금 정권과는 무엇을 해도 안 된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차기 권력자의 ‘힘센 일본 만들기’"

중앙일보도 이번 사태의 책임을 노무현 정부에 묻고 있다. 중앙일보는 1면 <한·일 미사일 갈등 증폭 남방 3각공조 대혼란>이라는 기사에서 "문제는 한·일 갈등이 추가되면서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어색한 모양새로나마 유지되는 듯했던 한·미·일 공조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런 흐름은 노무현 정부에서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중앙일보는 <미사일에는 침묵하고 일본만 성토하나>라는 사설을 통해 "일본도 문제지만, 우리 정부가 이를 빌미로 일본과 마치 ‘외교전쟁’을 치르겠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도 어의가 없다"며 "북한엔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한번 못했던 정부가 일본에 대해 지나치게 강경한 자세를 지속한다면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북 미사일 대응, 한중-미일 대치 심상찮다>는 사설을 통해 "노 정권 사람들은 한국을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 낀 새우’로 보고 한미일 삼각체제에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암시함으로써 혼란과 갈등을 야기해 온 당사자들"이라며 "임기가 1년 반밖에 남지 않은 그들에게 국가 존립의 외적 토대를 흔들 수도 있는 중대결정을 맡기기가 너무나 불안하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노 정권 사람들은 혼란과 갈등의 당사자들"

노무현 정권 사람들에게 중대결정을 맡기기가 너무도 불안하다면 어떻게 하라는 말일까. 독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모든 언론이 조중동의 시각과 같은 것은 아니었다. 12일자 조간신문 중 다른 대부분의 신문은 일본의 우경화 군사대국화 움직임을 우려했다.

국민일보는 <일의 선제공격론, 뭐가 뛰니 뭐도 뛰나>라는 사설에서 "대북 각료들이 선제공격론을 주창하고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노골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미국을 등에 없고 한반도에 파국이 초래되는 상황까지 불사하면서 군사대국화를 기도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또 국제사회의 경계심만 강화시키는 것이 아닌지 일본은 맹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신문은 <일 선제공격론 비판한 노 대통령>이라는 사설을 통해 "최근 일본 정부가 보이는 일련의 행태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한다는 노 대통령의 인식에 공감한다"며 "정부가 일본의 침략주의적 성향과 함께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추진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은 불가피한 대응이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대부분의 신문들, 일본 군국주의 우려

세계일보 역시 <군국주의 본색 드러낸 일본>이라는 사설에서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강조하고 있는 ‘외교적 해결’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필요 이상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일본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역사의식 마비된 일본의 위험한 선제공격론>이라는 사설에서 "패전 뒤 평화헌법과 전수방위를 전가의 보도처럼 선전해 온 일본이 선제공격 능력 보유를 공론화하겠다고 몰아가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우리는 역사의식이 마비된 일본 각료들의 선제공격 검토 발언을 두고 엄중히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도 <북한 미사일 타고 막나가는 일본>이라는 사설에서 "북한의 미사일 문제를 둘러싸고 한일 관계가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한미일의 공조가 한층 긴요한 시기에 바람직하지 않은 사태전개로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 1차적 책임은 일본측에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오늘 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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