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허가 취소, 제조사 형사고발
주무기관 책임론 확산···"식약처, 수사대상"
    2019년 05월 28일 07: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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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하고 제조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에 인보사의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이와 함께 허술한 허가 심사 등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 식약처에 대한 전면 개편 요구도 잇따른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 허위자료를 제출했고, 허가 전에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숨기고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내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인보사는 첨단바이오의약품 중 하나인 유전자치료제로, 2017년 허가 당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는 세계 최초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미국 FDA 허가를 위해 검사를 하던 중 약을 구성하는 세포 종류가 원래 신고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인보사는 1액과 2액으로 구성되는데, 식약처가 2액에 대한 유전학적 계통검사(STR)을 한 결과,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됐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신장세포는 강한 세포 증식력 때문에 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인체에는 사용할 수 없는 성분이다.

특히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2액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2액이 1액과 같은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려면 1액과 2액을 비교·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1액과 2액의 혼합액’과 ‘2액’을 비교했다.

식약처는 임상시험 대상자에 대한 15년간 장기 추적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는 무려 3,8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한편 식약처는 재발 방지를 위해 허가·심사 역량 강화를 위한 인력충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방송화면

“식약처, 반성은 없고 책임 면하려는 태도만…식약처는 수사의 대상”

일각에선 신약 허가 주무기관인 식약처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운동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식약처 발표는 뒤늦은 허가 취소에 대한 반성은 없고, 식약처의 책임을 면하려 하는 수사들로만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보사 허가 취소는 인보사 사태 해결의 시발점일 뿐”이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식약처에 대한 수사와 감사를 통해 가짜약을 국민들이 투약받게 한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 이런 문제를 일으킬 규제 완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운동본부는 “식약처는 수사의 대상”이라며 “기업이 가짜 약을 판매하더라도 이를 감시하고 규제했어야 하는 것이 식약처의 존재 이유다. 존재 이유를 망각한 과정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전면 개편에 대한 요구도 나온다.

운동본부는 “인보사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식약처가 규제 부처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망각하고, 세계 최초 치료제 허가에 집중한 때문”이라며 “이런 문제는 인력충원으로만 해결될 수 없다. 규제 부처로서 식약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약품과 의료기기 등의 산업화 정책과는 독립적인 안전관리 기능만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인보사 사태를 계기로 의약품에 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는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을 명분으로 각종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인보사와 유사한 재생바이오의약품에 대한 허가 간소화가 포함돼있다”며 “더욱 강화해도 모자랄 의약품 안전관리체계 자체를 무력화할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제2의 인보사사태를 불러일으킬 규제완화를 중단하고 ‘첨단재생바이오의료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도 논평을 내고 “늦게나마 합리적이고 상식적 결정이 내려진 것에 대해서 다행”이라면서도 “신약을 허가했던 당사자인 식약처의 책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이 제조사인 코오롱생명과학만 잘못을 저지른 것인양 모든 책임을 지운 것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의원은 “이번 사태는 제대로 검증이 안 된 바이오 제약 분야에 대한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완화가 핵심문제”라며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첨단재생바이오법을 내세워 첨단 재생 바이오 분야의 허가신속등재와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완화 정책은 제2, 제3의 인보사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중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원내대변인도 “의약품 안전 관리의 주무부처인 식약처는 업체가 제출한 서면 자료에만 의존하여 허술하게 허가·심사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해왔다”며 “바이오의약품 관리에 대한 전문성 강화, 심층화 된 관리체계 구축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직접 시험 검사 확대 등 허가·심사·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보완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식약처 개편을 요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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