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인'이 꿈꾸는 한국사회의 진보적 대안
    2006년 07월 11일 05: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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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너도 나도 유행가처럼 불러대기 시작한 것이 있다. 바로 ‘진보의 위기’라는 말이다. 그것도 진보진영과 대척점에 서 있는 반공수구세력이나 기득권세력의 입이 아닌, 진보 진영의 입에서 저 말은 ‘시도 때도 없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위기’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나 대안의 제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진보 진영의 가슴은 더 답답하다.


이러한 때, 그 ‘위기’에 대한 솔직하고도 날카로운 진단을 담은 책이 나왔다. 책 이름은 <새로운 사회를 여는 상상력(손석춘 외/시대의 창 펴냄)>이다. 이 책의 주요 화두는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새로운 사회’와 아마도 그 사회를 가능케 할 ‘상상력’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는 진보진영이 현재 처해 있는 ‘처치곤란’의 상황들, 예컨데 ‘콘텐츠 부족’·’전쟁 시뮬레이션 대상이 된 한반도’·’엔엘과 피디’ 등의 이야기가 거침없는 어조로 담겨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읽는 이에게 친절하지 않다. 프롤로그를 넘기자마자 끝없이 진행되는 대담과 논쟁 그리고 난상토론의 의도는 너무나 명확해 보인다. 즉, ‘고민하고 반성하며 공부할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을 위한 책’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진보적 대안과 정책 마련을 위해 창립한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새사연)’이 ‘새로운 사회’를 주제로 그간 마련한 좌담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책에서 새사연 결성에 참여한 40대의 자칭타칭 ‘진보적 생활인’ 6인이 모여 한국 사회의 경제, 통일, 정치 문제를 진단하고, 이에 대한 전망과 대안을 구체적인 윤곽으로 제시한다.


대담에 참여한 이들은 경제 분야에서 외국 자본의 한국 금융 장악, 주주자본주의 등이 가속시키고 있는 사회 양극화 문제에 주목한다. 정치 분야에서는 노무현식의 정치적 신자유주의와 이로 인한 민주주의의 후퇴를 비판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노동 창의성을 중심으로 한 ‘노동 주도형 국민경제 모델’, 국민들에 의해 강력히 통제되는 ‘국민직접정치’, 그리고 통일의 미래를 내다보며 코리아 경제공동체인 통일민족경제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이들 대안 모델에 대한 각론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책은 또 그 간의 각종 대담에서 제시된 각 대안의 모델에 따른 ‘지속가능한’ 각론까지 파고들고 있다.


이 책의 주요 저자이기도 한 손석춘 씨가 원장으로 있는 새사연은 지난 4월 9일 ‘생활인의 연대를 통한 진보적 대안 생산’을 목표로 출범했다.


새사연은 지식인 중심의 다른 연구소들과 달리 80년대 학생운동 출신의 생활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박경서 인권대사(이사장), 손석춘 <한겨레신문> 비상임기획위원(원장), 박세길 전 전국연합 정책위원장(부원장) 등이 새사연을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새사연의 ‘실체’를 말해주는 것은 따로 있다. ‘386 정신의 참된 계승과 발전’을 꿈꾸며 회원으로 참여한 30~40대 시민들이 그들이다.


이른바 386들이 주축이지만, 이들은 ‘회고담’ 류의 논의를 거부한다. 진정한 386은 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이라도 하는 이들이지, 현재의 변절을 합리화하는 자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문주, 김병권, 박세길, 손석춘, 정명수, 정희용 공저. 시대의창 펴냄.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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