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 여영국 역전 당선
    4·3재보선, 여당에 회초리
    여영국 “노회찬 정신 계승···퇴근 후 투표 이어간 노동자들에 감사”
        2019년 04월 04일 10: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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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에서 치러진 4·3 재보궐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됐다.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으로 치러진 창원성산 지역에선 여영국 후보가 개표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 극적 역전승을 거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후보인 여영국 후보는 45.75%를 얻으며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45.21%)에 승리했다.

    여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강기윤 후보에게 뒤쳐지다가 개표율 99.98% 상황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여영국 후보는 4만2천663표, 강기윤 후보는 4만2천159표를 각각 기록해 두 후보의 표차는 504표에 불과했다.

    당선 확정 후 여영국 후보와 정의당 지도부

    여영국 “진보정치 1번지 지켜준 노동자·시민에 감사…‘노회찬 정신’ 이어갈 것”

    극적 승리를 거두며 국회에 입성하게 된 여영국 후보는 3일 당선이 확정된 직후 “가장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서 민생개혁과 국회개혁을 반드시 주도하겠다”며 “이것이 바로 노회찬의 정신을 부활시키는 것이고, 계승하는 것”이라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노동자의 국회의원’을 표방했던 여영국 후보는 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 등과의 인터뷰에서 “새벽 출근 전에, 5시 퇴근 이후에 투표장으로 줄을 이어준 노동자들에게 너무너무 감사를 드린다”라며 “진보정치 1번지라는 창원 성산의 자부심을 지켜준 점에 대해 너무 감사를 드린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그는 자신이 극적으로 승기를 쥐게 된 배경에 대해 “경제 사정이 어렵다 보니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참 많았던 것도 힘든 선거를 하게 만든 하나의 요인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도 “대결 구도만 일으키고 편 가르기하고 색깔론 정치, 이념정치에 신물이 난 창원 시민들이 결국은 자유한국당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위대한 승리”라고 말했다.

    선거 막판까지 정의당과 자유한국당 등 두 당의 신경전이 치열했다. 여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노회찬 모욕’ 발언이 선거 운동 기간 중 견디기 가장 힘든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여영국 후보는 “선거 내내 가장 힘든 부분이 노회찬 의원의 아픈 죽음을 비하하고 훼손하는 말이었다”며 “유세 과정에 자유한국당의 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분이 창원에 와서 노회찬 의원의 고귀한 정신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정말 참기 힘든 그런 분노를 느꼈는데 제 자신이 잘 이겨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원성산의 역전승은) 노회찬 의원이 하늘에서 지켜봐준 결과”라고도 말했다.

    당 지도부도 창원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노회찬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위원회에서 “창원 시민들이야말로 성산대첩의 최종승자”라며 “진보정치의 자부심, 창원의 노동자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권영길, 노회찬으로 이어지는 창원성산의 자부심을 지켜줬다. 여영국은 6411번 버스를 타고 우리 사회 모든 투명인간들과 함께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의당과 여영국 앞에는 노회찬이 남긴 거대한 발자국이 있다. 약자를 위한 정의로운 정치를 위해, 정쟁으로 무너진 국회를 민생으로 되살릴 것”이라며 “당신이 생명을 내던지며 지키고자 했던 정의당을 더욱 소중히 지키고 키워 2020년 제1야당, 그리고 진보집권을 향해 반드시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통영·고성에선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가 59.47%를 득표해 민주당 양문석(35.99%)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정점식 후보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경제위기에 처한 통영고성에 희망을 달라는 지역 주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문재인 정부에 의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이라는 헌법의 두 축이 훼손되고 있다. 우리 선배 의원님들과 함께 헌법가치를 지켜나가는 데 힘쓰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지역 언론 기자의 돈봉투 폭로 사건에 대해선 “저는 그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에 제가 매듭을 지을 일은 없다”며 “당사자가 잘 대처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형준 “정치적 결과는 무승부이지만 속으로는 여당의 내상이 큰 선거”

    민주당과 단일화를 한 여영국 후보가 승기를 쥐었고 자유한국당 텃밭이었던 통영·고성에서 비교적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민주당은 기초의원을 포함해 5곳의 선거구에서 한 곳도 이기지 못했다. 2020년 총선까지 야당을 비롯한 정치권 안팎에선 ‘정권 심판론’이 더 자주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3일 논평을 내고 “이번 선거 결과는 문재인 정권의 폭주에 브레이크를 걸어달라는 국민 여러분들의 절절한 목소리였다”고 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4.3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창원에서 정의당 단일후보가 신승했을 뿐 대패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개혁실종, 경제실패, 오만과 독선에 대한 국민의 회초리”라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초심으로 돌아가 민생을 살피고 실종된 개혁에 다시 박차를 가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정부 여당은 겸허한 마음으로 지난 2년을 되돌아보고, 뼈를 깎는 반성을 하기 바란다. 오만과 독선을 버리고 개혁연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 “정치적 결과로는 무승부이지만 속으로는 여당의 내상이 큰 선거”라며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은 민주당이 되었지만 이번에 아주 큰 격차로 자유한국당이 되었고, 창원성산도 대단히 근접한 표차로 패했다. 이번 보궐선거가 내년 총선의 하나의 시금석이 되는 선거의 의미를 갖기 때문에 민심의 흐름이 굉장히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거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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