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상 꿈꾸는 이들을 위하여
땀·눈물·희망 빼앗긴 민중들 이야기
[책소개] 『버선발 이야기』 (백기완/ 오마이북)|
    2019년 03월 24일 09:5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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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고통받는 노동자 민중의 곁을 지키고, 한평생 평화와 통일의 길을 걸어온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0년 만에 신작 《버선발 이야기》를 출간했다.

《버선발 이야기》는 백 소장의 삶과 철학, 민중예술과 사상의 실체를 ‘버선발(맨발, 벗은 발)’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그가 말하는 민중의 한바탕(서사)은 돈이 사람을 지배하는 썩은 문명을 청산하고, 거짓을 깨고, 빼앗긴 자유와 희망을 되찾고, 착한 벗나래(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주어진 판을 깨는 것은 바로 ‘사람의 힘’이기 때문이다.

“버선발 이야기는 민중적 서사야. 민중적 서사란 어떤 서사냐. 버선발이 바다를 없애 땅으로 만들었지만 자기는 갖지 않고 사람들에게 다 나눠주잖아. 엄마도 주지 않고 저도 갖지 않고 다 가져가라고 했지. ‘내 것’도 아니고 ‘네 것’도 아닌 거야. 다 같이 올바로 잘사는 것, 이게 바로 민중적 서사야.” _백기완

“버선발이란 것은 맨발이라는 뜻이야. 신발도 벗고, 버선도 벗은 걸 맨발이라고 그래. 벗은 발이지. 온몸에 걸친 것 없이, 감춘 것 없이 그냥 내놓고 사는 사람을 버선발이라고 하는 거야.”_백기완

◎ 백기완 소장이 ‘버선발 이야기’의 초고를 매듭지은 것은 2018년 봄 무렵이었다. 그러나 그해 4월 심장 관상동맥 2개가 완전히 막히는 위급한 상황에서 9시간이 넘는 큰 수술을 받으며 생사의 고비를 넘겨야 했다. 한 달 만에 퇴원한 그는 6개월가량 회복 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건강을 회복했고 가을부터 다시 이 책의 집필에 매달렸다. 수술실에 들어가면서도 “나는 죽어도 깨어나야겠다. 이 버선발 이야기를 꼭 완결지어야 한다”며 강한 의지와 애정을 보였다. 백 소장은 건강이 회복되면서 남은 원고의 집필과 퇴고에 전념했고, 11월 완결을 지을 수 있었다.

“이것은 자그마치 여든 해가 넘도록 내 속에서 홀로 눈물 젖어온 것임을 털어놓고 싶다. 나는 이 버선발 이야기에서 처음으로 니나(민중)를 알았다. 이어서 니나의 새름(정서)과 갈마(역사), 그리고 그것을 이끈 싸움과 든메(사상)와 하제(희망)를 깨우치면서 내 잔뼈가 굵어왔음을 자랑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지난해엔 더 달구름(세월)이 가기 앞서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를 글로 엮으려다가 그만 덜컹, 가슴탈(심장병)이 나빠져 아홉 때결(시간)도 더 칼을 댄 끝에 겨우 살아났다. 이어서 나는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몰래몰래 목숨을 걸고 글을 써 매듭을 지은 것이 이 버선발 이야기라.” _글쓴이의 한마디 중에서

◎ 땀, 눈물, 희망을 빼앗긴 민중들의 한바탕

《버선발 이야기》에는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자본주의 사회구조 속에서 고통받는 노동자, 민중, 서민 들의 피땀과 눈물, 그럼에도 자유와 희망을 되찾으려는 힘찬 몸짓이 ‘버선발(맨발, 벗은 발)’이라는 한 인간의 삶을 통해 강렬한 서사로 다가온다.

◎ 백기완이 들려주는 민중사상의 원형

《버선발 이야기》에는 ‘내 것은 거짓말’이라는 민중사상의 핵심이 담겨 있다. 그것은 너도나도 일하고, 너도나도 잘살되 올바로 잘사는 ‘노나메기’ 세상이다. 땅에 떨어진 인간의 땀은 네 것도 아니고 내 것도 아닌,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것, 자연의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 우리말로 풀어낸 민중의 삶과 예술

《버선발 이야기》에는 한자어와 외래어가 한마디도 없다. 어쩌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우리말이 가득하지만, 특별한 힘과 읽는 맛이 있어 더욱 날카롭고 선연하게 온몸으로 파고든다. 어린 버선발이 겪는 시련과 고통, 휘모리장단처럼 이어지는 민중들의 파란만장한 삶은 백기완 선생이 오랫동안 지키고 살려낸 우리 낱말과 힘 있는 문장을 통해 장대한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 다른 세상을 꿈꾸는 희망의 서사, “우리가 버선발(맨발)이다!”

《버선발 이야기》는 다른 세상을 꿈꾸는 투쟁의 역사, 삶을 전환하는 예술, 희망을 만드는 서사다.

돈이 사람을 지배하는 썩은 문명을 청산하고, 온갖 거짓을 깨뜨리고, 자유와 희망을 찾아가는 니나(민중)들의 한바탕(서사)이다. 주어진 판을 깨는 것은 바로 ‘사람의 힘’이기 때문이다.

첫째, 이 이야기는 아마도 니나(민중) 이야기로는 온이(인류)의 갈마(역사)에서 처음일 것 같다. 그러니 입때껏 여러분이 익혔던 앎이나 생각 같은 것을 얼짬(잠깐)만 접어두고 그냥 맨 사람으로 읽어주시면 어떨까요.

둘째, 이 이야기엔 한자어와 영어를 한마디도 안 쓴 까닭이 있다. 그 옛날 글을 모르던 우리들의 어머니 아버지, 니나들은 제 뜻을 내둘(표현)할 때 먼 나라 사람들의 낱말을 썼을까. 마땅쇠(결코) 안 썼으니 나도 그 뜻을 따른 것뿐이니 우리 낱말이라 어렵다고만 하지 마시고 찬찬히 한 글자 한 글자 빈 땅에 콩을 심듯 새겨서 읽어주시면 어떨까요. – 글쓴이의 한마디 중에서

버선발은 영웅이 아니다. 버선발은 오랜 길거리 싸움의 상처인 지팡이를 짚으며 지금도 힘겹게 한 시대의 고개를 넘고 있는 백기완이고 우리 민중이다. – 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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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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