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실용파 총공세에 개혁파 반격 시작
    2006년 06월 13일 02: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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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당 실용파는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종부세 완화 주장은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출총제 폐지 얘기도 나오고 수도권공장총량제 완화 얘기도 나온다. 12일 통일부와의 내년도 예산안 당정협의에서는 대북송전사업비 증액안을 원점으로 돌려버렸다. "더 이상 퍼주기는 안 된다"는 논리였다.

당내 개혁파의 상징이라는 김근태 지도부 아래서 실용파의 주도권이 강화되는 건 역설적이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먼저 김 의장의 노선변화다. 대개의 언론은 이렇게 보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서민경제 회복을 내세운 것이나 그 방법으로 ‘성장’을 꼽은 것을 증거로 든다. 현대차 사장 출신인 이계안 의원을 비서실장에 앉힌 것도 그렇다. 진대제 전 정통부장관이 서민경제회복추진본부장으로 내정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 의장의 노선 변화는 당내 역학관계에 따른 것일 수 있다. 당내 지분으로 보면 개혁파는 아직 비주류다. 당을 추스르려면 실용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일정한 정책적 타협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다른 하나는 실용파의 기선제압용 선제공격 가능성이다. 지금 실용파는 김 의장의 실용적 노선으로의 전환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먼저 김 의장의 운신 폭을 좁힌다. 모든 언론이 김 의장의 실용주의적 전환을 대서특필한 마당이다. 여기서 김 의장이 개혁적 노선을 보이면 또 다시 입장을 바꾸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오락가락하는 사람, 못 믿을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다른 한편 이는 김 의장을 압박하고 견인하는 효과가 있다. 실용적 노선을 분명히 해야 ‘공조’가 가능하다는 분명한 신호라는 것이다.

물론 개혁파도 마냥 당할 태세만은 아니다. 김근태 체제 이후 실용파의 ‘도발’에 가급적 대응을 자제했지만 점차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13일 이목희 의원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종부세 완화 불가’ 방침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실용파와는 정반대의 인식을 보였다.

그는 "선거에서 참패한 원인은 경제자유특구, 기업자유도시 등을 통해 집값, 땅값이 너무 올라서"라고 했다. 지금보다 강도 높은 투기대책, 주거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로 들린다.

출자총액제한이나 수도권공장총량제 폐지 등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런 것 때문에 투자가 안 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실용파에 대해 "기득권 층이 자꾸 좌에 있다고 하니까 정말 좌에 있는 줄 알고 우로 가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13일 여당의 의원총회에서는 일부 개혁파 의원들이 종부제 완화 주장을 거세게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화영, 임종석 등 개혁파 의원들은 전날 원내대표단이 통일부와의 내년도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대북송전사업비 증액을 원점으로 돌린 것에 대해 거센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도 실용파의 일방통행을 견제하려는 흐름이 감지된다.

우상호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언론보도가 앞서나가는 측면이 있다"며 "서민 경제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겠다는 흐름은 개혁 정책이 보다 실질적인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투기를 막기 위한 정책은 큰 틀에서 변화가 없다"며 "투기근절, 주거안정은 여전히 유효하고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당론"이라고 했다.

부동산 정책 재검토에 대해서도 "수정을 전제로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검토해 보고 필요하면 수정한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일부에서 김근태 의장이 우향우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지금은 비상깜박이 켜고 직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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