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혐오, 퇴폐적 글들
    어린이 국방부 사이트에
    윤소하 “국방부 포함 각 정부기관의 교육 및 홍보자료 전수조사 제안”
        2019년 01월 31일 03: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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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를 대상으로 국방부와 우리 군의 역할 등을 홍보·교육하는 어린이 국방부 사이트에 여성혐오 문구와 퇴폐적인 글이 게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기도 한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 부처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대안이라도 내놓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YTN>은 30일 어린이 국방부 홈페이지가 여성혐오 등 유해한 글과 만화가 버젓이 게시돼있다고 보도했다. 어린이 국방부 사이트는 현재는 폐쇄 조치된 상태다.

    이 매체에 따르면, 땅으로 침투한 두더지를 잡는 게임의 게임판에 두더지를 여자아이에 비유한 ‘가스나’란 표현과 함께, ‘걸리면 다리몽댕이를’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또 어린이 만화에서는 말귀를 못 알아듣는 여성을 ‘된장녀’라고 비하하기도 한다. 휴가 나온 군인이 여자친구에게 모텔에 가자고 꼬드기는가 하면, 회사 복사실에서 몰래 키스하다 걸린 남성이 욕설을 내뱉는 장면도 등장한다.

    이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성관계를 의미하는 은어들과 헌팅하는 방법 등 글들도 그대로 방치돼있었다.

    국방부가 여성혐오 등 성폭력 문제를 일으킨 것이 처음이 아니다.

    국방부가 2016년 육·해·공군 일선 부대에 10만부 가량 배포한 ‘성폭력 예방 교육자료’로 ‘동작 그만’ 이라는 만화에 성폭력을 희화화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다.

    이 만화에는 병사가 슈퍼에 들러 주인의 딸을 강간했는데 병사의 선임이 ‘(피해자가) 예뻤냐, 안 예뻤냐?’라고 묻는가 하면, 17세 여고생과 성매매를 하기로 합의하고 실제로 가보니 중년여성이었다는 내용, 스토킹을 당하는 피해자를 도와준 군인이 다시 피해자를 스토킹하는 상황 등의 내용도 있다.

    출처=윤소하 의원 블로그

    문제는 여성혐오, 성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에 관한 시각과 태도가 국방부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당시 국감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여성가족부가 폭력예방교육 우수기관 주요 기관으로 국방부를 선정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국방부가 문제가 되는 만화를 배포한 2016년에 여성가족부는 국방부를 우수기관으로 선정한 것이다.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폭력예방통합관리교육은 공공기관 성희롱 방지조치 기관별 평가 및 관리체계 확립, 성(性)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 함양과 성매매 방지 및 인권보호를 위한 시스템이다.

    국방부를 포함한 각 정부기관의 교육·홍보자료에 대한 전수조사 등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상무위회의에서 “이쯤 되면 국방부가 성인지 감수성이 있기나 한 것인지, 그리고 또 다른 정부 기관의 교육자료에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인권위원회와 여성가족부가 이번 기회에 성인지적 관점에서 국방부를 포함한 각 정부 기관의 교육, 홍보 자료에 문제가 없는지 전수 조사를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 공약사항이면서도 아직까지 구성이 안 되고 있는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도 즉각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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