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오른쪽 노만 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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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6월 09일 08: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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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수양당체제의 정치지형에서 미국 시민운동은 이른바 ‘사법행동주의(judicial activism)’라는 운동형태를 띠어왔습니다. 정당정치를 통한 사회 진보의 기대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대법원의 ‘진보적 판결’를 끌어냄으로써 변화를 추구해 왔던 것입니다. 이제 그런 방식의 운동도 부시행정부 들어 오코너 퇴임 이후 대법관들이 보수파들로 채워짐으로써 쫑났습니다. 이제 미국 시민운동은 사법행동주의를 통해 이룩한 성과들(낙태의 권리 등)을 무너뜨리려는 사법부에 맞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우리 경우는 어떤가요? 사법행동주의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죠. 아니 그것보다 사법부가 무지막지한 파워를 갖고 있다는 걸 확인한 몇 번의 계기가 있었습니다. 헌재가 대통령의 탄핵을 최종 결정한다는 걸 온 국민들이 아는 순간,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관심법인지 관습헌법’인지를 들이대며 위헌이라고 판시한 순간, 우리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세상을 한 순간에 뒤집어 놓을 수 있다는 사실에 몸소리쳤었죠. 수구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이 사법행동주의를 적극 실천에 옮겼습니다.
보수일색의 사법부를 최? 淪?활용한거죠. 정치의 자리를 대신하는 사법 권력에 대해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가 아마 이때부터 흘러나왔죠.

그런데 오늘 신임대법관 인선을 보세요. 대법원의 사건부담을 줄이고 정책법원으로 기능을 강화하려는 취지에서 고법 상고부 설치 등이 논의되고 있는 판국에 학계나 진보적인 시민사회운동에서 추천한 이들은 완전히 배제한 상태에서 신임대법관 모두 법관 출신 인사들에다가 대체로 보수성향의 인사들로 채웠습니다. 이홍훈서울중앙지법원장이나 전수안 광주지법원장 정도를 진보적 성향으로 분류하는가 본데 냉전시대의 유물 국보법 사건에 대해 합리적인 판결을 한 것, 기업 범죄에 대해 응당한 양형을 때린 걸로 ‘진보’를 운위한다는 것 자체가 대법원이 얼마나 보수적인가를 역으로 보여주는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신임 법관들을 추천한 이용훈 대법원장이 "대법관은 …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조화시킬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하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지녀야 할 것"이라고 했지만 대법원은 여전히 오른 쪽 깜박이만 깜박거리고 있습니다. <글/그림 이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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