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단 선출 왜 미뤄지나
        2006년 06월 09일 04: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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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의원단이 새 원내대표단을 기존의 방식인 호선이 아닌 투표 방식을 통해 내주 초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수석부대표와 함께 공보부대표를 두고 원내대표 추천으로 인선하기로 했다. 또한 새 원내대표단에서 향후 대선후보가 나올 경우, 새로 원내대표단을 구성키로 결정해 당내 대선 후보가 원내대표를 맡을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의원단은 당초 8일 새 원내대표단을 구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이날 최고위원·의원단 워크숍이 끝난 후 저녁 8시부터 의총을 개최해 이를 논의했다. 보좌관들과 대변인실 관계자들도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된 이날 의총에서는 결국 새 원내대표단을 구성하지 못했다.

    "의견이 한 명으로 모아지지 않는 분위기"

    강기갑 의원이 한미 FTA 협상 반대를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것을 고려해 강 의원의 귀국 후 내주 초 쯤 새 원내대표단을 구성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강 의원의 미국 방문 일정은 이미 예정된 것이었고 지방선거 유세 중 교통사고를 당한 이영순 의원이 이날 의총을 위해 울산에서 올라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는 표면적인 이유로 분석된다.

    이날 의총에서는 특정인이 원내대표나 부대표 후보로 거론되지 않은 채, 선출 방법만 기존의 호선 방식이 아닌 투표 방식을 통해 선출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의총에서 쟁점이 됐던 대선 후보자의 원내대표 겸직과 관련해서는 새 원내대표단에서 대선 후보가 나올 경우 새로 원내대표단을 구성키로 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의원단의 의견이 한 명으로 모아지지 않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내 유력한 대선 후보 중 한 명인 권영길 의원이 새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대선 후보가 원내대표 지위를 갖는 가능성도 열어놓은 것은 주목된다. 하지만 불과 2~3개월 동안 원내대표 지위를 갖다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다시 원내대표를 뽑는 것이 옳은가는 지적과 함께 현 천영세 원내대표의 유임에 무게를 싣는 움직임도 있다. 투표를 통한 선출 결정은 이같은 의원단의 고민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공보부대표 1인 추가 계획

    현행 수석부대표 1인에 조승수 전 의원이 맡았던 부대표직을 살려 공보부대표 1인을 추가할 계획이다. 부대표들은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가 추천해서 의원단이 확정하는 방식으로 인선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현재 부대표로는 최순영 의원과 이영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에 앞서 김기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의원단 워크숍에서 원내대표단 선출과 관련 “교황 선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중정치를 하자, 대중을 향하자고 당 혁신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지방선거 직후 중요한 계기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원내대표단이 2년 임기를 마치고 새로 구성되는 만큼 지난 2년 진보정당 의정활동 평가서 정도는 내놓고 새로 원내대표단을 구성해야 되지 않느냐”고 따졌다.

    김기수 최고위원은 “어떤 기조와 방향으로 구성되는지 당원은 고사하고 당 지도부들조차 모르고 있다”면서 “쟁점을 애써 피해가고 묻어놓고 가는 교황선출 방식으로 새 원내대표단 구성이 진행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이 1년 6개월 전 대권주자가 당 대표에서 사퇴하고 전당대회를 치르고 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민주노동당의 원내대표단 선출은 쟁점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어떤 원칙과 방향에서 결정되는지 당원은 물론 지도부도 몰라

    김 최고위원은 “지금이라도 당원들에게, 국민들에게 뭘 던지고 원내대표단을 선출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김기수 최고위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앞으로는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당장 이번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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