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뒤통수 쳐놓고,
원포인트 국회 열자고?
손학규·이정미 단식 5일차···“선거제 못 바꾸면 정치 더 나빠져, 절박감”
    2018년 12월 10일 01: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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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야3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요구를 외면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일방 처리한 가운데, 바른미래당 손학규·정의당 이정미 대표의 단식농성은 5일차를 맞았다.

거대양당은 예산안과 선거제도를 연계한 야3당을 비난하며 차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연동형 비례제라는 대원칙조차 수용하지 않는 상황이라, 양당의 기득권 사수에 또 다시 정치개혁의 시도가 좌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의당 의원인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예산안 처리 전까지는 기본적인 큰 원칙이라도 5당 협의를 이끌어내서 예산안 처리를 함께하기 위해 노력을 했었다. 그런데 최소한의 어떤 원칙조차도 동의가 안 됐다”고 지적했다.

손학규 이정미 대표의 단식 모습(방송화면)

정개특위에서 차후 논의?
심상정 “양당, 기득권 내려놓지 않으면 정개특위 논의도 무의미”
예산안-현안 연계는 양당이 만든 관행

심상정 위원장은 1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런 상태에서 (양당이) 이후 정개특위에서 논의한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승자독식 선거제도로 특혜를 누려왔던 두 당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정개특위에 넘긴들 진도가 나갈 수 있겠나”라고 이같이 말했다.

선거제도는 각 정당의 완전한 합의에 의해서만 개편이 가능하기 때문에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제에 합의를 해야만 정개특위에서도 실질적 논의가 가능하다. 양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연동형 비례제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정개특위 논의도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뜻이다.

심 위원장은 손학규·이정미 대표의 무기한 단식농성과 관련해 “선거제도 개혁의 확고한 발판이 흔들리면 어느 세월에 논의가 되겠나. 과거에 반복됐던, 결국은 당리당략 앞에 좌초됐던 결과를 반복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며 “(손·이 대표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선거제도 개혁은 물 건너가고 정치는 더 나빠진다는 절박감이 있다”고 말했다.

양당이 예산안과 선거제도 연계한 야3당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도 심 위원장은 강하게 비판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예산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기 전날인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제도 개편은 ‘국회의원 밥그릇 챙기기’라는 글을 게시한 바도 있다.

이에 대해 심 위원장은 “서로 다른 성격의 의제들을 엮어서 힘겨루기 하는 것은 우리 국회가 극복해야 할 관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안과 예산을 연계해 왔던 것은 우리 국회에서 아주 익숙한 풍경이고 두 당이 그런 관행을 만들었다”면서 “민주당만 하더라도 야당 시절에 거의 매년 이렇게 연계를 하다시피 했다”고 짚었다.

이어 “(민주당이 야당이었을 때) 연계했던 현안에 비춰보면 그 중요성이나 절박성의 측면에서 (예산안과) 선거제도 개혁을 연계하는 것은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며 “그런데 이것을 공격하고 몰아세우면서 결국은 선거제도 개혁의 기본 원칙을 확인하는 것조차도 외면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유감이 크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혁을 ‘국회의원 밥그릇 지키기’로 표현한 것에 대해선 “정말 대단히 유감”이라며 “그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고작 국회의원 밥그릇 지키기를 위해서 20년 동안 줄기차게 정당 명부 비례 대표제를 외쳤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예산안 처리 후 선거제도 논의하자더니…
민주당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원포인트 임시국회 열자”
또 딴소리 하는 여당에 야3당 강력 반발

국회는 2020년 총선을 위해 내년 4월까지 선거구 획정을 완료해야 한다. 정개특위 논의 시한이 12월인 점을 감안해도 이달까진 원내5당은 선거제도 개혁의 방향에 합의를 끝내야 한다.

심 위원장은 “4월까지는 획정을 해야 하니까 아무리 늦어도 2월 임시국회까지는 최종 확정을 지어야 한다. 그러려면 선거구 획정에 대한 큰 틀의 합의는 12월 중에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안 처리 후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신속히 논의하자던 민주당은 또 다시 말을 바꾸는 모습이다. 오는 20일 원포인트 임시국회를 열고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유치원3법 등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이 원하는 법안 처리만을 위한 소위 ‘당일치기 국회’에 야당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자기들에게 유리한 안건만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국회”라며 “하루 하면 아무런 안건도 처리하지 못하고 상임위도 열리지 않는 상황인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지, 저는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이 도저히 할 소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특히 야3당은 대외적으론 선거제도 논의에 속도를 내자고 말하면서도, 논의가 가능한 상황조차 만들지 않는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정개특위에서 연동형 비례대표를 포함한 선거제도 논의를 진행하자고 했지만 진정성이 별로 없다고 느껴진다”며 “임시국회도 소집하지 않고 어떻게 정개특위에서 이것이 제대로 논의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개특위가 12월 말로 종료되기 때문에 임시국회를 열어야지만 정개특위를 또 기한연장을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다 막아놓고 선거구제 개편을 말로만 하자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짜 민생을 위해서라면 임시국회를 소집해 책임 있는 해법을 내놔야 하지만 양당은 거부했다”며 “저는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에 거쳐 두 원내대표에게 임시국회 소집의 필요성을 계속 언급했고 12월 10일부터 20일까지 최소 10일의 임시국회를 열어 처리하지 못한 민생법안의 논의와 처리를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민주당이 원포인트 국회를 열자고 한 것에 대해 “(선거제도 개혁을) 안 하겠다는 얘기”라며 “당장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대표는 “(민주당은) 합의하는 척 하다가 ‘자유한국당이 반대해서 못했다’ 이렇게 말한다”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안 하겠다’는 말을 (‘나중에 하겠다’는 말로) 그렇게 포장하고 있다. 그러니까 믿을 수가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나의 최대 약점은 내가 한 말에 대해서 너무 부담을 갖는 것’이라고 했고, ‘선거제 개혁에 신념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그래놓고) 문 대통령이 ‘이것(선거제도 개혁)은 국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그렇게 말씀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양당의 의원수 확대 반대, 특권 유지 위한 것”

거대양당이 의원정수 확대에 반대하는 데엔 세비 인상에 관한 권한 등 특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심 위원장은 “국회에서 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하는 이유도 세비와 특권적 지위를 내려놔야 하고 권한도 줄여야 하기 때문”이라며 “국회가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세비 삭감을 포함해 대대적인 개혁 방안을 내놔야 하는데 (양당은) ‘국민들이 반대해서 안 한다’면서 국민들의 비판을 방패막이 삼아서 지금의 기득권과 특권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제안한 안은 (국회의원 연봉을) 2500만 원씩 삭감해서 360명으로 국회의원 수를 늘리고 그렇게 해서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라며 부연했다.

내년도 예산안에 국회의원 세비 인상안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비판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도 “세비 결정을 국회의원들이 하는 것은 반대한다”며 “영국을 비롯해서 민주주의 선진국에서 하고 있는 국회의원 보수산정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서 시민들이 참여해서 세비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법 상 국회의원 연봉은 국회의장과 교섭단체들이 합의하면 인상이 가능하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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