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노조 합법집회 과잉대응 논란
    By tathata
        2006년 05월 27일 12:39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경찰이 지난 25일 공무원노조 조합원 1백여명을 무더기 집단 연행한데 이어 27일에는 지도부 6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과잉 대응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원중부경찰서는 이날 박기한 한석우 부위원장, 최낙삼 대변인 등 공무원노조 지도부 6명을 특수공무방해죄와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 25일에 연행된 1백여명의 조합원들은 이날 새벽 훈방됐다. 지금까지 공무원노조 조합원이 집회나 시위 도중 연행된 사례는 있으나, 이번처럼 1백여명이 무더기로 연행되고 지도부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지난 2004년 총파업 이후 처음이다.

    수원중부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전공노가 불법시위를 저지르고, 경찰서에 진입하려 했기 때문에 연행한 것"이라며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반해 공노조 쪽은 경찰이 집단연행은 물론 구속영장까지 신청한 것은, 최근 정부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의 합법노조 선택 이후에도 여전히 법외노조를 지키며 싸우고 있는 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이 노골화되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이번 시위 도중에 경찰서장이 부상을 입은 것에 대한 괘씸죄도 적용돼 무더기 연행과 구속영장까지 신청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당시 집회에 참가한 공무원노조 조합원과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11시경에 공무원노조 조합원 200여명은 집회신고가 돼있는 농업진흥청 정문 앞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미 김인석 농진청장이 시설보호를 경찰에 요청해 농진청 안에는 경찰이 대기하고 있었다. 농진청 안에는 집회에 참가하기를 희망하는 조합원 4명이 있었는데, 이들은 경찰에 문을 열어줄 것을 요청했으나, 경찰은 이를 거절했다.

    정문 밖에 있던 조합원들은 "단순히 집회에 참가하기 위한 것인데, 왜 문을 열어주지 않느냐"며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조합원과 경찰들이 밀고 당기는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조합원 8명을 연행했다. 공무원노조는 "경찰이 집회 참석자들의 팔을 비틀고 땅에 넘어진 조합원을 방패로 찍고 짓밟았으며, 남성 조합원의 급소를 무차별적으로 발로 찼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사복을 입은 경찰들도 나와서 시위진압을 지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백동산 수원중부경찰서장도 포함돼 있어 부상을 입었다. 수원중부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백 서장의) 안면이 찢어지고, 타박상을 입었으며, 고막이 손상됐으며, 이밖에도 4명의 경찰이 부상을 입어 치료 중"이라고 말했다.

    이것을 공무원노조 맹주천 변호사는 "조합원의 말에 따르면 경찰의 부상 발표는 믿기 어려우며, 구속 적부심사에서 채증자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제연행에 반발한 집회 참가자 1백여명은 오후 4시경에 수원중부경찰서로 이동, 서장 면담과 연행자 석방을 요청하며 항의방문을 했으나, 경찰은 이 역시 불법시위라며 과도한 폭력을 사용해서 조합원들을 집단연행했다고 공무원노조 쪽은 주장했다.

    수원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시위자들이 경찰서 정문까지 들어와서 난동을 부린 명백한 불법시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무원노조는 "단순히 항의방문을 간 것이었으나, 경찰은 폭력을 행사하며 마구잡이로 연행해갔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로 공무원노조 조합원도 부상을 입었다. 노조에 따르면 11명의 조합원들이 이날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어깨탈골 등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 특히 조합원 가운데 장애가 있는 이도 있어 연행도중 몸이 심하게 뒤틀리는 증상을 나타내 현재 병원에 입원된 상태다.

    최윤영 공무원노조 정책실장은 "경찰이 합법적으로 신고된 집회를 막을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사복경찰까지 동원해 과도한 폭력을 행사하며 조합원들을 자극했다"며 "평화적인 집회를 폭력집회로 변질시킨 주범은 경찰"이라고 비난했다. 최 실장은 또 경찰의 이같은 과잉 대응은 "공무원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정부의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