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바퀴만 보면 산별노조를 만들고 싶다"
By tathata
    2006년 05월 26일 06: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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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지하철, 화물, 버스, 택시, 항공 ‥ 자가운전을 제외하고 바퀴를 달고 구르는 교통수단이 모두 멈추어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세상은 ‘움직임’을 멈추고, 공황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경제는 사람과 상품의 ‘이동’을 통해 이뤄지고, ‘이동’이 중단되면 경제의 흐름도 중단된다.

‘사람과 물건’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흐르게 하는’ 운수노동자들이 뭉친다. 철도노조, 화물통합노조준비위, 민주버스노조, 택시노조, 대한항공 · 아시아나 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노조, 서울 부산 인천 대구 지하철노조, 광주 서울 도시철도노조, 민주선원노조가 ‘운수산별노조’를 위한 닻을 올렸다. 지난 12일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추진위원회'(운노추)가 출범한 이후, 오는 9월 ‘운수노조’ 설립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운노추는 운수노조를 설립하고, 공공연맹과 더불어 통합연맹을 결성한 후, 오는 2007년에 ‘공공운수 대산별 노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대산별 노조의 구체적인 상은 통합연맹 이후에 활발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운노추는 현재 김연환 상임의장을 비롯, 김종인 화물통준위 위원장, 신만수 대한항공노조 위원장, 이종민 민주버스노조 위원장, 구수영 민주택시연맹 위원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아 운영되고 있다. 운수노조가 출범하게 되면 화물통준위 2만5천여명, 택시노조 2만5천여명, 조종사노조 6천1백여명, 민주버스노조 1천여명, 철도 지하철노조 등 궤도연대  4만1백여명을 모두 합해 10만여명의 조직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수노조의 필요성은 지난 10여년 전부터 꾸준하게 논의돼 왔으나, 이번처럼 운수노동자의 결의가 높고 구체적인 일정과 조직체계까지 제시된 것은 처음인만큼 운수노조의 출범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운수노조 출범에 대해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운노추의 공동위원장직에 철도노조, 도시철도노조, 서울지하철노조 등으로 구성된 궤도연대 소속의 위원장이 빠진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운수산별을 위한 ‘핵심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궤도연대의 참여가 현재로서는 ‘소극적인’ 이다.

공공연맹의 한 관계자는 "서울지하철노조가 여전히 ‘서울모델’을 지향하고 있으며, 철도노조 또한 내부 과제로 운수산별에 대한 유인책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운수산별을 위해서는 조합원들의 광범위한 동의에 기반하여 산별노조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조직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김연환 운노추 상임의장을 만나 운수산별노조의 전망과 현황, 그리고 과제에 대해 물었다.  김 의장은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과 공공연맹 위원장을 역임했다.  

   
 
▲ 김연환 운노추 상임의장
 

– 운수산별노조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 운수노동자에게는 다른 업종과 달리 개별적으로 노동을 한다는 특성이 있다. 혼자 일하고, 혼자 선택해야 한다. 택시, 버스는 물론 항공, 철도 등 모든 운수노동자에게 공통된 특징이다. 이같은 ‘개별화된 노동’은 언제나 함께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단결을 요구하게 만든다. 

운수노동자는 사람과 물건을 옮기는 일을 한다. 대부분의 경제활동은 옮겨짐을 근본으로 하여 이뤄진다. 이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옮기는 사람’이 건강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택시운수노동자는 하루 12시간의 노동에도 불구하고 먹고 사는 것조차 어려운 지경에 처해져 있고, 화물운수 노동자는 생존권조차 위협받고 있다. 불규칙한 노동시간, 장시간 근무, 근골계질환과 공항장애 등을 운수노동자는 모두 공통적으로 겪고 있다. 그래서 뭉치자, 뭉쳐도 크게 뭉치자. ‘우리가 멈추면 세상이 멈추고, 세상이 멈추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단결하게 됐다.

– 운수노조의 출범의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다. 그동안의 경과는 어떠했나.

= 운수노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10여년이 넘었다. 1996년에 처음 ‘운수노동자학교’가 열려 운수산별을 논의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택시, 버스, 화물노조가 생겨지지 않아 공감대가 널리 확산되지 못했다. 1994년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의 파업으로 ‘우리들만 싸우는 것이 한계가 있다’며 필요성을 절감한 초기 단계였다.

이후에 택시노조, 민주버스노조, 화물통준위가 만들어지고, 분위기가 서서히 무르익기 시작했다. ‘운수노동자학교’를 거의 매년 개최하기 시작하면서, 활동가들의 의식도 고양됐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를 대비하기 위해 조직의 정체를 극복하고,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 일부에서는 운수노조가 현장 조합원의 정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소수의 집행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고액연봉의 항공 조종사 조합원과 만성적인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택시와 버스운수노동자 간의 거리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운수노조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 맞는 소리다. 현장의 조합원들의 태반이 산별노조 건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먹고 살기 바쁘기 때문이다. 이것은 운수노조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며, 전체 노동운동이 다 해당된다. 현장의 요구가 없다는 것은 맞는 얘기지만, 동시에 무책임한 얘기다. 시작은 고민하는 사람들로부터 비롯된다. 전임자라는 것이 왜 있나? 조합원들이 자리를 만들어줄테니, 이런 것을 고민하라고 해서 만들어진 것 아니냐.

물론 조합원간의 거리가 있다. 이것은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문제다. 산별로 전환해서 함께 하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노동조건의 격차도 서서히 좁혀질 것으로 본다.

– ‘공공운수 대산별’의 상은 무엇인가.

= 먼저 택시, 화물, 버스와 공공연맹 소속 철도, 지하철, 항공의 4조직을 합쳐 ‘운수노조’를 오는 9월까지 만들고, 공공연맹과 통합하여 ‘공공운수통합연맹'( 혹은 ‘운수공공통합연맹’)을 만든다. 그리고 이 통합연맹 안에서 공공운수 산별노조에 대한 상을 마련해 나간다. 최종적인 목표는 2007년 공공대산별노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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